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칼럼니스트 [ 변연배의 와인과 함께하는 세상 46 ] 건강과 와인
와인칼럼니스트 [ 변연배의 와인과 함께하는 세상 46 ] 건강과 와인
  • 변연배 와인칼럼니스트
  • 승인 2020.08.20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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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앨라배마 대학교의 생물학 교수인 스티븐 오스타드 교수와 인간의 노화를 연구하는 일리노이 대학교의 제이 올샨스키 교수는 2000년 9월15일 각자 150달러를 걸고 역사에 남을 내기를 한다.

내용은 인간이 150세까지 살 수 있는가 하는 것이다. 오스타드 교수가 2000년 미국의 과학잡지인 사이언티픽 아메리칸에 발표한 글에서 2000년에 태어난 사람 중에서 2150년까지 사는 사람이 나올 것이라고 주장한 것을 올샨스키 교수가 반박하면서 시작된 내기였다.

그리고 16년이 흐른 2016년, 두 사람은 내기금액을 600달러로 두배 늘였다. 인간의 수명은 115세가 한계라는 알베르트 아인슈타인 의과대학의 연구결과가 네이처지에 실리자 올샨스키 교수가 이를 인용하여 자신의 주장이 옳다고 다시 한번 강조한 것이 계기였다. 그러자 오스타드 교수가 네이쳐지와의 인터뷰를 통해 다른 연구결과를 소개하고 재 반격을 하면서 판돈을 올린 것이다. 내기 금액은 2150년이 되면 2억달러(2200억)가 넘게 불어날 것으로 예상되는데 그때까지 두사람이 살아있지 않다면 승자의 후손이 받게 된다.

현재까지 157세라고 주장하는 투리나 라는 인도네시아 할머니 등 150세를 넘는다고 주장하는 사람이 여럿 있지만 대체적으로 공인된 세계 최고령 기록은 프랑스의 잔 칼망이라는 여성으로 1875년에 태어나 1997년 122세로 사망했다.

우리나라 남성의 40대 돌연사율이 세계 최고수준이라는 보고가 있다. 돌연사란 특별한 문제없이 생활하던 중에 증상이 나타난 후 24시간 이내에 사망하는 경우를 말한다. 우리나라 남성의 돌연사는 흡연, 과음, 비만, 과로 및 스트레스가 주된 원인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리고 우리나라 사람은 자신의 건강상태에 대해서도 자신감이 낮다. 2017년 OECD가 발표한 자신이 스스로 생각하는 건강상태를 나타내는 ‘주관적 건강률’에 대한 자료를 보면, 만 15세 이상의 우리나라 사람 중 29.5%만 자신의 건강상태가 좋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우리나라 사람의 주관적 건강률은 2008년 43.7%, 2010년 37.6%, 2013년 35.1%로 계속 하락하고 있다. 이는OECD국가 중에서도 가장 낮을 뿐만 아니라 67.9%인 OECD평균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40% 이하인 나라는 35.5%인 일본과 우리나라 뿐이다. 반면 상위 3개국은 캐나다 88.5%, 뉴질랜드 88.2%, 미국 87.9%인데, 비만율이 높은 미국 사람들이 자신의 건강이 좋다고 느끼는 것은 다소 의외이다.

하지만 실제로 2018년 유엔이 발표한 세계인구현황을 보면 한국사람의 평균기대수명은 83.2세(남80.4세, 여86.1세)로 평균 84.7세인 일본(남81.0세, 여88.2세)에 이어 세계2위이다. 세계에서 기대수명이 가장 긴 두나라가 주관적 건강률이 가장 낮은 것도 아이러니 하다. 그리고 대부분의 국가에서 여성의 기대수명이 남성보다 5~6세 정도 긴 것도 흥미롭다.

