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칼럼니스트 [ 변연배의 와인과 함께하는 세상 48 ] 관계(Relations)의 의미
와인칼럼니스트 [ 변연배의 와인과 함께하는 세상 48 ] 관계(Relations)의 의미
  • 변연배 와인칼럼니스트
  • 승인 2020.09.17 0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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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상황이 쉽게 종식되지 않으면서 사회적 거리두기가 계속되고 있다. 많은 회사들이 재택근무를 하고 있고 학교에서는 화상으로 수업을 한다. 사회적 거리두기는 생존의 위협 요인으로부터 물리적으로 멀어짐으로써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인류가 오랫동안 간직하고 있는 가장 쉽고도 보편적인 방어기제의 하나이다. 

인류는 애초부터 잘 모르는 대상에 대해서는 본능적으로 거리를 두고자 하는 유전자를 가지고 있다. 거리를 두는 이유는 위험이 현실화될 때 쉽게 도망치기 위해서이다. 그리고 이러한 심리적 인식은 평소의 일상적인 사회생활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미국의 문화 인류학자인 에드워드 홀은 1960년대 초 ‘근접학(proxemics)’이라는 학문을 통하여 인간의 공간 이용과 사람 사이의 거리가 행동, 의사소통 및 사회적 교류에 미치는 영향을 처음 연구하였다. 홀은 사람 간의 거리를 크게 네 가지로 나누었다. 

보통 가족이나 연인처럼 상대방의 숨결이 느껴질 정도인 45cm이하의 밀접한 유대관계는 친밀한 거리(Intimate Distance), 팔을 뻗으면 닿을 수 있는 45cm~120cm는 개인적인 거리(Personal Distance)이다. 어느 정도 친한 사이로서 격식과 비격식의 중간 정도로 사적인 모임 등에서 볼 수 있다. 집단생활을 하는 동물들은 무리가 이동할 때 보통 이 거리를 유지한다. 이 거리를 벗어나면 안전에 심각한 위협이 되기 때문이다. 거꾸로 모르는 사람이 이 거리로 접근해오면 불안감과 공포감을 느끼고 방어적이거나 공격적인 태세를 취하기도 한다. 

사회적인 거리(Social Distance)는 120cm~360cm 정도로서 격식 및 예의가 요구되는 사무적인 대화가 오가는 상황이다. 보통 높이의 목소리로 말할 때 들릴 수 있는 거리이다. 별다른 제약없이 제3자의 개입을 허용하거나 대화도중에 참여와 이탈이 비교적 자유롭다. 그리고 360cm~760cm의 사이는 공적인 거리(Public Distance)로 불린다. 공연이나 강의와 같이 서로 잘 알지 못하는 사이이다. 큰소리로 이야기해야 들릴 수 있는 거리이다. 

사람이 연결되어 있는 세상은 생각보다 좁다. 하버드 대학교 사회학과의 스탠리 밀그램 교수는 ‘6단계 분리(6 degrees of separation)’라는 개념을 통해 세상의 모든 사람은 평균적으로 6단계만 거치면 모두 연결된다고 하였다. 

위 4가지 분류에서 특히 우리의 일상적인 행복에 직접적으로 관여하는 중요한 관계가 사적인 관계인 친밀한 관계(Intimate Distance)와 개인적인 관계(Personal Distance)이다. 가장 기본적인 친밀한 관계는 결혼이나 연애를 통해 형성되는 배우자나 연인 사이의 파트너 관계이다. 

그리고 네트워크를 통한 사적인 모임은 비지니스적인 관계를 제외하면 대부분 개인적인 거리(Personal Distance)에 속한다. 그리고 사회적 거리두기의 기본 요건 중 하나인 실내에서 최소한 2m 거리두기는 일상적인 대화 시 비말이 튀는 범위를 감안한 것인데, 공교롭게도 개인적인 거리(Personal Distance)의 밖이다. 

사회적 거리두기에서는 오프라인 모임도 억제되고 있는데 실제로 오프라인에서 사람들이 만나더라도 이 거리에서는 더구나 마스크를 착용하고 서로 간에 친밀감을 표시하기가 물리적으로 쉽지 않다. 사람들은 대부분 
개인적인 거리내에서 심리적으로 더 가까워지는데, 사회적인 거리두기 때문에 ‘개인적인 거리 좁히기’가 더 힘들어진 셈이다. 

