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칼럼니스트 [ 변연배의 와인과 함께하는 세상 44 ] 휴가와 와인
와인칼럼니스트 [ 변연배의 와인과 함께하는 세상 44 ] 휴가와 와인
  • 변연배 와인칼럼니스트
  • 승인 2020.07.23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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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익스피디아 트래블 블로그
출처:익스피디아 트래블 블로그

푸른 하늘, 하얀 백사장, 바닥이 보이는 투명한 쪽빛 바다, 쭉 뻗은 야자수, 붉은 저녁 노을... 여름 휴가 하면 자연스럽게 상상되는 풍경들이다. 한창 떠오르는 풋풋한 나이의 톰 크루즈가 출연하여 1988년 개봉된 영화 ‘칵테일’을 보면 여름 휴가지의 이러한 장면들이 영화 속 자메이카의 한 해안을 배경으로 펼쳐진다. ‘칵테일’ 영화자체는 ‘최악의 영화상’을 받은 적이 있을 정도로 그렇게 높은 평가를 받지 못했지만 아무튼 흥행에는 성공했다. 특히 OST가 크게 히트를 했는데, 비치 보이스의 ‘코코모’도 유명하지만 바비 맥퍼린이 부른 “Don’t worry, Be happy”는 빌보드 챠트 1위와 그래미 상을 석권할 정도의 대성공을 거두었다.

영화 속 해변의 Beach Bar에서 헐렁한 셔츠 차림의 바텐더로 일하는 톰 크루즈의 모습만 보아도 일상생활을 벗어난 휴가지에서의 자유로움이 느껴진다. 휴가는 언제나 설렌다. 휴가가 설레는 이유는 빡빡한 일상에서 벗어나 한숨 돌릴 수 있는 여유를 가질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영어로 휴일 혹은 휴가는 holiday 혹은 vacation으로 쓰는데 영국에서는 큰 차이 없이 혼용해서 쓰는 반면, 미국에서는 holiday는 기념일이나 크리스마스 등과 같은 공휴일을, vacation은 주로 여행을 동반하는 휴가를 뜻한다. 그리고 최근 들어서는 “Merry Christmas”와 같이 종교적인 색채가 드러나는 인사말을 “Happy holiday” 등으로 중립적으로 표현하기 위하여 holiday를 쓰기도 한다.  

올해 8월17일이 정부에 의해 임시 공휴일로 지정되었다.  이러한 결정의 배경에는 올해의 공휴일이 토, 일요일을 합쳐 115일로 최근 5년내로 보아 가장 적은데다 연휴를 이용한 내수진작의 목적도 있는 것 같다. 아무튼 직장인들에게는 반가운 소식이 될 것 같다.

그런데 여기서 우리나라의 연간 휴일수준이 세계의 다른 나라에 비해서는 어떨까 하는 궁금증이 생긴다. 우선 2020년 기준으로 토,일요일을 제외한 우리나라의 전체 법정 공휴일수는 15일로 법정 공휴일 자체만 보면 독일 12일, 미국과 프랑스 10일, 캐나다 9일, 영국 8일 등에 비해 많은 편에 속한다. 우리 보다 많은 나라로는 일본의 16일 정도이다. 하지만 공휴일과 일요일이 겹쳤을 때 우리나라는 설과 추석, 어린이날만 그 다음날로 대체휴가가 인정되는 반면 다른 나라는 모든 휴일에 대해 대체휴가를 인정하는 나라가 많은 점을 고려하면 큰 차이가 없을 것 같다.

다만, 법정 공휴일을 포함한 유급휴가를 실제로 사용하는 평균 유급휴가 사용일수는 우리나라가 현저히 적다. 국제노동기구의 2014년 자료를 보면 프랑스와 핀란드의 35일, 독일의 30일, 영국의 28일 등과 비교하여 우리나라는 10일로 차이가 많이 난다. 참고로 미국은 법률로 강제되는 연차유급휴가제도가 없다. 한마디로 우리나라 직장인들에게 보장되는 유급휴가일수는 세계 기준으로 보아 그렇게 낮지 않지만 여러가지 이유로 말미암아 실제로 휴가는 잘 가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리고 출산휴가와 육아휴직은 대부분의 나라에서 유급과 무급을 병행해서 부여하고 있는데,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출산 여성에게는 90일간의 유급휴가, 배우자에게는 10일간의 유급 휴가를 따로 부여하고 있다.