우리나라 사람의 평균수명은 50년전에 비해 18년, 10년전에 비해 5년 정도 더 늘어났다. 그리고 조선 시대에 있어 우리나라 사람의 평균수명이 35세, 조선시대 역대 왕들의 평균수명이 47세였던 점을 생각하면 우리나라 사람의 수명은 그 동안 두배 반이나 늘어났는데 주로 지난 100여년 동안에 일어난 일이다. 그 당시 60세가 회갑이었던 것을 지금과 비교하면 지금은 100세가 되어야 할 것 같다.

2018년 기준 세계 전체 사람의 평균 기대수명은 은 69.6세(남67.4세, 여71.8세)이다. 스와질랜드(49.2세)와 레소토(49.5세)같은 아프리카국가는 아직도 50세를 넘지 않는다. 참고로 고대 그리스인의 평균수명은 19세, 로마시대 평균 수명은 28세, 16세기 유럽인의 평균수명은 21세 정도, 1900년 미국인의 평균수명은 47세였다. 인간의 수명은 과거 150년 사이에 대체로 2배 늘었다.

한국사람들이 스스로를 건강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외모를 중시하는 사회문화적 배경도 있지만 우리나라 사람들의 ‘건강수명’과도 관계가 있다. 우리나라 사람은 늘어난 기대수명에 비해 유병기간(병을 앓는 기간)을 제외한 삶의 질을 나타내는 ‘건강수명’은 OECD평균에 비해서 현저히 떨어진다.

우리나라 사람이 1년 중 병상에서 보내는 시간은 평균 16.5일로 OECD평균인 8.3일 보다 2배 정도 길다. 이유는 요양병원에서 장기간 입원하는 노년기 환자가 많기 때문이다. 치매환자의 경우에는 1년에 요양병원에서 보내는 시간이 183.2일로 OECD평균인 41.6일 보다도 4배 이상 길다. 치매는2018년 사망률 통계에서 우리나라의 10대 사망원인 중의 하나로 처음 들어 갔다. 치매 사망률은 여성이 남성보다 2.3배 정도 높고 여성의 5대 사망원인에 속하는 것도 특징이다. 그러나 연간 치매 사망률의 증가는 남성이 10.3%로 2.4%의 여성 보다 월등이 높아 증가율이 가파른 점도 눈에 뛴다. 또한 환자들이 병원에 입원하는 기간이 길면서 우리나라는 의사 1인당 연간 평균 진료건수도 OECD국가의 평균 보다 2.7배로 가장 많다.

통계청이 발표한 2018년 우리나라 사람의 건강수명은 평균기대수명 82.7세(남79.7세, 여85.7세)이지만 18.3년의 유병기간을 제외하면 64.4세에 불과하다. 우리나라 사람은 평균 82세가 넘게 살지만 생애의 마지막 18년은 몸이 아픈 상태로 지내는 것이다. 유병기간은 남성이 15.7년인데 비해 여성은 20.9년으로 5.2년이 더 긴 것으로 나타나는데 이는 달리 보면 여성이 남성보다 평균적으로 6년 정도 더 오래 살지만 오래 사는 시간의 대부분을 병상에서 보낸다는 뜻이기도 하다.

2018년 기준 우리나라 사람의 10대 사망원인은 순서대로 암, 심장질환, 폐렴, 뇌혈관 질환, 자살, 당뇨병, 간질환, 만성 하기도 질환, 치매, 고혈압성 질환이다. 폐렴과 치매로 인한 사망률의 증가는 급속한 고령화가 원인으로 분석된다. 암으로 인한 사망률은 폐암, 간암에 이어 대장암이 3위로 위암보다도 높은데, 우리나라 사람의 육류 소비증가 등 식습관의 변화가 배경이다.

그리고 10대 사망원인 중에서 심장질환, 뇌혈관 질환, 고혈압과 같은 혈관 성 질환, 당뇨병, 간질환은 우리나라 사람의 생활습관에서 기인한 ‘대사증후군’과 깊은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암환자의 완치기준인 5년 초과 생존율은 우리나라가 70.4%로 세계 최고 수준이지만 위와 같은 ‘생활습관병’으로 인한 사망자 수는 오히려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다.