포유동물 중에서 평생을 같이 살면서 새끼를 함께 양육하는 일부일처제를 가지고 있는 동물은 약 5% 정도에 불과하다. 인류도 원래에는 일부일처제가 아니었다. 원시사회의 인류는 군혼(群婚)이나 집단혼에 가까웠다. 그리고 결혼의 목표도 본능에 따른 종족 보존이 우선이었다. 

목축과 원시농업을 시작했던 1만년전쯤에는 남녀가 일정기간 1:1로 짝을 이루는 대우혼(對偶婚)이 생겨났다. 대우혼은 한 사람의 배우자와 배타적으로 결혼관계를 유지하지만 한번 지속하는 결혼기간이 짧아 평생으로 보면 남녀 각각 복수의 배우자와의 복수의 결혼관계가 이루어지는 결혼 형태다. 요새로 치면 각각 이혼과 재혼을 일정기간 마다 반복하는 형태이다. 

이 시기는 남성은 수렵, 여성은 농업을 담당하였는데 여성이 가장인 모계 사회였다. 이러한 모계사회에서의 역할 분담 유전자는 현재까지도 우리 몸에 남아 부부가 같이 쇼핑 갈 때 여성은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이것 저것 둘러보는데 비해 남성은 목표물로 곧장 달려가서 물건을 산 후 그 이후에는 지루하게 부인을 기다리는 습성으로 오늘날에도 남아 있다. 

고대사회에는 국가의 개념이 생기고 전쟁이 빈번해짐에 따라 남성이 주도권을 잡는 부계사회가 되었다. 전쟁으로 인해 남성의 수가 모자라면서 일부다처제가 생기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요새 까지도 일부 오지 부족에 남아 있는 일처다부제는 자원이 부족한 환경에서 종족의 출산을 통제하는 배경에서 생겨났다. 

오늘날의 일부일처제는 중세로 넘어오면서 보편화 된 것이다. 일부일처제는 일부다처제 하에서 밀려날 수 있는 약한 남성을 구제하는 남성들 간의 담합이라는 분석도 있다. 그리고 근친혼의 금지는 현재에는 우생학적인 이유가 크지만 애초에는 종족 간에 신부를 상호 교환함으로써 얻는 경제적인 목적이 더 컸다. 

현대 사회에서는 이혼율이 높아짐에 따라 인류가 원시시대의 대우혼 제도로 돌아간다는 주장도 있다. 아무튼 안정된 일부일처제도는 인간의 동물적 본능과는 거리가 있지만 현대인의 행복의 조건 중 하나이다. 

부부나 연인간의 사이를 좋게 하고 사랑을 지속시키는 매개체로서는 도파민과 옥시토신, 페닐에틸아민, 바소프레신과 같은 생체 호르몬이 큰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도파민은 남녀가 처음 사랑을 느낄 때 열정이 샘솟고 사랑의 눈을 멀게 한다. 마약이나 도박을 할 때도 분비되는 호르몬이다. 도파민의 유효기간은 사람에 따라 대체로 6개월에서 3년 사이인데 같은 상대에게는 두 번 이상 분비되지 않는다. 

옥시토신은 모성애를 자극하는 애착 호르몬이다. 이성을 만나 페닐에틸아민이 분비되면 이성이 마비되고 행복감이 고조된다. 바소프레신은 옥시토신과 비슷한 역할을 하는 남성 호르몬인데 상대에게 특별한 친밀감과 유대감을 느끼게 해 남성이 여러 여성을 만나고 싶거나 혼자 있고 싶은 마음을 감소시킨다. 남성의 바람 방지용 호르몬인 셈이다. 평생을 일부일처로 사는 것으로 알려진 초원들쥐의 수컷은 바소프레신 호르몬의 수용체가 발달해 있다.   

1938년 하버드대에 입학한 2학년생 268명의 삶을 72년간 종단으로 추적하여 인간의 삶이 행복하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를 연구한 하버드대의 ‘성인발달연구‘가 있다. 이 연구는 2009년 연구 책임자인 조지 베일런트 교수에 의해 “What Makes Us Happy?” 라는 제목으로 그 동안의 연구결과가 출판되어(우리나라에서는 2010년 “행복의 조건”이란 이름으로 책이 나옴) 전세계적으로 유명해졌다. 연구대상을 1,000여명 정도로 확대하여 현재에도 연구가 계속되고 있는데, 초기 연구대상 268명 중에는 미국의 케네디 대통령도 포함되어 있다.

