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멀 호더?'..'파주 자가 번식견 130마리, 왜곡된 사랑이 낳은 비극'
'애니멀 호더?'..'파주 자가 번식견 130마리, 왜곡된 사랑이 낳은 비극'
  • 오한준 기자
  • 승인 2020.07.22 15:37
  • 댓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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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사단법인 한국유기동물복지협회에 구조 요청 전화가 들어왔다. 파주시에 위치한 공장에 있는 130마리의 강아지를 구조해 달라는 내용이었다. 곧바로 현장에 도착한 한국유기동물복지협회(이하 "한유복 ‘’) 관계자들은 곧 충격적인 장면을 목격했다.

기계가 작동하는 좁은 공장 부지에 비슷하게 생긴 강아지들이 가득했기 때문이다.  한유복의 구조 담당 이연택 훈련사는 “중성화가 되지 않은 상황에서 몇 마리의 아이들이 자가 번식하여 수 년 동안 130여 마리로 증식한 심각한 상황” 이라고 설명했다. 담당자에 따르면, 공장을 운영하는 공장주가 4년 전 데리고 온 강아지들이 교배하여 새끼를 낳고 또 교배를 하는 순환이 이루어져 더 이상 손을 쓸 수 없는 상황에 도달하자 당 협회에 도움을 요청한 상황 이라고 설명했다.

관리도 되지 않은 상황에 사료조차 없어…

공장 내부의 상황은 더욱 심각해 보였다. 발디딜 틈 조차 없는 좁은 공간에 기계가 작동중이었고, 새끼를 낳은 어미들은 최대한 안전한 위치를 찾아서 기계 밑으로, 좁은 틈으로 들어가 있었다. 식사 시간이었는지, 공장주는 곧 건빵 한 포대를 들고 와서 이리저리 뿌리기 시작했다.

“주인 아저씨가 없으면 아이들은 5분에 한번 꼴로 싸우기 시작했다” 며 이 훈련사는 좁은 공간에서 스트레스가 해소되지 않아 서로에게 공격적인 모습을 보이는 것 이라고 했다.

이 훈련사는 개들은 사람과 같이 생활 스트레스라고 하는 것이 있다. 하루에 적정한 스트레스를 받고, 그것을 산책을 통해, 혹은 놀이활동이나 사회적 활동을 통해 해소가 되어야 하는데, 이 아이들은 너무 좁은 공간에서 나가지도 못한 채 똑같은 매일을 보내다 보니, 극도로 예민해 진 것”이라고 아이들의 공격성에 대해 설명했다.

“처음 방문했을 때 다리를 물렸었는데, 뒤돌아보니 모두 똑같이 생겨 누가 문지 알 수가 없었다”고 웃음을 짓기도 했다.

가장 시급한 것은 새끼 강아지들의 구조와 중성화 수술

한유복은 공장견들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가장 시급한 것은 새끼 강아지들의 보호와 중성화 수술이라고 밝혔다. 매년 번식하면 할수록 지금보다 더 빠른 속도로 개체가 증가할 것이라는게 관계자의 의견이다.

한유복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동물권행동 카라’에 지원을 요청 했고, 두 동물단체의 협력으로 지난 6월과 7월에 거쳐 중성화 수술 및 공장견 구조 프로젝트가 진행되었다.

새끼 강아지들은 우려한 것보다 상태가 양호해 입원하지 않고 어미 강아지와 함께 한국유기동물복지협회 센터에서 한달 간 돌봄을 받다 지난 15일 파주시에 위치한 ‘카라 더봄 센터’로 이동해 입양 가정을 기다리고 있다고 전했다.

이연택 훈련사는 “공장에서 구조되었다고 사랑 받을 자격이 없는 게 절대 아니다. 강아지들은 분명 자신을 돌보아주고 사랑해줄 사람이 필요하다. 구조된 아이들 모두가 한 마리도 빠짐없이 멋진 가정을 만나길 기도한다.” 라고 아이들의 입양 소식을 기대한다고 이야기 했다.

[현장에서 구조 활동을 진행중인 한국유기동물복지협회]
[현장에서 구조 활동을 진행중인 한국유기동물복지협회]

애니멀 호더, 해결 방법은?

‘애니멀 호더(Animal Hoarder)’는 개나 고양이 등의 동물을 잘 키우고 보살피는 사람이라기 보다, 재정적 상황적 여유가 되지 않음에도 무분별하게 많은 개체의 동물들을 집착하듯 데리고 있는 사람을 지칭하는 말이다.

이연택 훈련사는 “아무나 지나치게 많은 동물들을 키우고 관리가 안된 상태로 지니고 있음에도 제도적인 잣대가 개입하는 경우가 드물기 때문”이라며 애니멀 호더의 발생 원인을 짚었다. 그는 “동물복지단체들이 해야 하는 역할이긴 하나, 그들도 수용 한계치가 있어 모든 강아지들을 전부 데리고 오는 것에도 한계가 있다."며 "물론 훌륭한 단체들과 사람들의 응원과 도움으로 지금까지 잘 해결해가고 있지만, 근본적인 원인을 해결하고 이러한 문제의 발생을 없애기 위해선 제도의 도입과 시민들의 교육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방치된 동물, 죽거나 유기될 가능성도 매우 높다

이처럼 개인이 혼자 수십 마리, 많게는 수백 마리의 동물들을 데리고 있다 보면 관리가 안되다 못해 동물들이 다치거나 죽는 경우 혹은 버려지는 경우도 있다. 아무리 동물을 좋아한다고 하더라도 스스로 돌볼 수 있는 한계에 도달하게 되면 동물들을 쉽게 포기하거나 방치할 가능성도 매우 높아지기 마련. 작년 9월 동물권을 달구었던 ‘애린원 사건’이 그 대표적인 예이다. 그렇게 버려진 아이들을 모른 척 하기에는 이제는 그 규모가 너무나도 커진 실정, 진정 동물을 사랑한다면 음지에서 꺼져가는 생명들에 대한 경각심을 가지고 우리 사회가 진중히 다시 한번 이 문제에 대해 생각해 봐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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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영 2020-08-22 12:45:09
구조된 아이들이 얼른 좋은 환경으로 입양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이런 동물들을 구조하기 위해 힘쓰는 동물 보호 단체 분들 너무 감사드리고 힘내세요!!

박선영 2020-07-23 10:57:58
구조된 아이들이 좋은 입양자를 만나서 행복했으면 좋겠습니다.

김수환 2020-07-23 10:51:12
좋은 아이들이 구조 되어 다행입니다.

조혜나 2020-07-23 10:40:13
아이들 좋은 가족 만났으면 좋겠어요
한유복 감사합니다

Brownie 2020-07-23 10:02:12
너무 안타까운 사연이에요ㅠㅠ

https://youtu.be/FAscRFqCY3E
전 한유복 채널에서 소식을 전해들었어요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