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주총에서 퇴진 가능성 배제 못해..조현아 전 부사장, KCGI등과 연합 , 국민연금도 변수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주총에서 퇴진 가능성 배제 못해..조현아 전 부사장, KCGI등과 연합 , 국민연금도 변수
  • 안기정 기자
  • 승인 2020.02.01 15: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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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태 회장/자료사진-대한항공 제공
조원태 회장/자료사진-대한항공 제공

 

한진그룹 오너家 장녀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공세가 본격화되면서 한진그룹 경영권 승계 다툼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조현아 전 부사장과 KCGI(일명 강성부 펀드) 및 반도건설 공동 대리인인 법무법인 태평양은 지난달 31일 "대한항공을 비롯한 한진그룹의 현재 경영상황이 심각한 위기상황"이라고 전하면서 "현재의 경영진에 의하여는 개선될 수 없다"는 취지의 성명을 발표했다.
  
그러면서 "전문경영인 선임을 통한 주주가치 제고가 필요하다는 점에 함께 공감했다"고 말하고 "이들 세 주주는 경영일선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곧, 조원태-조현아 남매간 경영권 분쟁과 조 회장과 모친과의 불화설이 불거질 당시에도 가족간 합의에 따라 봉합될 것이라는 일부 시각과는 배치되는 내용이다.

조 전 부사장이 조원태 회장의 연임을 반대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드러낸 것으로, 향후 조 회장의 경영권 방어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사실상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퇴진을 요구한 목소리로 보이기 때문이다.

조 회장과 조 전 부사장의 갈등은 지난해 12월 23일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에 대해 자신의 법률대리인을 통해 그룹경영에 대한 불만을 털어놓으면서 점화됐다.

조 전 부사장은 법률대리인인 법무법인 원을 통해 '한진그룹의 현 상황에 대한 조현아의 입장'이라는 제목의 자료를 내고 "조원태 대표이사가 선친인 고 조양훈 회장의 공동 경영 유훈과 달리 한진그룹을 운영해 왔고, 지금도 가족간의 협의에 무성의와 지연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밝히면서 "동생인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을 겨냥한 독단적인 경영 비판과 함께, 선친인 고 조양호 회장의 유지를 받들어 가족과 공동 경영에 나설 수 있다"는 뜻을 전한 바 있다.

이어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은 지난해 12월 25일 크리스마스날 어머니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의 자택을 가족과 함께 인사차 방문한 자리에서 크게 다툰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모자간 화해했다는 메시지를 전한 바 있으나, 이번 조 전 부사장의 행보로 경영권을 둘러싼 갈등이 가라앉지 않았다는 것을 반증한다.

조현아·현민 자매가 상속받은 고 조양호 회장 보유의 한진칼 지분 역시 조원태 회장의 온전한 우호지분으로 보기 어려운 상태에서 경쟁상대인 KCGI는 지분을 추가 취득한 바 있다. 그룹의 지주사인 한진칼 지분은 한진가 오너중 조원태 회장(지분율 6.52%)과 조현아 전 부사장(6.49%), 조현민 대한항공 전무(6.47%), 이명희 고문(5.31%)순으로 분포되어 있다.

오너일가를 제외한 한진칼의 2대 주주로 지분을 늘려온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강성부펀드) 산하 투자사 그레이스홀딩스는 지난해 12월 23일 한진칼 지분을 기존보다 1.31%p 늘린 17.29%를 보유했다고 공시해 지분 확대를 알린 바 있다.

반도건설도 대호개발등 3개 계열사를 통해 지난해 12월말 기준 한진칼 보유 지분을 8.28% 늘렸다. 경영권에 영향을 주기 위한 목적으로 오너가를 제외한 제 3의 주주가 됐다.

이들이 힘을 합하면 조원태 회장의 연임은 물 건너갈 가능성이 높다. 모친인 이명희 고문과 조현민 전무가 조 회장에게 손을 들어준다해도 국민연금이 연임을 반대할 경우 조 회장은 낙마할 가능성이 크다.

조현아 전 부사장은 자신이 보유한 한진칼 지분 6.49%와, KCGI(17.29%) 및 반도건설(8.28%) 지분을 공동 보유하기로 합의하면서 이들 세 주주의 지분율은 32.06%로 늘어나게 됐다.

반면, 조원태 회장의 6.52% 및  여동생인 조현민 한진칼 전무 6.47% 와 어머니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 5.31%, 우호지분으로 꼽히는 델타항공의 지분 10%를 합치면 32.45%다. 이 중 조 전무나 이 고문중 어느 한명이라도 돌아서면 경영권을 빼앗긴다.

국민연금(3.45%), 카카오(1.00%)등 지분과 해외투자자 지분등도 변수다.

국민연금은 지난 2018년 7월 스튜어드십 코드(기관투자자의 의결권 행사 지침)를 도입한 이래 주주권 행사를 강화하기 위한 조치로 지난해 3월 주주총회때 고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대한항공 사내이사 연임 저지에 성공한 바 있다.

이에 따라, 3월로 예정된 주주총회에서 조현아 전 부사장등 3대 주주의 연합이 기정 사실화될 경우 한진그룹의 경영권이 제3자에게 넘어갈 가능성은 그 어느때보다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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