연구의 결론으로 신체적, 정신적으로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살기 위해 필요한 행복의 조건으로 7가지를 꼽았다. 고통에 의연하게 대응하는 성숙한 방어기제, 교육, 안정된 결혼(애정)생활, 금연, 적당한 음주, 운동, 알맞은 체중이다. 

50대에 이르러 이 중 5, 6가지를 충족했던 하버드 졸업생 106명 중 절반은 80세에도 행복하고 건강한 상태였는데 비해 ‘불행하고 병약한 상태’는 오직 7.5%에 불과했다. 반면 50세에 이 중 3가지도 갖추지 못한 사람들 중에 ‘행복하고 건강한 상태”에 이른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러나 여기서 주목할 것은 인간관계에 관한 것이다. 배우자와의 안정된 관계도 중요하지만 가족, 친구, 공동체에서의 긴밀한 관계 등 다른 개인적인 인간관계(Personal Relationship)도 행복을 위한 필수 조건이었다. 

47세 즈음까지 형성된 인간관계는 다른 어떤 변수들 보다 더 중요한 지표였다. 특히 형제자매 간의 우애는 큰 영향력을 미쳤다. 65세까지 행복한 삶을 살았던 연구대상 중 93%는 어린 시절부터 형제자매들과 친밀한 관계였다. 

그리고 규칙적인 운동은 신체적 건강에도 영향을 끼치지만 정신적인 건강에 훨씬 더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다. 또 우울증을 가진 사람과 비관론자들은 예상대로 훨씬 불행한 삶을 살았다. 사람들과 교류하지 않고 스스로를 잘 돌보지 않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된다. 사회적으로 고립되어 살아가고 있는 사람 중에서는 알코올 중독에 빠진 사람은 7배, 지나친 흡연습관을 가진 사람이 4배가 넘었다. 또 운동부족도 두배나 되었다. 

사회적 단절로 인한 정신적 고통이 매일 15개비의 담배를 피우는 것만큼 건강에 해롭다는 연구도 있다.  차라리 사람들과 모임에서 만나 술을 마시는 것이 훨씬 더 건강에 좋다. 같은 연구팀의 로버트 윌딩어 교수는 2015년 발표한 다른 보고에서 외로움과 고독이 행복한 삶을 방해하는 매우 해로운 독소라고 했다. 

인간관계는 단순히 친구가 얼마나 많은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양질의 긴밀한 관계가 더 중요하다. 좋은 관계는 몸과 마음뿐만 아니라 두뇌를 보호하여 치매의 위험을 낮춘다. 인간관계가 행복의 주요 조건이라는 것은 하와이 카우아이섬의 1955년 출생자 연구 등 많은 연구에서 동일한 결론을 내리고 있다.

서로 간에 주고받는 행위는 주는 사람과 받는 사람 모두의 행복감을 실제로 높인다. 독일의 막스 플랑크 연구소는 관용과 나눔이 활발한 사회의 구성원들이 그렇지 않은 사회의 구성원들 보다 세계적으로 더 오래 산다는 연구결과를 최근 발표하기도 했다.

한국임상심리학회가 우리나라 사람들이 느끼는 고독감의 정도를 평가해보니 100점 기준으로 78점이나 되었다. 한국 사람은 상당히 외롭다. 2018년의 한 조사를 보더라도 19세 이상 우리나라 사람 중 평소에 외로움을 느끼지 않는다고 대답한 사람은 23%에 불과했다. 

그리고 꼭 고독(solitude)해야만 외로움(loneliness)을 느끼는 것은 아니다. 배우자가 있는 경우에도 27% 만이 외로움을 느끼지 않는다고 대답했다. 고독감은 혼자라는 느낌인 반면 외로움은 타인과의 관계에서 느끼는 감정이다. 그래서 고독할 때도 외로움을 느끼지만 배우자나 가족이 있음에도 외로움을 느끼는 경우도 많다. 