대사증후군(Metabolic Syndrome)은 1988년 미국 의사 제럴드 리본이 이름 붙인 것인데, 아직도 그 원인이 명확하게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대체로 인슐린 저항성(Insulin Resistance)이 근본적인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인슐린은 우리 몸에서 에너지 대사 조절과 근육의 포도당 섭취 및 분해, 지방산의 합성 촉진 등의 역할을 하는 호르몬인데 췌장의 베타세포에서 분비된다. 인슐린 저항성이란 신체에 탄수화물 등의 당류가 흡수될 때 잦은 인슐린 분비로 인하여 인슐린의 민감도가 떨어지는 내성이 생겨 고혈당은 개선되지 않은 채 인슐린의 농도가 점차 증가하는 증상을 말한다. 이로 인해 고 인슐린증(hyperinsulinemia)이 생겨 신장의 염분배출이 억제되고 체내에 지방축적이 일어난다. 그리고 이러한 염분배출의 억제는 혈압을 상승시켜 고혈압의 원인으로 작용한다.

인슐린 저항성은 주로 간과 근육에서 일어나는데 진행이 심해지면서 췌장을 망가뜨리고 인슐린 분비가 되지 않아 결국에는 후천성 당뇨병인 제2형 당뇨병으로 발전된다. 또 인슐린 농도가 높아지면서 에너지 저장기능이 활성화되어 남는 포도당을 지방으로 바꾸어 복부에 저장하는 복부 비만을 유발한다. 그리고 바뀐 지방은 혈중으로 유입되어 혈중 중성지방 수치가 높아지는 이상 지혈증을 가져온다. 인슐린은 몸에 좋지 않은 저밀도 콜레스트롤(LDL) 변형을 촉진하여 몸에 좋은 고밀도 콜레스트롤인 HDL의 수치도 낮춘다. 또 요산의 증가로 인한 통풍을 유발하기도 한다.

인슐린 저항성으로부터 생긴 이러한 증상들을 혈압, 허리둘레, 공복혈당, HDL콜레스트롤 수치, 중성지방 수치인 5개 요소로 진단기준을 만들어 5개 요소 중 3개 이상이 아래 기준을 초과할 경우 이를 대사증후군이라 부른다.

대사증후군의 각 요소별 진단기준은 다음과 같다. 혈압: 130/85, 허리둘레: 남자 90cm/여자 80cm 이상, 공복혈당: 100mg/L, HDL 수치: 남자 40mg/dL 미만 여자 50mg/dL 미만, 중성지방: 150mg/dL이다. 이러한 기준에 따르면 우리나라 30대 이상 성인 남녀의 약 3분의 1이 대사증후군 상태이다.

대사증후군 자체는 질병이 아니지만 이 상태를 방치하면 심장병이나, 당뇨병, 심장병처럼 돌이킬 수 없는 심각한 질병상태로 진행된다. 대사증후군을 개선하려면 운동이나 식습관의 변화 등 가능한 한 빨리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한다. 짠 음식, 탄수화물이나 당류의 지나친 섭취, 과음과 흡연은 대사증후군의 직접적인 원인이거나 이를 악화시키는 주요 원인의 하나이다. 하루에 담배 한 갑이면 대사증후군의 위험이 24%, 한 갑 반이면 79%나 높아진다는 보고가 있다. 또 알콜은 그 자체가 고 칼로리이면서 식욕을 자극하고 체내 지방의 분해를 억제함과 동시에 심혈관 질환의 위험을 높인다.

중요한 것은 오래 사는 것이 아니다. 얼마나 건강하게 오래 사느냐 하는 것이다. 아픈 채로 오래 사는 것은 축복이 아니라 리스크이다. 그리고 노년에 아프면서 가난하기까지 하면 오래 사는 것이 재앙일 수도 있다.