사진=문화재청 세종대왕 유적관리소
사진=문화재청 세종대왕 유적관리소

그런데 출산휴가와 관련해서 우리나라는 600년 전인 조선시대에 이미 현재의 근로기준법에서 정하고 있는 기준을 상회하는 깜짝 놀랄 만한 제도를 가지고 있었다. 세종 이전에는 노비가 아이를 출산할 시 단 7일간의 휴가만을 주었다. 하지만 세종실록을 보면 세종 시절 8년 동안 3차례나 조정의 논의를 거쳐 최종적으로 산모에게는 130일간의 휴가를, 남편에게는 30일간의 휴가를 법률로 서 보장하였다. 이는 현재의 우리나라 법률뿐만 아니라 세계의 어떤 나라의 법률보다도 더 관대한 조치이다.        

그리고 경국대전에 나타난 조선 시대 관리들의 출근시간은 보통 오전 5시에서 7시 사이였고 퇴근시간은 오후 5시에서 7시 사이였다. 그러나 해가 짧은 겨울에는 오전 7시에서 9시 사이에 출근, 오후3시에서 5시 사이에 퇴근하여 오늘날의 섬머타임과 비슷하게 운영하였다. 하루의 근무시간은 오늘날과 비슷했던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출퇴근 시간은 정확하게 지키지 않은 경우가 많았다는 기록도 보인다. 반면에 육조의 중앙관원들의 무단결근은 국왕에게 보고되는 중대한 위반행위로서 무단결근은 많지 않았다.

그럼 조선시대에는 출산휴가제도 외의 다른 휴가제도도 있었을까? 답은 “그렇다” 이다. 조선시대에 있어 직장인은 노비, 머슴이 아니면 대부분 관직을 맡고 있던 공무원이었다. 그리고 관직은 오늘날의 국가공무원과 지방공무원이라 할 수 있는 중앙관과 지방관으로 나뉘었다.

 조선시대 관리들은 우선 24절기 중 입춘이나 동지와 같이 한달에 두 번 있는 24절기에 정기휴가를 받았다. 또 다른 정기휴가도 있었다. 조선 초기에는 3년에 1회, 조선 중기 이후는 연 1회 주어졌던 지방에 거주하는 부모를 찾아 뵙는 ‘부모방문휴가’였는데 부모님 댁에 머무는 7일을 기본으로 지방을 오가는 기간을 거리별로 차등하여 추가로 주었다. 예를 들어 호남지방에 부모님이 거주하는 경우 교통기간 15일을 더해 22일을 부여하였는데 그 당시 지방을 오가는데 걸리는 시간을 유추할 수 있어 흥미롭다. 배보다 배꼽이 더 큰 편이다.

조선시대 관리들의 이와 같은 연간 정기 휴가일수는 모두 38일 정도 되었다. 당상관 이상의 고위직에게는 부모님이나 조상의 산소를 돌보는 명분으로 소분이라는 7일간의 휴가를 추가로 주었다. 단, 소분의 경우는 5년에 한 번씩 허용되었다. 그리고 선왕의 제사일 같은 국경일도 법정 공휴일이었다. 또한 국왕이 임의로 정한 임시 공휴일에도 쉬었다. 이 밖에도 비 정기 휴가가 있었는데 오늘날의 휴가신청서라 할 수 있는 ‘정사(중앙관)’ 혹은 ‘소지(지방관)’라는 문서를 제출하여 결재를 받았다. 중앙관은 승정원을 통해 국왕의 결재를 받았고 지방관은 도관찰사의 결재를 받았다. 다만 정기휴가인 복제와 질병휴가는 왕의 결재를 받지 않아도 되었다. 오늘날에 보면 휴가 가는 것이 국가공무원은 대통령의 결재를, 지방공무원은 도지사의 결재를 받아야 할 정도의 국가 중대사였던 셈이다.

근친급가법이라 불리는 법률에 따라 급가 혹은 급유라 불리는 비 정기 휴가의 전형적인 신청사유로는 자녀의 혼사, 조상의 제사, 본인이나 배우자의 상 혹은 문병이었다. 자신의 질병치료, 침 맞기, 치료를 위해 온천에서 목욕하기 등도 비 정기 휴가를 신청할 수 있는 사유 중 하나였다. 비 정기 휴가의 기간은 처나 처부모의 장례는 15일, 부모의 병환인 경우 경기 지방은 30일, 그 외의 지방은 거리에 따라 50일에서 70일간의 긴 휴가를 부여하였다. 그리고 휴가의 관리는 문관은 이조, 무관은 병조, 종친은 종부시에 관장하였다.