인터넷이나 소셜미디어 등 온라인 네트워킹이 활발할수록 외로움의 체감도가 높은 점도 주목할 만하다. 그리고 전체 조사 대상 4명 중 1명은 상시적으로 외롭다고 하였다. 그리고 이러한 사람들은 외로움을 가끔 느끼거나 전혀 느끼지 않는 사람에 비해 걱정, 무력감, 짜증, 분노 등의 부정적 감정체험이 4.5배나 높게 나타났다. 

심리학자 아들르는 인간관계를 모든 행복의 근원이자 고민의 근원이라고 했다. 행복과 불행에 대한 인식의 원인 중 85%가 인간관계에서 비롯된다는 연구도 있다. 현대에 있어 고독과 외로움은 자살의 주요 원인이 되기도 하다. 사회적 고립과 단절로 인한 자살, 알코올 및 약물의 남용은 여러 나라에서 이미 심각한 사회적인 문제가 되었다.

2018년 기준 미국인의 평균 수명이 3년 연속 감소했는데 이는 자살의 증가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다. 미국은 1990년 이후 자살율이 30% 증가하였다. 주요 요인은 외로움이다. 

우리나라는 2003년부터 2018년까지 한 해를 빼고 지난 15년간 OECD 국가 중 자살율1위 (2017년 2위, 1위는 리투아니아)라는 불명예스러운 기록을 계속 세우고 있는 중이다. 우리나라 사람의 자살 원인을 순서대로 살펴보면 경제적 어려움이 1위이지만, 2위는 외로움, 3위는 우울증, 4위는 집단적 따돌림, 5위는 다른 사람과 비교시의 상대적 박탈감, 6위는 가족 간의 불화이다. 2위에서 6위 까지의 자살 원인이 대부분 인간관계로 인한 것이어서 모두 합하면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 

한국의 자살율은 과거 1990년대에는 일본보다 낮았지만 2002년부터는 역전이 되어 지금은 OECD평균 자살율과 비교하면 3배나 높다. 그 중에서도 특히 65세 이상 노인들의 자살율이 다른 OECD국가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다. 은퇴 후 빈곤문제와 건강문제, 사회적 단절로 인한 우울증이 가장 큰 원인이다. 성별로는 남자의 자살율이 여자에 비해 2.6배 높은 점도 특기할 만하다. 

일본에서는 지자체에 자살 예방 담당 공무원을 두고 있다. 외로움은 영국에서도 사회적인 이슈가 되고 있는데 급기야 영국 정부는 2018년 외로움에 관한 사회적 문제를 다룰 ‘외로움 담당 장관(Minister for Loneliness)을 임명했다. 또 직장내 외로움에 대처하기 위해 ‘고용주 서약서’라는 것도 만들었다.  영국 보건당국에서는 영국에서 외로움으로 인해 고통을 받는 사람이 900만명에 달하며, 이들이 치매에 걸릴 확률도 64%나 높다고 발표했다.  

쇼펜하우어가 비유한 ‘고슴도치 딜레마’라는 것이 있다. 날씨가 추울 때 고슴도치들은 체온을 잃지 않기 위해 서로 바짝 달라붙는다. 하지만 너무 가까이 있다 보면 가시가 서로를 찌른다. 떨어지면 춥고 붙으면 가시가 찔러 괴롭고. 고슴도치들은 이 두가지 행동을 수없이 되풀이한 후 결국은 둘 다 모두 견딜 수 있는 적당한 거리를 찾아낸다. 

인간관계에서 ‘적절한 거리’가 얼마나 어려운지를 보여주는 비유이다. 우리말에서 서로 간의 좋은 관계를 표현할 때 ‘좋은 관계’라는 말 보다는 ’좋은 사이’라는 말을 더 자연스럽게 쓴다. 이는 둘 사이의 거리가 적절하다는 뜻을 내포하고 있다. 종교철학자 마틴 부버도 인간의 본질은 너와 나에 관한 ‘사이의 존재’라고 했다. 관계 자체도 중요하지만 적절한 사이도 중요한 것이다. 

물리학에서도 전기가 흐르는 도체는 전자 간에 어느 정도 간격이 있어야 자유전자가 생기고 이 자유전자가 전기를 흐르게 한다. 만일 원자에 전자가 강하게 속박되어 간격이 없으면 자유전자가 생기지 못해 전기가 흐르지 못하는 절연체가 된다. 지구와 달과 태양의 관계도 그렇다. 서로 간의 사이에 적당한 인력과 거리의 균형이 없다면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는 우주 저 공간 너머로 날아가 버렸거나 혹은 태양이나 달과 충돌하여 벌써 가루가 되었을 것이다. 