그러면 건강하다는 것은 어떤 것인가? “건강은 단지 질병이 없거나 허약하지 않은 상태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신체적, 정신적, 사회적으로 완전히 안녕한 상태(well-being)”를 말한다. 1948년 세계보건 기구에서 내린 건강에 대한 정의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건강은 크게 신체적 건강(Physical Health)과 정서적 건강(Emotional Health)으로 나눌 수 있다. 영적(Spiritual)이나 정신적(Mental)인 건강도 정서적 건강의 일부로 볼 수 있다. 신체적 건강과 정서적 건강이 둘 다 좋은 상태로 균형을 이루는 것이 건강한 것이다.

건강하다는 것은 체력이 좋다는 것을 포함한다. 체력이란 신체적 활동을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을 말하며 근력, 지구력, 심폐지구력, 신체조성비율(체지방률 등), 유연성, 민첩성, 평형성 등의 상태를 말한다.

건강에 대한 많은 연구가 있지만 선천적인 요소를 제외하고 대체로 우리가 통제할 수 있는 요소를 살펴보면 균형 잡힌 식사와 운동, 정서적인 안정, 체중조절, 적당한 음주와 금연, 적당한 수면, 정기적인 건강검진이 우선적으로 꼽힌다. 

출처 : thekitchencoach

그 중에서도 식사와 운동은 건강의 핵심이다. 히포크라테스는 “먹는 것이 곧 당신이다(You are what you eat)”고 했다. 관련 연구를 보거나, 보디빌딩 대회에도 출전하면서 몸소 체험한 필자의 경험으로 보면 이 말은 진리이다. 필자는 42km풀 코스 마라톤도 수십 차례 완주한 경험이 있다. 굳이 두 가지를 비교하면 무엇을 먹고 무엇을 먹지 말아야 하는지가 운동을 하는 것 보다 더 중요하다. 운동을 아무리 많이 해도 먹는 것을 아무 것이나 먹으면 문제가 생긴다. 물론 운동도 필수적이다.

그리고 ‘살을 뺀다’는 것의 의미도 다시 한번 생각해야 한다. 단지 체중이 줄었다고 좋아할 일이 아니다. 보통 우리가 살로 표현하는 체중에는 뼈와 근육, 체지방, 수분, 배설물, 심지어 2~4Kg에 달하는 장내 미생물까지 포함되어 있다. 한증막에 갔다 오거나 화장실에 갔다 온 것 만으로 체중이 빠졌다면 수분이나 배설물의 무게가 빠진 것이다. 그리고 굶는 것만으로 살을 빼는 시도는 정말 좋지 않은 방법이다. 지방도 빠지지만 근육도 함께 빠진다. 무엇보다도 다시 폭식을 하여 살이 더 찌는 요요 현상을 피하기 힘들다. ‘살’을 빼는 것이 아니라 체지방을 빼는 것을 목표로 해야 한다. 근육은 오히려 더 키워야 한다.

와인칼럼니스트 변연배

체지방이 빠지고 근육이 붙으면 체중은 오히려 그 전보다 늘어나는 경우도 많다. 이렇게 되면 몸에 균형이 잡히면서 보기에도 좋다. 체력도 좋아진다.

그렇다고 무조건 ‘날씬한’ 것도 최선이 아닐 수 있다. 건강을 위협하지 않는 정도라면 모든 것은 스스로의 가치관과 선호에 따른 선택의 문제이다. 날씬한 것 보다는 배가 약간 나온 듯한 경도비만이 건강에는 오히려 도움이 된다는 연구도 있다. 음식을 먹는 것에 대한 즐거움이 옷을 날씬하게 입는 즐거움보다 크거나 중요하다면 이 역시 훌륭한 선택이다. 하지만 둘 다를 한꺼번에 선택하기는 힘들다. 음식은 먹고 싶은 대로 먹고 운동도 하지 않으면서 근육이 나오거나 몸매가 날씬하기를 바라는 것은 이루기 힘든 목표이다. 더 나아가, 음식도 아무것이나 마음대로 먹고 운동을 하지 않아 대사증후군 상태이거나 이미 질병상태에 있다면 이 역시 선택의 문제를 넘어선다. 세상의 모든 일은 스스로 통제할 수 있는 마감시간이 있다. 이를 넘어서면 스스로의 통제권은 사라진다. 약이 나를 통제하고, 의사가 나를 통제하고, 질병이 나를 통제한다.