다만, 요새처럼 여행을 가거나 본인의 릴랙스를 위한 목적으로 휴가를 신청할 수는 없었다. 그래서 종종 위에서 열거한 휴가신청 사유 중 이것 저것을 함께 묶어 길게 휴가를 신청한 후 개인적인 휴가로 사용하는 경우도 있었다. 그 때나 지금이나 사람 마음은 다 같은 모양이다.

예나 제나 휴가는 언제나 즐겁다. 그리고 어디로 훌쩍 떠나는 휴가(vacation)는 더 더욱 사람의 마음을 들뜨게 한다. 그리고 휴가지에서의 한잔의 알코올은 심신을 이완시키는 미약과도 같다. 여름 휴가지에 특히 잘 어울리는 술로는 칵테일과 와인을 빼 놓을 수 없다. 영화 칵테일에서도 해변 Beach Bar에서 낭만적인 분위기와 함께 여러 종류의 칵테일이 등장한다. 이 영화에서 소개되어 이제는 세계의 어느 바에서도 볼 수 있는 칵테일 몇 가지를 소개한다.

출처 : exchangebook

. Sex on the beach
제목이 다소 선정적이지만 요새는 대부분의 바에서 볼 수 있다. 1987년 마이애미 비치의 칵테일 경연대회에서 처음 세상에 선을 보였다. 보드카를 베이스로 파인애플 주스나 그레나딘 시럽 등을 섞는다. 남자가 이 칵테일을 시켜주어 여자가 마시면 두사람이 키스를 나누어야 한다는 룰이 부수적으로 붙어 있다. 국제 바텐더협회가 지정한 공식와인 중의 하나이다. 

출처 : goodfoodstories

 . Red Eye
맥주를 베이스로 만드는 간단한 레스피가 특징이다. 차갑게 식힌 맥주와 토마토 쥬스를 1:1로 섞으면 끝이다. 숙취 해소용으로도 좋다.

. Kamikaze
2차대전 때 일본군의 자살 특공대에서 딴 이름이다. 보드카와 레몬 쥬스가 주재료이다.

. Orgasm
리큐르주인 깔루아와 베일리, 아마레또를 섞어서 잘 흔든다. 역시 국제 바텐더협회의 공식 칵테일 중의 하나이다
 
여름의 Beach Bar나 해변의 테라스에서는 차게 칠링한 화이트 와인이나 로제 와인, 스파클링 와인도 잘 어울린다. 어떠한 해산물과도 페어링 할 수 있다.

그리고 역시 와인을 베이스로 한 칵테일도 휴양지의 분위기에는 제격이다. 간단하게 만들 수 있는 대표적인 와인 베이스 칵테일 몇개를 소개한다.

출처 : wikipedia

. 샹그리아
앞서 영화 대부와 와인 글에서 영화 도입부에 등장한다고 소개했던 와인 칵테일이다. 레드 와인을 베이스로 각 종 과일 조각과 탄산수, 설탕 등을 넣어 얼음을 타서 마신다. 주로 여름에 마신다.  

. 칼리모초
레드 와인에 콜라를 1:1로 섞는 초 간단 레스피이다.

. 틴토 데 베라노
레드 와인에 레몬소다를 타고 얼음을 탄다.

출처 : shake

. 키르
샴페인에 크램 드 카시스 를 섞는다.

출처 : pinterest

. 미모사
샴페인에 오렌지 쥬스를 섞는다.

차갑게 식혀 물방울이 뚝뚝 떨어지는 스파클링 와인 한잔을 들고, 저 멀리 하늘과 맞닿은 수평선이 보이는 그곳으로 마음은 이미 가 있다. 여름이다. 끝. 


[목요기획] 

■ 와인칼럼니스트 변연배

▣ 경력
ㆍ우아한 형제들 인사총괄임원/경영학박사(현)
ㆍCoupang 부사장ㆍDHL 부사장
ㆍMotorola 아시아태평양지역 인사담당 임원
ㆍHI Solutions, Inc. 대표이사
ㆍ두산 Seagram㈜ 부사장
ㆍ주한 외국기업 인사관리협회 (KOFEN) 회장
ㆍ연세대 국제대학원 초빙교수
ㆍ중앙공무원 연수원 외래교수
ㆍ칼럼니스트
ㆍ와인 바/ 와인 관련 강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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