양자물리학자인 카를로 로벨리는 세상은 연결된 상호 관계와 사건들의 그물망이라고 했다. 사건은 관계로부터 시작된다. 모든 것은 시간과 공간에 상호적인 관계로 걸쳐 있기 때문에 나라는 존재도 타인도 결코 불변의 고정적 존재가 아니다. 

한자의 사람 인(人)자도 둘이 기대어 있다. 둘이 적당거리로 벌리고 있어야 사람이라는 뜻의 글자가 완성된다. 너무 멀거나 가까우면 글자가 되지 않는다. 관계의 본질은 사이이다. 

인간관계는 와인과도 많이 닮아 있다. 우선 겉으로만 봐서는 잘 모른다. 특히 사람들의 소셜미디어에서 보이는 모습은 의도적으로 정제된 이미지일 경우가 많다. 와인의 마케팅 전략도 비슷하다. 테이스팅을 하거나 경험해봐야 실제 모습을 알 수 있는 경우가 많다. 좋은 인간관계는 서로 간에 지속적으로 배려하고 관심을 가져야 한다. 좋은 와인을 만들기 위한 양조과정도 이와 다르지 않다. 좋은 와인을 위해서는 포도품종, 토양과 기후, 기타 환경적인 요인이 중요하다. 서로 간의 좋은 관계를 위해서도 성격, 가치관, 상호 간의 우선 순위, 자라온 환경 등이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그리고 와인메이커들은 지나간 빈티지도 중요하게 여기지만 항상 그 해의 새로운 빈티지에 초점을 맞춘다. 인간관계도 미래지향적이어야 발전이 있다. 

와인과 인간관계가 다른 점도 있다. 사람과 달리 와인은 변화에 저항하지 않는다. 인간관계는 사람에게 스트레스를 주기도 하지만 와인은 정반대이다. 사람 사이에는 가끔 사과할 일이 생길 수도 있지만 와인에게는 그러지 않아도 된다. 와인은 항상 당신의 감정을 맞출 수 있지만 사람은 그러기가 쉽지 않다. 또 사람 사이의 관계는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지만 와인은 당신이 경제적으로 여유 있는 만큼 노력하면 된다. 와인은 당신이 스스로 고를 수 있지만 사람에 대해선 그렇지 못한 경우가 많다. 와인은 좀 지나치게 마셔도 그 다음 날 머리가 좀 아파서 그렇지 다음에 다시 볼 수 있지만 사람은 다시 돌아오지 않는 경우도 있다. 다른 와인을 쳐다봐도 와인은 질투하지 않지만 사람은 그렇지 않다. 그리고 와인은 당신에게 싫은 소리를 하지 않지만 사람은 가끔씩 그렇게 한다. 사람에 따라서는 아침 저녁으로 그러기도 한다. 와인은 당신이 어떻게 생겼던 어떻게 차려 입던 신경 쓰지 않는다. 와인은 가끔씩 다른 종류의 술과 불평 없이 잘 어울린다. 와인은 나이가 들수록 성숙해지지만 사람은 반대인 경우도 많다. 와인은 결코 한 밤중에 불쑥 당신을 사랑하지 않는다고 말하거나 혹은 자기를 사랑하느냐고 반복적으로 묻지 않는다. 사회적인 거리두기지만 오늘 저녁에는 와인과 좀더 거리 좁히기를 하고 싶다. 끝.       

 


■ 와인칼럼니스트 변연배 

▣ 경력
ㆍ우아한 형제들 인사총괄임원/경영학박사(현)
ㆍCoupang 부사장ㆍDHL 부사장
ㆍMotorola 아시아태평양지역 인사담당 임원
ㆍHI Solutions, Inc. 대표이사
ㆍ두산 Seagram㈜ 부사장
ㆍ주한 외국기업 인사관리협회 (KOFEN) 회장
ㆍ연세대 국제대학원 초빙교수
ㆍ중앙공무원 연수원 외래교수
ㆍ칼럼니스트
ㆍ와인 바/ 와인 관련 강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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