음식을 조절하거나 운동을 하는 것, 정기적인 검진을 받는 것 등은 미래에 다가올 곤란을 미리 분할하여 스스로의 통제범위를 넓히는 일이다. 스스로 통제하지 않으면 종국에는 나 외의 보이지 않은 힘이 나를 통제한다. 

모든 동물은 원래 생존본능적으로 높은 열량을 최대한 섭취하고 덜 움직이는 것을 선호한다. 인간도 예외가 아니어서 식량을 확보하기가 쉽지 않았던 원시시대에는 물론이고 현대까지 다이어트는 인간의 본능을 거스르는 행위이다. 본능을 거스르는 것이니 다이어트가 어려운 것이다.

다이어트(diet)라는 단어도 현재는 음식을 조절한다는 뜻으로 쓰이지만 애초에는 준비된 식단이라는 뜻으로 사용되었다. 인류가 대중적으로 음식의 섭취를 조절하는 것에 관심을 가진 것은 2차 대전 이후 선진국을 중심으로 산업화가 급속히 진행되고 식량문제가 안정되기 시작하면서부터 이다. 섭취하는 칼로리는 늘고 몸을 움직이는 운동은 줄어 비만이 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로마시대에도 새의 깃털을 목구멍에 넣어 인위적으로 음식을 토하게 한 기록이 있지만 이는 오히려 귀족들이 음식을 더 먹기 위한 것이었다.

인류의 대중적인 음식조절 다이어트의 기원은 1800년대로 거슬러 올라 가지만 본격적으로는 시작된 것은 70여년 전이다. 하지만 그 70여년 동안 무려 26,000 가지의 다이어트 방법이 시도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현재 시중에 나와 있는 다이어트 서적만 세계적으로 1,000여 종이 넘는다. 이렇게 많은 다이어트 방법이 시도되었다는 뜻은 제대로 된 다이어트 방법이 없었다는 뜻과 같다. 그러다 보니 흡연다이어트, 칠리 페퍼 다이어트, 식초 다이어트, 촌충 다이어트, 계속 기도만 하는 다이어트, 약을 먹고 토하는 다이어트, 혈액형 다이어트, 보름달이 뜰때마다 금식하는 ‘늑대인간 다이어트’, 먹지 않고 장시간 잠만 자는 ‘숲 속의 공주 다이어트’ 등 무모하거나 황당한 종류의 다이어트 법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2,000년 전의 기록에도 나타나는 간단하고도 명료하면서도 변하지 않는 지침이 있다. “덜 먹고 더 움직여라”. 여기에 현대적인 지혜를 덧붙여 번역하면 “균형 잡힌 식사와 함께 운동하라”.

하버드대의 영양학자인 진 메이어 교수가 꼽은 ‘남편 빨리 죽이는 10가지 방법’ 중에는 남편을 달고 짜고 매운 식사에 길들게 하고, 설탕을 잔뜩 넣은 커피를 마시게 하고, 담배를 피워도 내버려 두고, 항상 가만히 앉아 있게 하고, 끊임없이 잔소리하기가 포함되어 있다.   
 
‘균형 잡힌 식사’의 기본 원칙을 간단히 말하면 채소와 단백질의 섭취를 늘이고 탄수화물이나 탄산음료 등 당류나 염분의 섭취를 제한하는 것이다. 특히 당과 소금은 필수 영양소로 원시시대에는 구하기가 쉽지 않아 인류의 진화과정에서 우리 몸이 본능적으로 선호하게 되었지만 현대에서는 오히려 인류의 건강을 위협하는 두가지 핵심적인 섭취물이 되었다. 

