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TO개도국 지위 공식 포기 ' 선진국 수준.."미래의 협상부터 적용"
'WTO개도국 지위 공식 포기 ' 선진국 수준.."미래의 협상부터 적용"
  • 배원숙 기자
  • 승인 2019.10.25 12: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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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가 그동안 누려온  WTO 개도국 지위를 공식 포기했다.

25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은 이날 오전 08시, 정부서울청사에서 관계부처가 참석한 가운데 '제208차 대외경제장관회의'를 주재하고 WTO 개도국 지위 포기를 결정했다.

 

정부는 이날 WTO 개도국 특혜 대상 국가의 범위에 관한 국제적 논의는 최근 WTO 개혁논의가 시작된 이후 활발하게 진행되어 왔으며, 우리나라는 1995년 WTO 출범시 개도국 특혜를 인정받은 이후 1996년 OECD 가입을 계기로 농업과 기후변화 분야에서만 개도국 특혜를 유지하기로 한 바 있다고 그동안의 경과를 소개하고 "최근 개도국 특혜 이슈가 우리 농업 및 대외정책 등에서도 중요한 사안으로 대두됨에 따라, 국익을 우선으로 한다는 대원칙 하에, 우리 위상, 대내외 동향, 경제적 영향 등 모든 측면에서 사안을 면밀히 검토하고, 이해관계자와 소통하는 등 그 어느 때보다도 신중하고 치밀하게 대비하여 왔다"고 밝혔다.

이어  개도국 특혜를 포기하는 결정을 내리는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정부가 중요하게 고려한 세 가지 요인에 대해  우리나라의 대외적인 위상이 선진국 반열에 오를 정도로 발전했다는 이유다. 1995년 WTO 가입 이후 약 25년이 지난 지금 우리 경제는 GDP 규모 세계 12위, 수출 세계 6위, 국민소득 3만불 에 이르며,  WTO 164개 회원국중 ①G20 및 ②OECD 회원국, ③국민소득 3만불 이상을 모두 충족하는 국가는 우리나라를 포함해 전세계 9개국에 불과해 우리의 대외적인 위상이 올라갔다는 얘기다.

이러한 경제적 위상을 감안할때 우리가 국제사회에서 개도국으로 더 이상 인정받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는 현실적인 고려가 개입되었다.

또한, 개도국 특혜 관련 WTO 내에서 선진국뿐 아니라 개도국들도 우리의 개도국 특혜에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의 경제규모ㆍ위상과 비슷하거나 낮은 싱가포르, 브라질, 대만 등 다수 국가들이 향후 개도국 특혜를 주장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상황도 참고됐다.

따라서 정부는 현 시점에서 개도국 특혜에 관한 결정을 미룬다 하더라도 향후 WTO 협상에서 우리에게 개도국 혜택을 인정해줄 가능성은 거의 없으며 결정이 늦어질수록 대외적 명분과 협상력 모두를 잃어버리는 결과를 초래할 우려가 크다고 전했다.

우리가 개도국 특혜를 주장하지 않더라도 이는 미래의 WTO 협상부터 적용되는 것이기 때문에, 새로운 협상이 시작되어 타결되기 전까지는 기존 협상을 통해 이미 확보한 특혜는 변동없이 지속적으로 유지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베어있다.

또한, 현재 DDA 농업협상이 장기간 중단되어 사실상 폐기상태에 있고 그간의 사례를 감안할 경우 향후 협상이 재개되어 타결되려면 상당히 장기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이고,  향후 개도국 특혜를 주장하지 않기로 결정하더라도 당장 농업분야에 미치는 영향은 없으며, 미래 협상에 따라 발생할 수 있는 영향에 대해 대비할 시간과 여력은 충분하다는 주장이다.

정부는 이같은 점을 고러해 미래 WTO 협상에서 개도국 특혜를 주장하지 않기로 결정하였으며,  이번 의사결정 과정에서 쌀 등 민감품목에 대한 별도 협상권한을 확인하고, 개도국 지위 포기(forego)가 아닌 미래 협상에 한해 특혜를 주장하지 않는다(not seek)는 점을 명확히 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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