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류지선의 인사이트 아프리카]아프리카의 국가 시스템을 장악해 가는 중국, 우리의 위치는?
[기획-류지선의 인사이트 아프리카]아프리카의 국가 시스템을 장악해 가는 중국, 우리의 위치는?
  • 류지선 블루매니지먼트 대표
  • 승인 2020.01.20 09:34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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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연합 (Africa Union) 사무실 책상에서 펜을 떨어뜨리면, 화웨이 사무실에 실시간으로 정보가 전송된다’나이지리아의 한 정부 관계자가 웃으며 던진 말이다.

AU는 아프리카에서 가장 큰 국제 정부간 기구다. 에티오피아 수도인 아디스아바바에 본사를 두고 현재55개국이 가입해 있으며,가장 큰 경제 협력체인AfCFTA (아프리카 자유 무역협정)의 모기관이다. 즉, 아프리카에서 가장 영향력이 큰 정치, 경제 연합체라고 볼 수 있다.

 

2002년 중국 정부의 원조로 설립된 아프리카 연합 빌딩, 에티오피아 아디스아바바 소재사진 출처: CNN
2002년 중국 정부의 원조로 설립된 아프리카 연합 빌딩, 에티오피아 아디스아바바 소재사진 출처: CNN

 

지난해7월, 파이낸셜 타임즈의 보도가 큰 파장을 일으켰다. 지난 5년간 화웨이가 매일 밤 AU 사무실의 모든 데이타를 아무런 제약없이 접근할 수 있는 소위‘백도어’를 통해 중국으로 전송하며지금까지 스파이 역할을 하고 있다는 기사였다. 이에 대해 중국 정부, 화웨이, AU 모두 완강히 부인했다. 그러나 AU 본사 건물 및 내부 시스템은중국 정부가 2천만 달러의 원조 자금으로 건설, 구축이 되었고중국이 AU에 지속적으로 자금 지원해 온 사실을 볼 때 나이지리아 정부 관계자의 농담과 화웨이의 스파이 루머 보도를 가볍게 지나치기 어렵다. 게다가 화웨이 루머 보도 이후, AU와 화웨이는 클라우드 기반의5G 와 인공지능 (AI)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 (MOU) 를 체결했다.

이동 통신에서 국가 네트웍으로..

화웨이는 1990년대 말부터 아프리카 시장을 두드렸다. 중국정부의 지원을 등에 업고 2G, 3G 이동통신 네트웍 장비를 통신 사업자에 장기 융자 형태로 제공했다. 자본금이 부족한 아프리카 통신 사업자들에게는 뿌리치기 어려운 유혹이다.

결국 아프리카 전 대륙 이동통신 장비의 80%이상을 장악하고, 이는 4G의 선점으로 이어져 현재 70%이상의 4G 점유율을 차지하며 23개국에 진출해있다. 작년 2월에는 남아공이 아프리카 최초로 5G 런칭을 하였고, 이 뒤에는 역시 화웨이가 있었다. 나아가파키스탄에서 출발해 동아프리카 각국을 연결하고 프랑스에서 끝나는 총연장 1만 5000㎞에 이르는 해저 광케이블 구축 사업이 화웨이에 의해 진행중이며 2021년 완공 예정이다. 이 사업은 중국 건설은행 자금으로 추진중이다.

화웨이의 영향력은 통신 장비 인프라에 끝나지 않는다. 2018년 2월알제리 관세청은 화웨이를 데이터 센터 파트너로 지명하였다. 짐바브웨, 잠비아, 탄자니아, 이집트, 모잠비크에 이어 아프리카에서 6번째로 데이터 센터를 구축하게 된다.이제 화웨이의 사업 대상은 통신 사업자를 넘어 관세청, 이민국 등의 정부 기관이다. 나이지리아 대통령은 작년 11월에 화웨이 컨소시엄이 나이지리아 관세청의 모든 행정 시스템을 향후 20년 동안 전자화e-customs (전자 세관 시스템) 프로그램 계약서에 싸인을 했다. 화웨이는 장비 및 시스템에 투자를 하고 운영까지 맡으며 향후 20년동안 세금의 일부를 취할 수 있는 권리를 갖게 된다. 결과적으로 통신 네크워크 장비를 통해 데이타 정보를 수집하고, 자동화 시스템을 구축해 주며 국가 시스템의 알고리즘과 운영 체계까지 통제권을 갖고자 하는 거대한 그림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해 9월 14일화웨이 기술자들이 아프리카에서 정부의 정적 감시 활동을 개인적으로 지원한 경우가 최소 2건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암호화된 메시지와 소셜미디어 메시지를 가로채고, 휴대전화 데이터를 이용해 위치를 파악하는 것을 도왔다는 것이다. 이에 따르면, 우간다 캄팔라에서 6명의 정부 정보 관리들이 현 정부에 도전을 선언한 야권 지도자 로버트 키아굴라니(바비 와인)의 통신메시지를 화웨이의 도움을 받아 가로채는데 성공했다.