출처 : injurymap

그리고 운동하라. 운동에는 유산소 운동(aerobic)과 무산소 운동(anaerobic)이 있는데 유산소 운동은 산소를 사용하여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을 태워 에너지를 얻는 운동이다. 혈당, 혈압 등 대사균형을 유지하고 심폐기능을 향상시킨다. 달리기, 걷기, 수영, 자전거 타기, 춤 등의 운동이 이에 속한다.

무산소 운동은 수축된 근육내에서 에너지를 공급받으면서 흡입한 산소를 에너지 원으로 사용하지 않는 운동을 말한다. 걷고, 달리고, 물건을 드는 등 몸의 에너지를 운동으로 바꾸고 자세와 균형을 유지하는 역할을 한다. 대표적인 무산소 운동으로는 저항성 웨이트 트레이닝과 전속력 단거리 달리기가 있다. 우리나라 성인의 경우 1주일 동안 2회 이상의 팔 굽혀 펴기나 윗몸 일으키기 등을 지속적으로 하는 ‘근력운동 실천율’은 2017년 기준으로 21.6%에 불과하다. 특히 하체운동은 중년이후의 낙상사고를 예방하고 골밀도의 증가를 가져와 골다공증을 예방한다.
 
한 마디로 유산소 운동은 몸속에 쌓인 체지방을 태우는 역할을 주로 하고 무산소 운동은 근육을 생성하는 역할을 한다. 건강한 신체 활동을 위해서는 나이를 불구하고 둘 다 모두 필요하다. 나이가 들수록 대사활동이 떨어져 상대적으로 지방이 축적되기 쉬운 것은 사실이지만 결국은 하기 나름이다. 나잇살은 핑계일 뿐이다. 

흔히 나이가 들면 무산소 근력운동을 하지말라는 주장이 있지만 나이가 들수록 근력운동은 더 필요하다. 근력운동을 하지 않으면 나이가 들면서 점차 근육이 소실되어 30대 이후에는 매 10년 마다 10% 정도의 근 손실이 일어난다. 이로 인해 80대의 골격근량은 20대에 비해 약 40% 정도가 감소된다. 그리고 이렇게 근육이 줄면 사망률이 4.3배 상승한다는 연구도 있다. 그래서 일본에서는 근육잔고라는 말도 있다. 관련하여 근력의 부족과 골다공증이 주 원인인 낙상으로 인한 고관절 골절 환자의 사망률은 무려 일반인의  10배가 넘는다. 방치하면 합병증 등으로 1년내 사망률 25%, 2년내 사망률은 70%가 넘는다. 그리고 운동은 무엇보다도 일상생활에 활력을 주고 자신감을 불어넣는다.

운동을 위해 맵시 있는 운동복과(이것도 중요하다) 거울과 저울을 먼저 갖추라. 그리고 Just Do It.

그러면 와인은 우리의 건강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까?

출처 : winefolly

우선 캐나다 앨버트 대학의 연구에 따르면 하루 한잔 정도의 레드 와인을 마시면 레드 와인에 함유되어 있는 폴리페놀의 일종인 레스베라트롤이 신체의 운동능력과 근육의 강도를 향상시키는데 도움을 준다. 와인 한 잔의 효과가 무려 한 시간의 운동효과가 있다고 한다. 워싱턴 주립대학과 하버드대의 연구결과를 보면 이 황산화 물질은 체내 지방을 태우기 쉽게 변형시켜 비만을 줄이는데 도움을 주기도 한다.  

그리고 이탈리아 밀라노 대학과 미국의 메이요 클리닉의 연구도 레드 와인의 효능을 지지한다. 레드 와인에 들어 있는 황산화 물질은 저밀도 콜레스트롤(LDL)의 수치를 떨어뜨리고 고밀도 콜레스트롤(HDL)의 수치를 높인다. 또 혈류를 개선하여 동맥경화의 위험을 낮추고 혈중 지방수치의 균형유지에도 기여한다. 이를 통해 심장마비나 허혈, 관상동맥 질환, 동맥경화의 위험을 낮춘다. 안토시아닌은 활성산소를 감소시켜 세포의 노화를 늦추고 새로운 지방세포의 형성을 방해하는 특정 유전자를 활성화하기도 한다.

