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중반, 반도체 경기 다시 살아난다..한은 "PC출하령 늘고, IT기업 부진 탈피, 반도체 주문등 선행지표 개선중"
내년 중반, 반도체 경기 다시 살아난다..한은 "PC출하령 늘고, IT기업 부진 탈피, 반도체 주문등 선행지표 개선중"
  • 안기정 기자
  • 승인 2019.12.13 19: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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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사진=삼성전자 제공
자료사진=삼성전자 제공

 

최근 글로벌 반도체의 경기회복이 지연됨에 따라 우리 반도체 수출 부진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한국은행이 내년에는 반도체 경기가 살아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12일 국회에 제출한 한은의 통화신용정책보고서에 따르면, 금년중 전체 수출 감소를 반도체가 주도하고 있다는 점에서 향후 수출 개선 여부는 글로벌 반도체경기 변화에 좌우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글로벌 반도체 시장의 첫번째 구조적 특징은 전방산업의 수요 변화에 대응하여 공급이 탄력적으로 조정되지 못하면서 주기적으로 경기가 변동한다는 점이다. 반도체 산업은 생산라인 조정에 상당한 비용이 소요되는 특징이 있어 2000년대 이후 IT경기 부진 등으로 전세계적인 메모리 수요가 감소하는 기간에도 수요 확대기에 늘어난 공급이 상당기간
유지되면서 단가가 크게 하락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에 따라 그동안 글로벌 반도체경기는 「수요 증가에 대응한 투자 확대 → 수요 감소 → 경직적 공급 조정에 따른 단가 하락 → 매출 감소」의 과정을 반복해왔다.

한은은 "과거 사례를 보면 전세계적으로 반도체 투자가 크게 증가한 경우 1~2년 내 전세계 D램 매출액이 감소하는 경향이 나타났다."며 "금년 들어서도 2017년 이후 투자 급증의 영향으로 상반기 중 큰 폭의 초과공급이 발생하고 메모리 단가 하락세가 심화되었다."고 밝혔다.

한은은 글로벌 반도체 시장의 두 번째 구조적 특징으로 메모리 수요와 공급 모두 사실상 과점을 형성하고 있어 가격변동폭이 크다는 점을 들었다. 메모리 시장에서는 대규모 수요처와 제조업체의 전략적 행동에 따라 수급 여건이 결정되는데, 수요과점은 가격 하락기에, 공급과점은 가격 상승기에 각각 가격 변동폭을 확대시키는 경향이 있다는 것.

 실제로 우리 반도체 수출물가는 자동차, 기계류 등 여타 품목의 수출물가에 비해 큰 폭으로 등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2018년 하반기 이후 메모리 단가 하락 기대가 확산되면서 대형 IT업체들이 전략적으로 구매를 지연한 결과
메모리 단가 하락세가 심화되었다.

한은은 이러한 구조적 특징을 갖는 글로벌 반도체 시장의 향후 경기 회복 가능성을 평가하기 위해 관련 지표변화를 살펴본 결과 우선 그동안 IT기업의 메모리 구매 지연 요인으로 작용해 온 단가 하락세가 상당폭 둔화되었다고 지적했다.

D램(8Gb) 고정가격이 금년 8월 이후 하락폭이 크게 줄어들었으며 낸드(128Gb) 고정가격은 7월 이후 상승하였다. 주요 시장조사 기관들도 메모리 단가가 내년 상반기 중 상승 전환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은은 "메모리 단가 하락세가 둔화됨에 따라 그간 반도체 구매에 소극적이었던 서버부문 IT업체들이 데이터센터 서버용 반도체 구매를 재개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며 "실례로 주요 서버용 D램 설계업체의 실적이 최근 들어 개선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지난 수년간 감소세를 지속해온 전세계 PC 출하량이 금년 2/4분기 이후 증가로 전환된 점도 향후 메모리 수요 회복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는 설명이다.

한은은 메모리 경기 관련 선행지표도 개선되는 모습이라고 강조하면서 "반도체경기 회복 기대로 주요 반도체 제조용 장비 업체의 매출액이 최근 개선되고 있으며, 북미 반도체장비 출하액도 지난 3월을 저점으로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하면서 지난해 대비 감소폭이 축소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뿐만 아니라 지난 5월 미·중 무역분쟁의 영향으로 크게 하락했던 미국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 와 국내 주요 반도체 제조업체의 주가도 메모리 업계의 경기회복 기대를 반영해 상승했다는 점도 고무적이다.

한은은 이처럼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구조적 특징을 감안할 때 최근 경기 둔화는 그간의 투자 및 공급 증가에 따른 조정 과정으로 평가할 수 있다"고 진단하고 "메모리 수요처의 구매지연과 같은 전략적 행동이 반도체경기의 하락폭을 확대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다"면서 "최근 메모리 단가 및 전방산업 수요 변화, 반도체 제조용장비 주문과 같은 선행지표 움직임 등을 감안할 때 메모리 경기는 회복 가능성이 점차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한은은 글로벌 메모리 경기와 우리 반도체 수출은 내년 중반경 회복국면에 들어설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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