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 칼럼] 비대면 교육 시대에서 익숙한 것과의 결별
[금요 칼럼] 비대면 교육 시대에서 익숙한 것과의 결별
  • 박종서 한국경영자문원 교육전문 자문위원
  • 승인 2020.09.18 08:19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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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의 파도에 휩쓸려 정신을 차리기도 전에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전 세계를 강타했다. 의학기술, 과학기술의 발전을 믿고 불가능은 없다고 오만했던 인류에게 자연은 겸손을 가르치고 있다. 오만과 폭주의 결과는 혹독했다.  

또 다시 우리는 익숙한 것들과 '결별' 해야만 한다. 정보통신/과학기술의 발전뿐 아니라 치명적인 전염병의 유행을 현실로 받아들여야 한다. 팬데믹 이전의 직장의 모습, 학교, 가정, 종교활동, 상거래, 관광, 여가활동 등 모든 인간의 활동 영역이 과거와 결별하고 있다. 기존의 방식은 불가능해지고, 불가능하다고 여겨졌던 새로운 방식이 빠르게 대세로 자리잡고 있다.

교육과 학습은 어떻게 결별하고 있는가? 학교에 가서 교실에 앉아 선생님의 수업을 듣고, 친구들과 어울리며 함께 놀고, 함께 식사를 하고, 학교가 끝나면 2~3개 학원을 ‘뺑뺑이’ 돌며 공부하던 '일상'과 결별하고 있다. 학교는 문을 닫았다. 수업은 화상 수업으로, 놀이는 온라인 게임으로, 학원도, PC방도, 분식집도 쉽게 갈 수 없는 환경이 되었다. 

팬데믹 시대는 비대면 온라인 교육의 시대다. 유튜브와 같은 무료 교육 컨텐츠는 더욱 찾는 사람이 많아질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자의든, 타의든 모니터 화면을 통해 ‘선생님’을 만나야 한다. 학습과 지식은 이제 이렇게 동영상으로 전달되고 전수될 것이다. 비대면 학습이 늘어날수록 학습자 스스로의 의지와 집중하고자 하는 노력이 중요하다. 집중할 수 있는 이해력과 응용할 수 있는 사고력이 있어야 학습의 효과가 높다. 

새롭게 등장한 '비대면 교육 시스템'으로 학습능력의 격차가 양극화될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벌써부터 높아지고 있다. 특히 온라인 교육 환경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고 지식 전달이 어려운 유아/초등 저학년 학습은 말 그대로 ‘멘붕’이다. 5세~9세까지의 유초등기 교육은 여러가지 측면에서 중요하다. 처음 책(글, 문장)을 읽고 이해할 수 있는 시기이며 모국어에 대한 유창성을 기반으로 사고력과 창의력이 움트는 시기이다. 한마디로 기초학습 능력이 생기는 시기이다.

유치원도 갈 수 없고, 초등학교도 갈 수 없는 5~9세의 자녀를 둔 부모는 안타깝고 답답하다. 즐겁게 어울리고 놀면서 세상을 배워 나가야 할 가장 결정적인 시기를 게임과 TV시청으로 보내고 있다. 하루 종일 집에서 엄마와 함께 있으며 엄마도 아이도 지쳐간다. 맞벌이 엄마는 그 마저도 여의치 않다. 자연을 찾아 맘껏 뛰어놀 수도 없고 친구들과 어울리며 관계 맺기, 집단의 질서와 규칙을 배우기도 어려워졌다. 인지학습, 감수성 키우기, 신체적 발달, 영양과 건강의 모든 측면에서 양극화의 우려가 크다. 우리 사회의 각별한 관심과 대책이 필요하다.

필자는 같은 동네, 가까운 이웃에 있는 유초등 전문 ‘공부방’에 주목한다. 학교와 유치원 등 공공 교육 기관은 문을 닫았고, 학원과 같이 전문적인 보충학습 기관은 어렵다. 그럼에도 이들에게는 여전히 대면 교육의 기회가 중요하다. 인지 교육뿐 아니라 인성 교육도 함께 중요하다.

‘공부방’은 함께 거주하는 이웃의 집이다. 선생님의 집이 교실이다. 옛날 동네 ‘서당’과 ‘훈장’ 어른처럼 공부방은 마을에 함께 있다. 멀리 이동할 필요가 없는, 소규모 이웃집 교육기관이다. 팬데믹 시대 안전하다. 매일 갈 수 있으며 또래가 소수로 모여 어울리는 대면 교육이 가능하다. 온라인 교육이 어려운 유초등 어린이들에게는 안전한 대안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금은 대단지 아파트를 중심으로 존재하는 21세기 서당, 공부방은 앞으로 주택가에서도 보다 쉽게 찾아볼 수 있을 전망이다. 높은 상가 임대료를 피할 수 있고, 초기 투자비도 적으며, 가정 내에서 육아와 가사를 병행할 수 있어, 경력단절 고학력 주부들에게는 유초등 전문 공부방 창업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공부방은 거주 공간과 근무 공간을 결합해 경제적 시너지를 높이는 미래형 직업군이다.
코로나19로 인해 대규모 학원보다는 소규모 공부방을 찾는 수요가 늘며 교육 창업을 고려하는 사람들이 증가하고 있는 수요와 공급의 측면에서 니즈가 높아지고 있는 공부방은 팬더믹의 비대면 교육 시스템에서 익숙한 것과의 결별에 있어서 유초등 교육의 미래가 될 것으로 예측된다.   

한국경영자문원 교육전문 자문위원 박종서
한국경영자문원 교육전문 자문위원 박종서

 


경력
- 성균관대학교 사학과 학사
- 서강대학교 경영대학원 Pro-MBA
- 아소비교육 동북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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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곤 2020-09-18 12:48:54
감영병 시대에 어린 아이들의 사회성을 키우기 위한 교육 대안에 대해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