레드 와인에 포함된 히스타민성분은 감염, 감기, 알레르기에 대한 면역체계의 강화에도 도움을 준다. 또 레드 와인에는 비타민을 비롯 마그네슘, 칼슘, 칼륨, 철, 아연 등의 미네랄도 풍부하다. 와인을 마시면 위산의 역류를 막고 단백질 소화에도 도움이 된다. 또 요로관에 있는 박테리아의 성장을 감소시켜 방광의 건강을 지키는 데에도 기여한다.

그 외에도 와인의 효능은 더 있다. 입안의 박테리아를 제거하여 치아와 잇몸에 생기는 질병을 예방하고, 신체의 염증반응을 조절하고, 인지기능을 높여 치매의 위험을 낮춘다. 호흡기관에 보호막을 형성하기도 한다. 플라노이드 성분은 태양의 자외선으로부터 피부를 보호한다. 시력감퇴나 당뇨성 망막증의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

일반적으로 레드 와인의 효능만 많이 알려져 있지만 화이트 와인에도 좋은 효능이 있다. 화이트 와인에는 다량의 인슐린이 포함되어 있어 근육량의 증가에 도움이 된다. 화이트 와인에도 역시 안토시아닌이 들어 있어 황산화 작용을 한다. 장의 자정작용을 돕기도 한다. 알코올과 유기산 성분이 결합되어 강한 살균효과도 있고, 이뇨작용이 활발해 신체의 신진대사를 높인다.

레드이든 화이트이든 와인을 적당량 마시면 무엇 보다도 우울증을 해소하고 정신적 신체적 활력을 제공한다.     
여기서 말하는 적당량은 하루 2잔 정도를 말한다.

와인을 마시는 데에는 부작용도 있다. 알코올의 지나친 섭취로 인한 간 손상이 대표적이다. 그리고 레드 와인만 마시면 심한 두통이 생기는 사람도 있다. 이는 와인의 자연적인 구성 성분인 탄닌이나 와인의 방부제로 사용되는 아황산염에 의한 증상으로 알려져 있다. 사람에 따라 아황산염 알레르기가 있거나 탄닌이 신경전달 물질인 세르토닌을 과하게 분비하도록 자극하여 편두통이 생기게 한다는 것이다. 또 히스타민 성분에 민감한 사람에게 알레르기를 일으키기도 한다. 간혹 발효 도중 생기는 기타 부산물인 퓨젤 오일이나 에틸카바메이트, 곰팡이 독소 같은 미량의 독성물질이 재채기나 콧물, 눈물 등의 알레르기를 일으키기도 한다. 와인을 마시기 전에 커피를 한 두 잔 마시거나 항히스타민제를 복용하면 알레르기를 해소에 도움이 된다고 한다. 

와인을 마셔서 건강해지는 것도 좋지만 좋아하는 사람들과 어울려 같이 오래 와인을 마시기 위해 건강하고 싶다. 끝.


■ 와인칼럼니스트 변연배

 

▣ 경력
ㆍ우아한 형제들 인사총괄임원/경영학박사(현)
ㆍCoupang 부사장ㆍDHL 부사장
ㆍMotorola 아시아태평양지역 인사담당 임원
ㆍHI Solutions, Inc. 대표이사
ㆍ두산 Seagram㈜ 부사장
ㆍ주한 외국기업 인사관리협회 (KOFEN) 회장
ㆍ연세대 국제대학원 초빙교수
ㆍ중앙공무원 연수원 외래교수
ㆍ칼럼니스트
ㆍ와인 바/ 와인 관련 강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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