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디자이너 허일무의 리더십체인지]나쁜 리더 VS 좋은 리더
[변화디자이너 허일무의 리더십체인지]나쁜 리더 VS 좋은 리더
  • 변화디자이너 허일무
  • 승인 2020.01.16 12: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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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히 들은 두 사람의 대화다.

“예전에 너 힘들게 하고 괴롭혔던그 상사는 지금은 어디서 근무하냐?”
“누구를 얘기하는 거야? 그랬던 인간이 한 두 명이어야지?”

옆에서 듣고 있는 데 헛 웃음이 나왔다.

구체적으로 물어보지 않아도 그 대답이 의미하는 바를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다. 하지만 힘들게 하고 괴롭히는상사가 모두 나쁜 상사는 아니다. 아무리힘들게 했던 상사라도 세월이 지나면 좋게 평가하는 경우도 있다. 반대로 항상 부드럽게 대하고 까다롭지 않던 상사가 비호감으로 기억되기도 한다.

리더십이 부드럽든 강하든 비슷한 행동이 다르게 받아들여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최근 직장내 괴롭힘 금지법이 시행되면서 상사들은 부하직원과의 관계가 더 힘들어졌다고 한다. 괜히 말 한마디 잘 못했다가 오해를 받기 십상이어서 듣기 싫은 소리를 하며 일을 시키는 것보다 차라리 자신이 직접 해버리는 것이 속이 편하다고 말한다. 이는 좋은 리더는 고사하고 나쁜리더만 되지 않으려는 소극적인 생각이다.혹시 이렇게 하면 좋은 리더가 된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닌지 걱정된다.이런 리더십에서는 진정성을 느낄 수 없다.

직원들에게 불편한 얘기를 하지 않는 리더는 상대방을 인간으로 보지 않는 진짜 나쁜 리더이기 때문이다.

좋은 리더는 구성원을 인간(people)으로 대하는 사람이다.인간으로 본다는 것은 무엇일까?나와 똑같은 욕구와 필요를 갖고 있는 존재로 대하는 것이다.라이언과 디씨는 인간의 본질적인 욕구와 필요를 세 가지로 말했다.자율성(autonomy),유능성(competency),관계성(relatedness)이다.

자율성은 자유의지로 선택하고 외부 힘에 의해 자아를 통제 받지 않는 느낌을 말한다.자율성은 업무성과에도 많은 영향을 미친다. 어느 산업심리학자는 실험집단을 둘로나누어 각각의 집단에 동일한 과제를 해결하게 하였다.하나는 복잡한 퍼즐을 푸는 문제를 다른 하나는 따분한 내용의 교정작업을 부여했다. 그리고 양집단이 문제를 푸는 동안 귀에 거슬리는 다양한 소음을 들려주고 한 집단에게는 그 녹음기 소리를 끌수 있는 버튼을 나눠주고 다른 집단에게는 아무것도 주지 않았다.그 결과 버튼을 받은 집단은 아무것도 받지 않은 집단보다 퍼즐은 5배나 많이 풀고, 교정작업은 25%의 더 높은 성과를 냈다.

그런데 흥미로운 것은 여러 번의 실험이 진행되는 동안 실제 버튼을 눌러 소음을 끈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이 실험은 버튼을 누를 수 있는 자율권을 부여한 것 만으로 업무성과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을 밝혀냈다.
 

조직은 특성상 의사결정과 선택 그리고 행동에 있어 제한적일수 밖에 없다.하지만 리더가 구성원에게 제한된 범위내에서 최대한 스스로 선택하고 책임질 수 있도록 배려할 때 자율성의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다.리더가 자신의 신념과 생각을 구성원에게 확신시키고,가르쳐주며,바로잡아 주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똑 같은 가치를 가진 사람으로서 포용하고 인정해야 한다.상대방의 의견을 듣고 경청하며 차이를 인정하는 수준을 넘어 판단하려고 하지 않아야 한다.


