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장춘의 반려동물과 잘 살기 TIP] 2. 강아지는 계급을 좋아한다!
[임장춘의 반려동물과 잘 살기 TIP] 2. 강아지는 계급을 좋아한다!
  • 임장춘 한국유기동물복지협회 공동대표
  • 승인 2020.07.13 18: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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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한유복 제공
사진=한유복 제공

강아지는 동물이다 백지상태로 태어나지만 무리지어 사냥하고 생활하던 ‘늑대의 본능’이 인간의 ‘자유의지’처럼 강하다

사람은 서로 평등하다고 느낄 때 행복하지만, 강아지는 자신에게 맞는 계급을 부여받았을 때 심리적으로 안정감을 느낀다

강아지와 사람의 가장 큰 심리적 차이점을 알면 우리집 강아지의 여러 가지 행동들은 조금 더 쉽게 이해하게 됩니다. 강아지의 본성 중에서 인간과 가장 다른 점은 계급의식을 타고 난다는 것입니다. 홀로 있을 때보다 동료와 함께 있을 때 안정감을 느끼고, 무리를 이룬 다음에는 리더의 지시에 순응하면서 조직생활에 쉽게 적응합니다.

고양이와 강아지의 가장 큰 차이점이 바로 이 조직개념입니다.

고양이는 독립된 생활을 좋아합니다. 어린 고양이도 어미젖을 뗀 다음에는 홀로 잘 놉니다. 하지만 강아지는 어미에게서 조직생활의 규칙을 배우기도 하지만, 천성적으로 홀로 있기보다는 무리 짓고, 그 무리와 어울려서 움직이는 것을 좋아합니다. 강아지들이 주인에게 충실한 가장 큰 이유가 바로 무리에 대한 소속감을 강하게 타고 나기 때문일 것입니다.

늑대새끼는 형제들과 어미에게서 조직생활의 규칙들을 배우고, 차츰 성장함에 따라 사냥에도 동참하면서 어른 늑대가 되지만, 오랜 세월 주인이 주는 먹이를 받아먹으면서 사냥의 본능이 묻혀버린 강아지들은 성견이 되어서도 어린 강아지의 심리상태를 유지합니다. 늙어 죽을 때까지 주인에게 어리광을 부리는 모습은 다른 동물에게서는 찾아 볼 수 없는 강아지들만의 특성입니다.

즉, 강아지들은 15년, 20년을 살아도 자신이 무리의 리더가 되는 것이 아니라 주인에게 지시받고 복종하며 어리광 피우는 것을 더 좋아합니다. 수천 년 동안 인류와 관계 맺으면서 고착된 성격과 생활태도입니다.

전통사회에서는 가족관계가 튼튼했기에 강아지들이 무리의 막내로서 자리 잡고 생활하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었습니다. 그리고 대가족 속에서, 어울려 노는 동네 개들 속에서 자신의 지위와 역할을 배우고 적응하여 늙어 죽을 때까지 순종적인 모습을 유지하기가 쉬웠습니다. 그런데 핵가족화 된 현대에 와서 강아지들은 무리의 질서에 혼란을 느낄 때가 많아졌습니다. 무리 속에서 누가 리더인지 불분명해 보이는 것이죠. 무리의 리더가 보이지 않는 것입니다. 그러면 강아지는 불안해 집니다. 그리고 마침내는 리더의 빈자리를 스스로 차지하려는 늑대의 옛 본능이 살아나는 것입니다. 바로 이것이 오늘날 많은 강아지들과 주인들이 처한 가장 큰 문제점의 시작입니다.

이솝 우화에, 뱀 대가리만 따라다니던 뱀 꼬리가 어느 날 불평을 늘어놓으며 반항을 합니다. “왜, 맨날 네가 앞장서고 나는 따라다니기만 해야 해? 이제부터는 내가 앞장서겠다!” 막무가내로 고집을 부려서 결국 뱀 꼬리가 앞장을 서고, 뱀 대가리가 따라가기로 합니다. 그래서 뱀은 가시덤불로 기어들어가기도 하고 낭떠러지로 떨어지기도 하다가 결국에는 불덩이 속으로 기어들어가서 타죽고 말았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조금 심한 비유이기는 하지만, 주인이 무리의 리더 역할을 제대로 하지 않아서 강아지가 스스로 리더처럼 행동하는 모습들을 요즈음은 심심치 않게 보게 됩니다.

바로 이러한 뒤바뀐 역할 때문에 강아지도 불행하고 주인도 피곤해 지는 것입니다. 그러다가 심한 경우에는 유기견이 되거나 안락사하게

되는 것이지요.

의무교육 9년을 받아도 따라가기 힘겨운, 복잡한 인간 중심의 사회생활에서 강아지가 리더가 되어서 평온한 가정의 분위기가 유지될 수 있겠습니까? 해외토픽에 수백억 원의 주인 재산을 물려받은 강아지나 고양이 이야기도 가끔 등장하지만, 그 재산을 사람이 관리해 주지 않는다면 그 부자 강아지는 굶어죽기 쉬운 것이 현실입니다.

강아지가 무리의 리더가 되겠다는 엉뚱한 생각 자체를 품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 바로 올바른 강아지의 예절교육이자 복종훈련 입니다. 그러기위해서는 주인이 무리의 리더로서 올바른 태도를 강아지에게 보여주고, 유지해야 합니다. 강아지는 사람과 평등하게 대접받을 때 행복해하는 것이 아닙니다. 무리의 구성원으로서 리더의 보살핌과 관심과 사랑을 받을 때, 강아지는 편안하고 행복한 심리상태를 유지 할 수 있는 것입니다.

‘어떻게 무리의 안전을 지키고 먹이를 구할 것인가?’

하는 복잡한 숙제를 어린 강아지에게 맡기지 마시기를...

임장춘 한유복 공동대표
임장춘 한유복 공동대표

 

임장춘은?

필자 임장춘 한국유기동물복지협회 공동대표는 임애견훈련소장직과 한국애견협회 훈련사 및 한국 사체 탐지견 감독관,KKC 공인 훈련사범, KKF공인 훈련사범을 역임중이며, 과거 한국 경찰견 훈련학교 교장, 애견훈련학교 교장, 한국애견협회 훈련사회 회장, 한국 인명구조견협회 훈련사회장을 역임했으며, 훈련경기대회 최우수상과 국내 최초로 미국 사체탐지견 시험을 2회 연속 합격하는 등 애견 훈련 전문가로 알려져 있다.

[본 칼럼은 필자의 개인의견임을 밝혀둡니다./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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