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디자이너 허일무 의 리더십체인지] 왜 소통의 리더십이 필요한가?
[변화디자이너 허일무 의 리더십체인지] 왜 소통의 리더십이 필요한가?
  • 변화디자이너 허일무 박사
  • 승인 2020.03.19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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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국내 언론사에서 국외 인물 중 가장 매력적인 리더를 조사한 결과 사람들이 가장 많이 언급한 인물은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으로 지목됐다. 오바마의 ‘상대방을 이해하는 소통능력’이 이유로 설명됐다. 오바마는 재임기간 자신과 생각이 다른 사람의 주장도 잘 경청하고 포용하는 자세를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미래의 핵심 역량을 연구한 ‘데세코 프로젝트’에서 21세기 핵심인재가 갖추어야 할 능력 중 하나로 ‘커뮤니케이션’역량을 뽑았다. 케리 패터슨과 동료들이 20년 동안 10만여명을 대상으로 연구조사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유능한 리더와 부모들은 ‘차이가 발생하여 감정이 개입되고 말하기 어려운 이슈를 대화를 잘 풀어내는 소통스킬과 능력’을 갖추고 있었다. 이제 소통은 리더십의 차이를 만드는 역량이 아니라 리더가 되기 위한 필수조건이다.

과거 고성장시대에는 리더가 중요한 자원과 정보를 독점하고 일방 통행적인 지시와 의사결정으로 조직을 이끌어 가는 강력한 영웅적 리더십이 가능했다. 좋은 팔로워십의 기준은 그런 리더를 묵묵히 따르며 정해진 길을 벗어나지 않는 것이었다. 하지만 초가속, 초연결, 초융합으로 대변되며, 과거보다 문제가 복잡다양해지고, 경쟁이 격화된 지금은 리더 혼자서 판단하고 결정하고 감당하기에는 리스크와 불확실성이 너무 커졌다.

그리고 4차산업혁명으로 조직경쟁력의 원천이 과거와 달라졌다. 세계경제포럼(WEF)은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복잡한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 비판적 사고, 창의성, 인간관계관리, 다른 사람과의 협조능력, 감성지능, 판단력과 의사결정능력, 서비스지향성, 협상능력, 인지적 유연성’과 같은 10대 휴먼스킬을 개발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뉴욕타임즈 유명 칼럼니스트 토마스 프리드먼은 기계∙소프트웨어∙로봇이 우리가 싫어하는 많은일을 대체하게 될 것이기 때문에 우리는‘인간의 마음과 마음을 연결하는 일’과 같은 인간의 본연적인 능력과 관련 된 일을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마찬가지로 포춘의 편집장인 제프콜빈은 자신의 저서 <인간은 과소평가되었다>에서 경제현장에서 인간은 지식노동자에서 벗어나, 인간을 이해하고 공감하는 관계노동자가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 의학 드라마 <하우스>의 주인공 천재 의사 닥터 그레고리 하우스는 문제해결에 있어 집단지성이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주고 있다. 하우스는 아주 괴팍하고 직선적이고 천재성을 가진 자기 잘난 맛에 사는 진단의학과 과장이다. 하우스는 이런 그의 특성과는 다르게 같이 일하는 스텝들과 서로 질문하고 대화하며 환자의 문제를 해결한다. 그래서 자신의 말을 순종적으로 따르기만 하는 사람보다는 자신의 말에 토를 달고 반론을 제기하는 사람을 더 선호한다. 하우스처럼 구성원들과 정보의 상호공유와 신뢰에 기반한 권한의 나눔 속에서 책임을 공유하고 주인의식을 갖게 하는 행동을 공유리더십이라고 한다.

연구에 의하면 리더가 직원들에게 더 많은 정보를 공유하고 그들을 의사결정에 참여시킬 때 직원들은 더 높은 수준의 책임감과 심리적 주인의식을 가진다. 조직의 경쟁력은 구성원들의 관심과 참여로부터 나온다. 질문을 허용하지 않는 리더와 질문을 하지 않는 구성원들이 많은 조직의 미래는 없다. 직원은‘왜’라는 질문을 거리낌 없이 던지고 리더는 질문하는 사람의 관심과 적극성을 인정하고 공감하며 적극적으로 소통할 때 조직의 변화는 시작된다.

TV뉴스에서 한 종교단체의 리더가 현 정권의 독재성과 불통을 비판하며 연설하는 모습을 봤다. 연설 도중 갑자기 청중 한 명이 일어나 그 종교 지도자의 발언을 문제 삼으며 반대 의견을 제시했다. 그 종교 지도자는 얼굴을 붉히며 그 사람의 얘기를 듣지도 않고 나가라고 호통을 쳤다. 그 종교 지도자의 주장이 옳고 그름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사람들은 다 자신의 관점에 따라 다양하게 생각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오히려 더 큰 문제는 그 종교 지도자가 현 정권의 문제라고 지적하는 독선과 불통이 자신에게도 있음을 인식하지 못하는데 있다.

리더는 구성원의 현실과 관점을 듣고 존중하기 위해 ‘자신만이 옳다’라는 욕구에서 멀어져야 한다. 또한 생각나는 대로 행동하거나 말하지 않고 그것이 상대방에게 주는 인지 및 정서적 느낌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그리고 직원들이 특별한 용기를 갖지 않아도 자유롭게 ‘왜’에 대해 질문하고 ‘왜’에 대해 설명하고 ‘왜’에 대해 서로 의견을 교환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

세종이 한국에서 가장 훌륭한 임금으로 불리는 이유 중에 하나는 바로 탁월한 경청능력 때문이다. 세종은 어전회의에서 ‘경들은 어찌 생각하시오?’라는 말을 자주했다. 강력한 권력을 가진 군주지만 많은 결정을 신하들과 의논하여 내렸다. 세종은 기록에 의하면 경연을 32년간 1898회나 가졌다. 바로 앞에 임금인 태종이 18년간 60회를 한 것과 비교하면 엄청난 숫자이다. 세종은 전분 6등법과 연분 9등법으로 나눈 토지조세 제도 실행에 앞서 17년이라는 오랜 기간 동안 백성 16만명의 의견을 조사했다.

세종이 문화와 과학분야에서 독보적인 업적을 낼 수 있었던 것은 다양한 사람들의 의견을 반영하고 다양성을 받아들이는 소통의 리더십을 발휘했기 때문이다.

누군가의 얘기를 듣는 것은 단순히 기술이 아니다. 그것은 상대를 온전하게 받아들여 전인성을 회복시키는 치유의 행위이다. 그리고 우리는 진정한 경청을 통해 자신의 생각과 관점을 변화시키고 성장하여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는 메타노이아(metanoia)를 실천할 수 있다.

허일무 박사는?

∙ (현)HIM변화디자인연구소 대표/경영학박사

∙ 성균관대학교 겸임교수

∙ 장안대학교 외래교수∙ 엑스퍼트컨설팅 전임교수

∙ IGM, 한국생산성본부 겸임교수

∙ 삼성에스원 지사장

∙ 변화디자이너(특허청 서비스표 등록 제41335267호)’

삼성, 현대기아자동차, LG, SK를 비롯한 국내 기업 및 다양한 공공기관과 방송에서 리더십, 변화관리와 관련하여 인사이트가 있는 강의와 컨설팅을 진행하고 있다. 주요저서로는 《노와이,2017》, 《차이를 만드는 습관, 2015》, 《습관다이어리 365+1,2015》, 《체인지웨이,2014》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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