물론 무조건적으로 자율성을 보장하는 것이 상대를 인간으로 보는 것은 아니다.개인의 성숙도에 따라 다르게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역량과 동기의 수준에 따라 사람들은 다른 필요와 욕구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높은 역량과 높은 동기를 가진 사람은 더 높은 수준의 자율성을 제공하는 권한위임이 필요하다.하지만 신입사원처럼 낮은 역량과 높은 동기를 가진 경우는 업무지식과 기술을 제대로 알려주어야한다.

신입사원에게 아무것도 알려주지 않으면서 알아서 하라고 하는 것은 인간으로 대하는 것이 아니다.

유능성은 숙달과 효과성의 느낌과 관련된다.이런 느낌은 자신의 능력을 적용하고 확장할 때 가질 수 있다.이 욕구는 역량을 개발하고 그것을 활용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충족될 수 있다.리더가 구성원에게 단순하고 낮은 난이도의 일만 시킨다면 그 구성원을 인간으로 보지 않는 것이다.리더는 구성원이 당장은 힘들어 할 수도 있지만 진정성을 갖고 성장할 수 있는 과업을 제공하거나 도전하도록 만들어야 한다.직원들에게 성장의 기회를 제공하지 않으며‘업무가 바빠서’,‘실적에 문제가 있어서’라고 말하며핑계를 대는 리더들은 모두 나쁜 리더들이다.

관계성은 연결과 관련된 느낌이며 다른 사람에게 의미 있는 존재로 느껴지는 것과 관련된다.리더와 동료에게 인정받고 존중 받을 때, 주변으로부터 자신의 일이 중요하다고 인정받을 때,자신의 일이 조직과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할 때 관계성의 욕구는 충족된다.

세계적인 호텔기업인 메리어트 인터내셔널의 메리어트 회장은 자신이 호텔왕이 된 비결을 사람이라고 말한다.

“사람을 고용하고, 그들을 발전시키고,사람을 위해 일한 것입니다.저는 늘 저보다 더 훌륭한 사람들을 고용하기 위해 노력했고, 그들에게 기회를 주어 성공할 수 있도록 늘 신경을 써왔습니다. ”

메리어트는 좋은 리더의 기준을 총지배인이 직원들 사이를 지나갈 때 이름표를 훔쳐보지 않고도 그들 한 명 한 명의 이름을 아는 것이라고 말한다.실제로 부임 후 9개월간 눈부신 실적을 보여 준 지배인을 직원들을 괴롭히고 벌주고 직원들의 근심과 걱정에는 관심이 없다는 이유로 내보냈다.

좋은 리더가 되기 위해서는 진정성과 좋은 의도를 가지고 구성원의 자율성,유능성,관계성의 욕구가 충족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그러면 구성원을 부드럽게대하든 강하게 대하든 어떤 방식이 옳은 지 고민할 필요가 없다.또한 강한 리더십으로 발생하는 저항과 리스크도 줄일 수 있다. 그 이유는 그 어떤 방식도 다 직원들을 사람으로 보기 때문이다.

 

■경력

∙ (현)HIM변화디자인연구소 대표/경영학박사

∙ 성균관대학교 겸임교수

∙장안대학교 외래교수
∙ 엑스퍼트컨설팅 전임교수

∙ IGM, 한국생산성본부 겸임교수

∙삼성에스원 지사장

∙변화디자이너(특허청 서비스표 등록 제41335267호)’
 

■주요활동

삼성, 현대기아자동차, LG, SK를 비롯한 국내 기업 및 다양한 공공기관과 방송에서 리더십,변화관리와 관련하여 인사이트가 있는 강의와 컨설팅을 진행하고 있다. 주요저서로는 《노와이,2017》, 《차이를 만드는 습관, 2015》, 《습관다이어리 365+1,2015》, 《체인지웨이,2014》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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