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한득의 안테나살롱] 팬데믹 불안을 살아내는 노하우20
[윤한득의 안테나살롱] 팬데믹 불안을 살아내는 노하우20
  • 윤한득
  • 승인 2020.09.15 14: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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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두번째 이야기 - 12. 더 가혹하지 않았으면 해

 

 

#1.

2015년 제주. 한창, 시리얼컴퍼니를 이끌며 문화기획분야 컨설팅으로 제주 원도심 구석구석을 돌아다니고 있을 때, 시커먼 액자에 눈이 꽂혔다.

수묵으로 그려진 날개를 펼친 거친 새의 모습.

그리고 함께 적혀진 글귀는 아직도 내 마음을 흔드는 큰 울림으로 남아 있다.

 

  새는 좌우의 날개가 아니라 온몸으로 난다.

  모든 생명이 저마다 온전한 세계이기 때문이다.

  새는 온몸으로 난다.  - 철수 2010 -

 

 

#2.

새가 온몸으로 난다는 메세지는 이내 가슴에 한 켠에 감추어 두었던 나를 향한 분노 응어리들에게 노크했다.

“새도 온몸으로 난다더구나. 새가 그러하고 사람이 그러하고 삶이 그러하겠지. 살아남기 위해 온 몸을 내던지며 살고, 죽기 전까지 온 몸으로 발버둥치며 사는 것이 우리네 삶일 거야.

그러니 생의 어쩔 수 없는 고비 앞에서, 그리고 나에 대해서 덜 가혹해지는 건 어떻겠니?” 라며.

 

 

#3.

꿈의 여정에서 날 너무 몰아 붙쳤던 지난 5년은 언젠가부터 나에 대한 실망으로 뒤바뀌어 있었다.

나도 모르게 남들의 성공에 시기했고 일정치 않는 벌이는 가장으로서도 자존심을 잃게 했다. 휴일도 없이 일을 함에도 생활은 나아지지 않았고 그 기약 없는 암울함은 걷히지 않았다.

남다른 기획과 프로모션으로 소셜임팩트의 혁신적인 디벨롭을 일궈간다고 많은 분들의 칭찬과 응원을 받고 있었지만 사실, 내 삶이 좀처럼 나아지지 않는 것에 대한 무력감은 더 잦아졌다. 그리곤 “그렇게 밖에 살지 못하냐”는 내면의 분노감은 더욱 커져가고 있었다.

그 덕에 언제부턴가 나도 나를 부끄러워하기 시작했다. 그리곤 그 내면의 콤플랙스는 다른 영역으로까지 전염되기에, “나를 돌아보는 감정”을 꽉 막고 산지 일년 정도가 지나고 있을 시점에… 그 그림이 찾아온 것이다.

 

 

#4.

여전히, 그 그림의 잔상들은 이따금씩 내 안의 분노감이 차오를 때마다 말을 걸어온다.

“꿈은 격렬해서 너를 너무 아프게 하지만, 생살이 찢길 것 같은 순간에도 놓치지 말아야 할게 있어.
그건 너에 대한 믿음이야.”

그리곤 패잔병처럼 앉아 있는 나에게 실바람 같은 평안함을 안겨주며 나를 다독여 준다.

“너는 잘해내고 있어. 지금까지도 잘 하고 있고.

 그러니 이젠 너 자신에 대해 가혹하지 않았으면 해” 라며.

 

#5.

고용불안과 저성장 시대에도 임팩트투자를 통해 미래세대를 위한 길을 닦고 계시는 한국임팩트금융의 이종수 대표. 평소, 마음이 헛헛해지면 직접 찾아 뵙는 필자의 멘토이신 이종수 대표님은 그런 증상이 내게 삐쭉 올라오는게 보이면 꼭 말씀해 주시는 <삶의 처방전>이 있다.

“요즘도 격렬하게 사는 구만. 그래, 꿈은 격렬하지. 그 과정 역시 격렬하고. 그러니 너무 힘겹다고 내려만 놓지 말게. 그 꿈을 끝까지 품으시게.”

꿈이란 결국 목표가 아닌 “사람이 가진 멋진 에너지”라고 이야기하는 그는 그 에너지를 잉태시키고 키워가는 것 자체가 힘겨운 것이 당연하다는 위로를 건낸다.

그리고 그는 이야기 한다. 너무 아프다고 포기하지 말라고. 그 에너지가 결국, 당신 삶의 이유를 찾아 줄 거라는 희망과 함께.

 

 

#6.

팬데믹의 시대, “꿈을 갖으세요” 라는 말은 정말 순진무궁한 만화 속 이야기 처럼 들릴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 격렬한 시대를 온몸으로 관통하고 있는 당신이기에, 그리고 그 가혹함을 현실로 절절히 받아내고 있는 당신이기에,
“나를 생동하게 하는 꿈”이 품은 에너지로 다시 삶을 보듬고 일으킬 수 있길 바래본다.

다시,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조치로 완화된 일상을 맞이하고 있다.

여기 저기에서 생활고와 삶의 낙담이 붉어지는 잔혹한 시기. 자기 자신과 꿈에게 만큼은 더 가혹해지지 않는 지혜로 건 이 시기를 건너는 건 어떨까?

“꿈”이라는 안전장치와 함께 말이다.

 

 

[기고자 소개] 윤한득 칼럼리스트 / 가만히 있어도 눈물이 흐를 때가 있잖아요 著

CJ대한통운CSV경영팀 과장 2030사회공헌싱크탱크 안테나살롱 리더 경기문화창조허브 문화창업플래너 부천시 청년정책협의체 청년위원 프로축구단 부천FC 1995 대의원 산업통상자원부 기업사회공헌전문가 문화체육관광부 지역문화기획자 서울대학교 글로벌사회공헌단 전문위원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 컨설턴트 소셜임팩트 컨설팅기업 시리얼컴퍼니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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