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태익 전 대사 칼럼] 코로나19이후(포스트코로나) 세계 '어떤 시각으로, 또, 어떻게 헤쳐나가야 할 것인가'
[정태익 전 대사 칼럼] 코로나19이후(포스트코로나) 세계 '어떤 시각으로, 또, 어떻게 헤쳐나가야 할 것인가'
  • 정태익 한국외교협회 고문
  • 승인 2020.04.27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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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태익 (한국외교협회 고문)

 

코로나 19 재앙은 개인의 일상은 물론 국제 사회를 뒤흔들어 놓았다. 코로나 19 발생현황을 보면 전세계 확진자수가 2백 3십4만명에 이르고 사망자는 16만명이 넘었다. 앞으로 얼마나 더 희생을 치를지 모른다.  전쟁 수준의 재앙이다. 인류의 삶도 크게 변화할 것이란 예측이 나오고 있다.

앞으로 세상은 코로나 전(BC)와 후(AC)로 규정지어질 것이란 말과 함께 결국 위기는 극복될 것이라는 전망도 공존한다. 헨리 키신저 전 미국 국무장관은 월스트리트저널(WSJ)에 ‘코로나 19로 세계질서가 바뀔 것’이라며 “자유질서가 가고 과거의 성곽 시대(wall city)가 다시 도래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코로나 19로 인해 여행과 이주가 과거보다 어려워지고, 생산공장을 포함한 글로벌 공급망이 본국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예측이다. 키신저는 “코로나 19가 종식되더라도 세계는 이전과 절대로 같아지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최근 조선일보는 코로나 19사태 이후의 세계에 대해 글로벌 전문가들의 견해를 종합해서 보도한 바 있다. 사람, 자본이 더 이상 국경을 넘지 않아 각자 도생의 시대가 열린다는 전망이다. 구체적으로 나타날 현상을 열가지로 정리했다. 이를 열거하면 1.탈세계화 2. 거대정부 3. 세계의 일본화 4. 유로존 위기 5 중국의 위상 6 포플리즘 7. 탈오피스 8 악수의 종말 9 코로나 세대 10. 환경 존중 이다.

긍정적인 면을 보는 사람도 적지 않다. 코로나 19를 계기로 온라인 거래와 화상회의 원격의료, 온라인 강의 등을 바탕으로 초 연결 사회가 가속화할 것이란 얘기다. 물론 이 또한 엄숙한 경제 위기를 넘어선 뒤의 전망이다. 세상은 어떻게 바뀔까? 세계 미래학계의 대부로 불리는 짐 데이터 교수는 코로나 19 이후의 세계가 어떻게 될 것인가를 자신있게 말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단언한다.

데이터 교슈는 지한파 미래학자다. 한국의 현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또 높게 평가한다. 그는 코로나 19로 바뀔 세상이 어떻게 펼쳐지더라도 한국이 해야 할 3가지 도전을 주문했다.  첫째는 이제 더는 선진국을 따라가지 말고 스스로 선도국가가 될 것. 둘째는 지금껏 한국을 발전시켜온 경제와 정치 논리가 미래에는 더는 통하지 않을 것이니, 21세기 한국에 어울리는 새로운 길을 찾는데 앞장 설 것. 셋째는 외교 관계를 다극화할 것을 주문했다

코로나 19사태는 국제관계 관점에서 다자적 대응의 결여를 적나라하게 보여주었다. 오랫동안 전세계적인 전염병과 세계보건 안전은 글로벌 차원에서 대처해야한다고 알려져 왔다. 코로나 19는 모든 인종과 민족에게 동일하게 전염성이 있고 동일하게 치명적이다. 이 역병을 이기는 유일한 길은 모든 국가가 연대화 협력의 정신으로 함께 일하는 것뿐이다.  그러나 대처 실패는 도처에서 목격되었다.

글로벌 위기 때 세계는 본능적으로 미국이 다자적 대응을 이끌어 주길 기대한다.  과거 전 세계적 전염병 위기나 금융 위기 등에서 전임 미 행정부는 세계 지도자들을 직접 또는 화상으로 백악관에 불러들여 전략적 목표, 역할 분담, 완전히 조율된 단계적 대응 방안 등에 대한 계획을 세웠다. 오늘날 이런 모습은 전혀 찾아볼 수 없다.  글로벌 대응 부재로 비판을 받고 있는 미중의 두 지도자가 이번 위기를 기존 균열의 봉합보다 심화에 이용했다.

바이러스에 효과적인 대응이 다자주의적인 것이라는 점은 명확하다.  한때 G8은 에이즈 대유행, 결핵과 말라리아에 대한 세계적 투쟁의 최전방에 있었고 수백만명의 생명을 구했다. G20은 2008 금융위기에 대한 글로벌 대응을 조율했다.

미국은 당시 이런 다자주의적 노력의 선두에 있었다. 현재의 코로나 19 대유행이 계속 되는 것은 미국과 중국의 리더십 부재에 원인이 있다.

코로나 사태이후 인류는 과거와 다른 차원의 세계를 맞게 될 것이라고들 한다.

곧 닥칠 경제위기는 물론이고 신종 바이러스의 부단한 발생을 비롯해 기본소득논쟁, 재택 근무와 비정규직 차별, 원격 의료 찬반 등등 논란거리가 수두룩하다.

