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장춘의 반려동물과 잘 살기 TIP] 3.강아지도 배워야 한다
[임장춘의 반려동물과 잘 살기 TIP] 3.강아지도 배워야 한다
  • 임장춘 한국유기동물복지협회 공동대표
  • 승인 2020.08.03 21: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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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사진=한유복 제공
자료사진=한유복 제공

 

유전학적으로 강아지는 늑대와 가장 가깝다고 한다.

실제로 늑대와 교배하여 새끼를 낳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그렇게 태어난 강아지도 번식력이 있다고...

그러나 일만 년 이상 다른 환경에서 살아와서

늑대와 강아지의 의식세계는 상당히 다르지만,

사람과 강아지보다는 늑대와 강아지가

더 닮은 점이 많다.

강아지들의 언어는 몸짓언어입니다. 늑대들이 “우-,우우--” 하는 하울링으로 의사전달을 하고, 강아지들도 “왈왈왈-” “끼잉-낑” “깨갱-깨갱!” “으르르...” 하는 몇 가지 소리로 배가 고프다든지, 심심하다든지, 무섭다든지, 화났다든지 등등의 의사표시를 하지만, 사람처럼 말

로서 모든 것을 표현하지는 못합니다. 오히려 늑대는 군집생활을 하면서 몸짓으로 리더와 추종자, 어미와 새끼, 암컷과 수컷간의 다양한 의사를 전달하고, 입으로 내는 소리는 몸짓언어의 일부분이라고 해석하는 것이 타당할 것입니다.

강아지와 고양이가 만나면 친화가 어려운 이유가 서로간의 몸짓 언어가 다른 것도 하나의 요인으로 작용하는 것 같습니다. 예를 들어, 꼬리를 들고 흔들면 강아지는 ‘반갑다’는 의미인데, 고양이는 ‘경계한다’는 심리상태를 나타냅니다. 강아지는 고양이가 자기를 반기는 줄 알고 접근하면, 고양이는 악수하자고 손을 내미는 척 하다가 강아지의 뺨을 갈기는 식으로 반응하는 것입니다.

몸짓 언어는 본능적으로 타고나기도 하지만, 어려서 어미의 젖을 빨면서 어미와 형제들에게서 배웁니다. 그래서 너무 어려서 어미개로부터 분리된 강아지는 다른 강아지들과 어울리는 사회성이 부족하기 쉽습니다.

늑대들은 어미가 아니더라도 다른 어른늑대로부터 몸짓언어와 무리의 규칙을 배우겠지만, 사람가족의 일원이 된 어린 강아지는 어미에게서 배운 몸짓언어로 다른 강아지들을 대하고, 주인에게서 배운 몸짓언어(교육)로 사람들과 어울리게 됩니다. 우리집 강아지가 ‘기본예절 교육’을 제대로 마치면 이웃집에서도 칭찬받는 모범생이 될 것입니다.

우리집 강아지의 몸짓이 무엇을 말하는지 가만히 관찰해보고, 그리고 기본적이고 간단한 강아지들의 몸동작을 흉내 내보면 강아지도 사람의 의도를 훨씬 쉽게 이해합니다. 사람의 문법으로 복잡하게 이야기하는 것보다 간단한 몸짓, 한마디의 짧은 말이 강아지에게 의사전달을 하는 올바른 방법입니다.

사람아기가 사람사회의 규칙과 규범을 배워서 이웃사람들과 마찰 없이 살아가는데 몇 년의 시간이 소요되는지 생각해 본다면, 우리집 강아지가 불과 몇 달 만에 사람말을 척척 알아듣고, 대소변을 척~척~ 가린다는 것은 사실 경이로운 일입니다. 적어도 한 살까지는 사람아기보다 강아지가 더 영리하고 교육속도도 빠릅니다.

사람이든 강아지든 태어날 때는 백지상태와 같습니다. 하루하루 살아 가면서 이런저런 생존의 기술들을 배우고 익히는 것이지요. 어미개와 떨어져서 우리집 막내가 된 강아지는 누구에게 배우겠습니까? 강아지학교에 가서 배우지 않는다면 주인이외는 아무도 가르쳐주지 못합니다. 주인이 강아지의 기본예절을 가르쳐주지 않는다면 우리집 강아지

는 무식하고 못 배운 강아지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한글을 못 읽는 사람이 우리나라에서 살아가기 불편한 것처럼 ‘강아지의 기본예절을 못 배운 우리집 강아지’는 스스로도 힘들고, 옆에 있는 주인도 힘들게 하고, 마주치는 이웃들도 불편하게 하기 쉬운 것입니다.

전혀 본의 아니게.

공원에서 주인 옆을 얌전히 따라 걷고 쉴 때도 주인이랑 편하게 대화하듯이 말을 척척 듣는 강아지를 보거나, 번잡한 시내에서 얌전하고 차분하게 주인을 리더하는 안내견을 보면서 ‘저 강아지는 천재야!’ 하고 느끼시겠지만, 타고나서 그렇게 사람말을 잘 알아듣는 것이 아니라 그만큼 교육을 잘 받은 것입니다.

우리집 강아지도 저랬으면 좋겠다고 생각만 하는데 그치지 말고 하루에 10분씩 강아지의 선생님이 되어보십시오.

(강아지에게 최소한의 ‘예절교육’은 사치가 아니라, 그 자신과 주인의 편안하고 행복한 반려를 위해서 꼭 필요한 ‘의무교육’ 입니다)

필자 임장춘은?

필자 임장춘 한국유기동물복지협회 공동대표는 임애견훈련소장직과 한국애견협회 훈련사 및 한국 사체 탐지견 감독관,KKC 공인 훈련사범, KKF공인 훈련사범을 역임중이며, 과거 한국 경찰견 훈련학교 교장, 애견훈련학교 교장, 한국애견협회 훈련사회 회장, 한국 인명구조견협회 훈련사회장을 역임했으며, 훈련경기대회 최우수상과 국내 최초로 미국 사체탐지견 시험을 2회 연속 합격하는 등 애견 훈련 전문가로 알려져 있다.

[본 칼럼은 필자의 개인의견임을 밝혀둡니다./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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