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러 수교 30주년, 러시아, 한국의 10대 교역국으로 부상
한-러 수교 30주년, 러시아, 한국의 10대 교역국으로 부상
  • 이지연 기자
  • 승인 2020.09.08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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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러수교 30주년을 맞은 올해 러시아는 한국의 10위 교역국으로 부상하는 등 중요 경제협력을 이어가고 있다.

한국무역협회의 최근 '한-러 수교 30주년, 경제협력 평가와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과 러시아가 외교관계를 맺은 지 30년이 되는 해인 올해 한-러 교역은 수교 이후 30년 간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1990년 9억 달러에 못 미쳤던 교역액이 2019년 223억 달러로 급증하며 러시아는 한국의 10위 교역국으로 부상했다.

우리나라의 대러 수출 품목은 전기기기, 플라스틱에서 차량, 기계류 등으로 변화해 왔다. 대러 수입은 원유, 천연가스 등 광물성 연료가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2010년대 이후 에너지 수입이 크게 늘면서 대러 무역수지가 악화되었다. 한-러 교역은 원자재 가격 등락, 서방 제재 등 대외 환경 변화에 따라 변동성이 크게 나타나는 특징이 있다.

러시아에 대한 우리 기업의 직접투자는 수교 이후 본격화되었으며, 특히 2007~2010년에 집중적으로 이루어졌다. 한국의 대러 투자는 현대, 삼성, LG 등 대기업이 주도해 왔다. 우리 기업들은 자동차·전자제품·식품 등 제조업과 유통업, 호텔 서비스업 등에서 선제적인 투자에 나서며 높은 시장점유율과 인지도를 구축했다. 그러나 한국의 대러 투자는 대세계 투자액의 0.5%에 불과한 낮은 수준이며, 대러 투자에는 열악한 현지 비즈니스 여건과 서방 제재 등 어려움이 따르고 있다. 러시아의 대한국 투자는 한국 측 투자의 40분의 1에 불과해 양국 간 투자 규모 격차가 큰 상황이다.

한-러 인적 교류는 1990년 수교와 2014년 비자 면제협정을 기점으로 크게 확대되었다. 2019년 양국 간 관광객 수는 77만 명으로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러시아는 유럽 국가 중 한국을 방문하는 관광객이 가장 많은 나라이며, 최근에는 유학이나 의료 관광을 목적으로 한국을 찾는 러시아인들이 증가하고 있다. 러시아를 방문하는 한국인 관광객 수는 2010년대 중반부터 급증하는 추세였으나, 2020년 상반기에는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전년 동기 대비 63.7% 급감했다.

양국 정부는 수교 이후 총 31차례의 정상회담을 통해 긴밀한 협력 관계를 맺어 왔다. 정부 간 경제협력은 러시아의 극동 지역 개발 의지와 한국의 북방 시장 진출 의지가 맞물리며 긴밀하게 추진되고 있다. 러시아 정부는 아시아태평양 지역과의 경제협력을 확대하는 신동방정책을 펼치고 있으며, 한국 정부는 신북방정책(2017년) 등 대외 정책을 통해 북방 지역으로의 경제협력 다변화를 모색 중이다. 에너지·물류 분야에서는 가스전 개발, PNG 파이프라인 및 전력망 구축, 철도 연결 등 협력 방안이 여러 차례 논의되었으나, 사업타당성 및 안전성에 대한 우려와 남북관계 경색 등으로 추진과 답보를 반복하고 있다.

향후 한-러 경제협력은 시장다변화 등 공동의 목표를 바탕으로 활발히 이루어질 전망이다. 양국 국민의 상호 관심과 호감이 높아지고 인적 교류가 활성화된 것도 경제협력 확대에 고무적이다. 그러나 서방의 대러 및 대북 제재, 중-러 관계 변화 등 복잡한 지정학적 상황이 한-러 협력에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러시아가 자국 내 수입 대체산업 육성에 나서는 점도 우리 기업의 수출에 부정적이며, 러시아의 대중국 수입이 확대되면서 한국 제품의 경쟁력이 약화되는 것도 위기 요인이다.

한-러 경제협력은 풍부한 잠재성을 내포하고 있다. 그동안 구체화되지 못한 에너지, 물류 등 인프라 프로젝트가 성사될 경우 양측 모두에 높은 경제적 효과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된다. 향후 통상 협력, 현지 제조 강화 등을 통해 우리 기업의 경쟁력을 개선해야 하며, 신규 중소기업들의 적극적인 진출과 유망 신산업 발굴이 필요하다. 러시아 진출 리스크는 현지 파트너와의 긴밀한 협력과 정부의 투자자 보호 제도 마련 등을 통해 줄여 나가야 한다. 또한 코로나19 이후 급변하는 러시아 시장 환경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 조정이 필요하며, 현재의 위기 상황을 시장 이해도 제고와 잠재 고객 확보의 계기로 활용하는 접근법이 요구된다.

한국무역협회 김현수 수석연구원은  "장기적 협력을 위해서는 인적 교류를 기반으로 국민들의 상호 신뢰가 두터워지는 것이 중요하다. "며 "청년, 기업인, 학술인 간 교류의 장을 넓혀 양국 간 협력의 포석이 되도록 해야 하며 유학 제도, 기업인 컨퍼런스, 공동 연구 등 다양한 기회가 마련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지난 30년간의 협력을 통해 구축된 파트너쉽과 노하우를 토대로, 양국이 당면한 대내외 리스크를 극복하고 협력 저변을 확대해 나가야 한다는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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