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칼럼니스트 [ 변연배의 와인과 함께하는 세상 25 ] 와인 한잔 들고 단풍이 드는 가을을 맞는다
와인칼럼니스트 [ 변연배의 와인과 함께하는 세상 25 ] 와인 한잔 들고 단풍이 드는 가을을 맞는다
  • 변연배 와인칼럼니스트
  • 승인 2019.10.31 08:3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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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 경주 남산의 새벽안개 낀 소나무를 찍기 위해 출사 여행을 다녀왔다.

달리는 열차의 차창 너머 펼쳐지는 풍경에는 가을이 완연했다.

한 여름 온통 초록이었던 들판과 숲은 어느 새 노랗고 붉은 색으로 물들고 있었다.

뿌린 만큼 거둔다는 평범한 진리가 현실로 나타나는 때가 가을이다.

그래서 가을은 만물을 겸손하게 한다.

그리고 가을은 좀 쓸쓸하다.

아마 겨울이 다가오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가을이 오면 만물이 겨울을 대비하기 시작한다.

출처 : unsplash.com  ⓒ 데일리경제

단풍과 낙엽은 사람들에겐 낭만적인 볼 거리일지 몰라도 나무에겐 겨울을 대비하기 위한 하나의 생존전략이다.

가을이 되면서 기온이 떨어지고 공기가 건조해지면 나무의 뿌리가 수분을 흡수하는 힘이 약해지기 때문에 수분 부족을 겪게 되고 땅이 얼어붙는 겨울로 갈 수록 이러한 현상은 심해진다.

출처 : londonist.com  ⓒ 데일리경제

나뭇잎은 햇빛과 함께 공기중에 있는 이산화탄소를 이용해 나무의 에너지원을 만드는 광합성 작용을 한다.

광합성 과정에서는 질소, 수소도 함께 필요한데 수소는 물을 통해서만 공급받을 수 있고 질소는 구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나무는 겨울 동안의 생존을 위하여 물과 질소를 내부에 축적하려고 한다.

이를 위해 나무는 물과 질소를 소비하는 광합성 작용을 멈추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광합성 작용을 주도하고 수분을 증발시키는 역할을 하는 나뭇잎을 버리게 되는 것이다.

나뭇잎은 엽록소로 가려져 녹색으로 보이지만 내부에는 황색 또는 주황색인 크산토필과 카로틴이라는 색소가 들어있어 원래부터 여러가지 색깔을 가지고 있다.

출처 : bustle.com  ⓒ 데일리경제

 단풍의 울긋불긋한 색깔은 기온이 내려가면 나뭇잎의 엽록소가 파괴되면서 생기는 현상이다.

엽록소가 파괴되면 초록색깔이 분해되어 숨겨져 있던 여러 가지 색소들이 드러나는 것이다.

동시에 단풍속의 영양분은 줄기 등으로 이동하고 필요 없는 양분인 칼슘, 규소 등은 잎에다 남겨둔 후 나뭇잎 끝과 가지 접합 부분에 ‘이층’ 이라 불리는 특수한 절연 세포층을 만들어서 나뭇잎을 탈락시킨다.

이 것이 바로 낙엽이다.

나무는 스스로 자기 몸의 일부를 버림으로써 생존하는 것이다.

이러한 자연현상을 보면서 버림과 비움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된다.    

출처 : britannica.com  ⓒ 데일리경제

해가 떨어지는 가을날 오후 낙엽지는 오솔길을 걷는다.

길 모퉁이에 보이는 소담한 카페에 들러 와인 한잔 을 청한다.

출처 : justwineapp.com  ⓒ 데일리경제

와인이야 좋은 사람과 그럴 이유만 있다면 언제 마셔도 좋지만 이 멋진 가을날 오후라면 더욱 그렇다.

또 가을에는 가을의 분위기에 맞는 와인이 있다.

봄에 마시기 좋은 와인에 관해 쓴지가 얼마 되지 않은 것 같은데 벌써 가을에 마시기 좋은 와인에 대해 쓴다.

세월이 빠르다.

하지만 양자물리학적인 관점에서는 시간은 흐르지 않고 단지 세상은 사건들로 이루어져 있으며 시간은 사건과 그와 관련된 관계로서 우리의 기억속에 존재하는 것에 불과하다.

사물도 별도로 존재하는 것이 아닌 사건의 일부이다.

이를테면 바위도 사물로 보이지만 바위가 생기고 또 풍화되어 흙이 되어가는 한 사건의 일부이다.

가을에 와인을 마시는 것도 사건이다.

 

그러면 가을에 일어나는 사건에는 어떤 와인들이 어울릴까?  


날씨가 더워지는 봄과 여름에 화이트와 로제 와인이 어울린다면 기온이 내려가는 가을의 분위기에는 단연 레드 와인이다.

이러한 배경에는 계절의 이미지와 와인의 색깔도 관련이 있지만 계절에 따라 선호하는 음식과도 관계가 있다.

봄과 여름에는 아무래도 샐러드나 해산물을 많이 접하게 되는 반면 가을과 겨울에는 스테이크나 바비큐 같은 육류를 더 소비하기 때문에 음식에 맞는 페어링으로 봐도 레드가 어울린다.


  영국의 유명한 요리사인 제이미 올리버가 운영하는 제이미올리버 닷컴에서 추천하는 가을에 어울리는 와인이라 해서 필자가 구해 마셔본 와인 중에 Masi Camporfiorin 2010, Amarone, Italy와 Domaine Fonswque, Cobieres 2011, France 두 종류는 가격과 맛 모두 훌륭했다.


아래 리스트는 디캔터지가 추천하는 올 가을에 어울리는 와인 몇 종류이다. 

출처 : decanter.com  ⓒ 데일리경제

 . Raat, Cabernet Franc 2015, Stellenbosch, South Africa
 . BodegasRamon Bilbao 2004, Mirto, Rioja, Spain 
 . Lapostolle, Vigno Carignan 2016, Maule Valley, Chille
. Elephant Hill, Syrah 2015, Hawke’s Bay, New Zealand
. Bolney Wine Estate, Pinot Noir 2015, West Sussex, England
. Paul Mas, Single Vineyard Reserve 2017, Languedoc, France
. Cortese, Nostru Nerello Mascalese 2017, Terre Siciliane, Italy
         
이 가을에도 유쾌한 사건이 많이 일어나기를 기대한다.     끝.

 


■ 와인칼럼니스트 변연배

▣ 경력
ㆍ우아한 형제들 인사총괄임원/경영학박사(현)
ㆍCoupang 부사장ㆍDHL 부사장
ㆍMotorola 아시아태평양지역 인사담당 임원
ㆍHI Solutions, Inc. 대표이사
ㆍ두산 Seagram㈜ 부사장
ㆍ주한 외국기업 인사관리협회 (KOFEN) 회장
ㆍ연세대 국제대학원 초빙교수
ㆍ중앙공무원 연수원 외래교수
ㆍ칼럼니스트
ㆍ와인 바/ 와인 관련 강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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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1-06 13:30:19
칼럼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