WSJ은 경찰 내부 문건에 화웨이 기술자들의 이름이 적시돼 있으며, 이들이 키아굴라니의 왓츠앱 채팅그룹에 들어가 얻은 정보로 시위를 계획했던 사람들을 체포할 수있었다고 보도했다. 잠비아에서도 화웨이 기술자들이 정부의 친야당 블로거 감시를 지원했다는 사실이 보도되었다. 이같은 일련의 사건들은 화웨이의 영역이 아프리카 국가의 정보국 역할까지 확대된 그들의 통제 능력을 입증한다.

 

우간다 수도 캄팰라에 위치한 화웨이 건물 ( 사진 출처:월스트리트저널)
우간다 수도 캄팰라에 위치한 화웨이 건물 ( 사진 출처:월스트리트저널)

 

효율성과 신뢰성을바탕으로 한 우리나라 정부 시스템의 약진

전자정부 시스템은 기존의 정부 시스템을 정보 기술(IT)로 정보화해 인터넷으로 행정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나라는 지난 10년간 UN전자정부 평가에서 최상위 국가로 인정받았고, 2015년에는 전자정부 시스템을 5억 달러 이상을 수출하며 정점을 찍기도 했다. 다년간 효율성을 위해 시스템을 지속적으로 업그레이드하며 쌓은 노력의 결과다. 그 중 하나인 우리나라 관세청의 전자통관 시스템인 ‘유니패스’는코이카의ODA(공적개발 협력) 사업을 통해 아프리카 국가 관세청에 컨설팅을 해주며 현재 아프리카 5개국에 수출을 하였고 알제리, 카메룬, 가나 등3개국에서 시스템 개발 중에 있다.

이 뿐 아니라 농업, 교육, 에너지 등 다양한 영역에서 정부 주도로 지식 공유, 시스템 구축 등의 유무상 개발 협력 등을 다양한 아프리카 국가들과 전개하고 있다. 이를 통해 정부간의 신뢰를 쌓고 긴밀한 관계를 맺으며 민간 기업들이 아프리카에 진출할 수 있는 초석을 마련하고 있다.

그 중, KT는작년 5월, 아프리카 최초로 르완다에 LTE 전국망을 구축하였고 올해안에 95%의 대역망을 목표로 하고 있다. 2013년 르완다 정부와 공동으로 설립한 조인트 벤처인 KTRN (KT Rwanda Networks) 를 설립한지 5년만의 성과다. 또한 이같은 성공 스토리를 바탕으로 르완다는 한국과 스마트 시티, 스마트 팜 등 다각적인 기술 협력을 추진하고 있고 KT는 서아프리카로의 진출을 도모하고 있다.

우리가 갈 길은?

우리나라의 사업 규모는 중국과 규모면에서 비교가 안될만큼 작고, 사업의 목적도 다르다. 우리는 중국이 될 수도 없고 될 필요도 없다. 아프리카 국가들에게 효율적인 시스템을 구축해 주며 그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하는 이상으로정치적인 의지를 갖고 사업을 하지 않는다. 그 부분이 실제로 중국의 영향력을 두려워하는 아프리카 국가들에게 긍정적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더이상 우리의 판를 키우지 못한다는 점에서 한계점이 될 수도 있다. 이미 화웨이가 아프리카의 통신 인프라를 이미 지배, 통제하고 있고 유럽 국가들은 우리 나라가 문호를 열기 500년 이전부터 지금까지 아프리카에서 정치, 경제적으로영향력을 미치고 있다. 이제 우리는 아프리카에서 어떤 길을 선택해야 할까?

아프리카에서의 사업에는 인내심이 필요하다. 정치 경제적인 불확실성이 높고 시장 진입을 하기까지 비용도 높다. 정보도 부족하다. 따라서 중소 기업이 단독으로 추진하기에 장벽이 높다. 우리 정부의 다양한 유상/무상 원조 사업은 아프리카에서 상당히 긍정적인 피드백을 받는다. 중국과는 달리 실질적인 능력 배양과 기술 전수로 진정성이 전달되기 때문이다. 이것이 후속 사업으로이어지게 하기 위해선 사전 전략이 필요하다. 아프리카에서 단독 전투는 어렵다.

지금이야말로 정부가 아프리카에 대한 장기적인 마스터 플랜과 대, 중소 기업들의 진출을 함께 도모하는 그림을 그려야 하지 않을까? 이미 아프리카 국가들에 진출한 국내 기업, 기관들의 경험과 지식을 담은 데이타 베이스를 하나로 모으고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함께 모여 전략을 세운다면 아프리카 시장은 우리에게 새로운 희망을 제시해 줄 수도 있다.

2017년에 전자 정부 수출액은 반토막이 났고 계속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우리에게 남은 시간은 그리 많지 않을 수도 있다.

■ 류지선/ 블루매니지먼트 대표

나이지리아 라고스에서 8년째 거주, 아프리카 지역 전문가로서 정부 개발협력 사업의 컨설턴트 및 개인 사업가로서 다양한 공적, 민간 영역의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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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고 2020-01-21 21:20:15
좋은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