北 김정은 위원장 "문 대통령과 남녘 동포들에게 대단히 미안하게 생각한다" ..'공무원 피격에 사과뜻 전해'
北 김정은 위원장 "문 대통령과 남녘 동포들에게 대단히 미안하게 생각한다" ..'공무원 피격에 사과뜻 전해'
  • 이지연 기자
  • 승인 2020.09.25 15: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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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주년 국군의 날 기념식에 참석한 문대통령/사진=청와대 제공
72주년 국군의 날 기념식에 참석한 문대통령/사진=청와대 제공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공무원 피격 및 시신훼손'사건과 관련, 사과의 뜻을 전했다.

서훈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25일 오후 청와대 춘추관에서 브리핑을 통해 이날 오전 북측에서 우리 측에 보내온 통지문 내용을 발표했다.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통일전선부 명의의 통지문에 따르면, 북측은 "귀측이 보도한 바와 같이 지난 22일 저녁 황해남도 강령군 금동리 연안 수역에서 정체불명의 인원 1명이 우리 측 령해 깊이 불법 침입하였다가 우리 군인들에 의해 사살(추정)되는 사건이 발생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사건 경위를 조사한 데 의하면 우리측(북한측) 해당 수역 경비 담당 군부대가 어로작업 중에 있던 수산사업소 부업선으로부터 정체불명의 남자 1명을 발견했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하였으며 강령반도 앞 우리 측 연안에 부유물을 타고 불법 침입한 자에게 80m까지 접근하여 신분 확인을 요구하였으나 처음에는 한두 번 <<대한민국…>> 아무개라고 얼버무리고는 계속 답변을 하지 않았다"고 사건경위를 설명했다.

북측은 이어 "군인들의 단속명령에 계속 함구무언하고 불응하기에 더 접근하면서 2발의 공탄을 쏘자 놀라 엎드리면서 정체불명의 대상이 도주할 듯한 상황이 조성되었다"면서 "일부 군인들의 진술에 의하면 엎드리면서 무엇인가 몸에 뒤집어쓰려는 듯한 행동을 한 것을 보았다고도 했다"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정장의 결심 밑에 해상경계근무 규정이 승인한 행동준칙에 따라 10여 발의 총탄으로 불법 침입자를 향해 사격하였으며, 이때의 거리는 40~50m였다"며
"사격 후 아무런 움직임도, 소리도 없어 10여m까지 접근하여 확인 수색하였으나 정체불명의 침입자는 부유물 위에 없었으며 많은 량의 혈흔이 확인되었고, 군인들은 불법 침입자가 사살된 것으로 판단하였으며, 침입자가 타고 있던 부유물은 국가비상방역 규정에 따라 해상 현지에서 소각했다"고 주장했다.

북측은 "현재까지 지도부에 보고된 사건 전말에 대한 조사 결과가 이렇다"면서 "북한 지도부는 일어나지 말아야 할 일이 발생했다"고 평하고, "이 같은 불상사가 재발하지 않도록 해상경계 감시와 근무를 강화하며, 단속 과정에 사소한 실수나 큰 오해를 부를 수 있는 일이 없도록 앞으로는 해상에서의 단속 취급 전 과정을 수록하는 체계를 세우라고 지시했다"고 덧붙였다.

이같은 상황에 대해 이례적으로 사과의 뜻을 전하기도 했다. 북측은 "북남 사이 관계에 분명 재미없는 작용을 할 일이 우리 측 수역에서 발생한 데 대하여 귀측에 미안한 마음을 전한다"며 "우리 지도부는 이와 같은 유감스러운 사건으로 인하여 최근에 적게나마 쌓아온 북남 사이의 신뢰와 존중의 관계가 허물어지지 않게 더욱 긴장하고 각성하며, 필요한 안전대책을 강구할 데 대하여 거듭 강조했다."고 했다.

통지문에 따르면, 김정은 국무위원장도 가뜩이나 악성비루스 병마의 위협으로 신고하고 있는 남녘 동포들에게 도움은커녕 우리 측 수역에서 뜻밖의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하여 문재인 대통령과 남녘 동포들에게 커다란 실망감을 더해 준 데 대해 대단히 미안하게 생각한다는 뜻을 전하라는 점도 제시되어 있다.

통지문에는 "벌어진 사건에 대한 귀측의 정확한 리해를 바란다."고 적시되었다.

반면, 북측은 "귀측 군부가 무슨 증거를 바탕으로 우리에게 불법 침입자 단속과 단속 과정 해명에 대한 요구도 없이 일방적인 억측으로 <<만행>>, <<응분의 대가>> 등과 같은 불경스럽고 대결적 색채가 깊은 표현들을 골라 쓰는지 커다란 유감을 표시하지 않을 수 없다."는 점도 아울러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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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와대는 이에 대해 "우리가 북에 공식적으로 요구한 사항에 대해 신속하게 답신을 보내온 것으로서 사태 발생 경위에 대한 북측의 설명, 우리 국민들에 대한 사과와 유감 표명, 재발 방지 내용 등을 담고 있다."며 "참고로 김정은 위원장이 유감스러운 사건이라며 최근 적게나마 쌓아온 남북 사이의 신뢰와 존중의 관계를 언급한 것과 관련해서는 최근에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 간에 친서를 주고받은 사실이 있고, 친서에서는 코로나 사태로 인한 어려움과 현재 처한 난관들이 극복되면서 남북관계 복원에 대한 기대의 내용들이 담겨 있었음을 말씀드린다."고 밝혔다.

또한, "이번 사태를 계기로 정부는 남북관계를 다시 한 번 되돌아보고, 국민들의 기대에 부응하는 한반도 정세와 남북관계를 만들어가는 데 최선의 노력을 다하도록 하겠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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