우리 사회에서 이념과 이익 집단에 따라 새로운 갈등을 촉발할 가능성이 있다. 새로운 표준의 기본확립이 시급하다. 프랑스 석학 자크 아탈리는 최근 “이번 펜데믹으로 인해 우리는 이타주의에 기초한 다른 형태의 사회를 의식하고 있다.”고 설펴했다. 우리는 저마다 독창적으로 타인에게 이로운 존재가 되는 길을 찾아야 한다.”라는 것이다.

우리 사회는 지금 복합적으로 전환기를 겪고 있다. 감염병과 싸우면서 총선까지 치렀다. 총선은 여당의 압도적 승리로 끝났다. 지구촌이 ‘연대의식’과 ‘이타주의’를 성찰하기 시작한 상황은 맞아 우리도 차분하게 생각할 때가 됐다.  오늘 날 우리는 자기 격리와 사회적 거리 두기를 통해 공감과 배려, 배분, 공유의 선언이 등장하는 것을 지켜보고 있다.

총선이 종료된 이후 우리에게 코로나 사태의 후폭풍이 커지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이 –3%까지 추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IMF는 한국의 성장률을 –1.2%로 내다봤다. 1980년 오일쇼크와 1998년 외환위기 충격이후 처음으로 역성장의 위기다. 재정 금융을 동원하면 될 것이란 생각은 단견이다. 지금은 그럴만한 여력도 효과도 많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에게 선택지는 많지 않다. 이념에 따른 정치논리는 내려놓고 합리와 이성에 기반을 둔 경제 논리만으로 이 난국을 극복해야 한다. 잘못된 정책은 과감히 수정해야 한다.

주요국은 지금 ‘코로나 이후 시대의 뉴노멀’에 빠르게 대처하고 있다. 언택트 문화 확산과 비즈니스의 본질 변화에 따른 대응이다. 이는 4차 산업혁명을 가속화할 수밖에 없다. 안팎의 도전에 대처하는 최고의 백신은 기업활력회복이다. ‘일자리는 기업이 만든다’는 철칙은 늘 변함이 없다. 이를 위해서는 소득주도 성장같은 반시장, 반기업정책은 당장 접어야 한다. 그래야 기업이 경제위기의 면역력을 강화할 수 있다. 외환 위기 때 코스닥 상장규제는 풀려서 TT산업이 꽃을 피우고 경제가 오리혀 도약했다. 이번에도 경제체질을 개선하고 초격차를 벌이는 것만이 위기 극복의 유일한 돌파구다. 위기 속에 늘 기회가 있다.

전망과 분석은 인간의 특권이다. 준비된 국가와 개인만이 재앙을 넘어 설수 있다. 팬데믹 이후의 세상에 대한 낙관과 비관을 모두 아울러야 한다. 자기 분야를 매의 눈처럼 쏘아보는 전문가의 통찰은 물론 그런 통찰을 종합해 큰 미래를 그릴 또 다른 전문가도 필요하다. 

정태익 한국외교협회 전 회장(현 고문)

 서울대 법대를 19회로 졸업하고, 네덜란드 Amsterdam University 에서 Diploma 및 서울대 대학원에서 법학석사학위를 받았습니다. 제 2회 외무고시를 합격하였으며, 미주국장, 주이집트 대사, 주이탈리아 대사, 외교안보연구원장, 대통령 외교안보수석, 주러시아 대사 등 외교관으로서 여러 요직을 두루 거쳤다. 공직을 마친 후에는 동북아평화연대 공동대표, 석유공사 이사회 의장, 단국대학교 석좌교수 등으로 활동하였다. 또한 러시아 레프 톨스토이협회 명예회원이며 베링터널포럼 한국대표직을 맡고 있다.

학력

● 1973 : 네덜란드 암스텔담대 구주정치학
● 1970 : 서울대학원 졸업 법학석사
● 1965 : 서울대학교 법과대학 졸업 법학사

주요경력

●  2017~현재 : 한국외교협회 명예회장
●  2014~2016 : 한국외교협회 회장,
●  2012~2013 : 단국대학교 석좌교수
●  2010~2011 : 한국석유공사 이사회 의장
●  2005~2012 : 경남대학교 북한대학원 초빙교수
●  2007 :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기획조정분과 자문위원
●  2004~2005 : 외교부 본부 대사
●  2002~2004 : 주러시아 대사
●  2001~2002 : 대통령 외교안보수석
●  2001 : 외교안보연구원장
● 1998~2001 : 주이탈리아 대사
● 1996~1998 : 제1 차관보, 기획관리실장
● 1993~1996 : 주이집트 대사
● 1992~1993 : 외교부 미주국장
● 1969 : 제 2회 외무고시합격
● 1966~1970 : 공군장교복무(공군사관학교법학교관)

논문 및 저서

● 러시아, 동북아시아 그리고 한국, 연경출판사 (2006)
● 한러관계의 새로운 발전 방향, 러시아외교아카데미 (2005) (논문)
● 새로운 동북아 질서와 한러관계, 외교협회 (2004)

수상

● 홍조근정훈장
● 대십자기사훈장 (이탈리아, 2000)
● 러시아 정부 훈장 (러시아, 2003)
● 황조근정 훈장 (2005)

언어

; 영어; 일어; 독일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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