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칼럼니스트 [ 변연배의 와인과 함께하는 세상 24 ] 내츄럴 와인(Natural Wine)
와인칼럼니스트 [ 변연배의 와인과 함께하는 세상 24 ] 내츄럴 와인(Natural Wine)
  • 변연배 와인칼럼니스트
  • 승인 2019.10.17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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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들어 ‘자연주의 와인’에 대한 와인 애호가들의 관심이 높다. 내츄럴 와인(Natural Wine), 유기농(Organic) 와인, 바이오다이내믹(Biodynamic) 와인을 통칭해서 일컫는데, 생산과정에서 사람의 손길 혹은 화학비료나 인공적인 첨가물 등 자연의 작용 이외의 인위적인 개입을 최소화(minimum intervention)한 와인을 일컫는다.

‘자연주의’ 란 것도 딱히 보편적으로 불리는 용어는 아니다. 특히 이들 와인을 ‘컨셉트 와인’이라는 정체불명의 표현으로 부르는 사람도 있는데 역시 국제적으로나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용어는 아니다. 외국에서는 Minimum Intervention Wine으로 부르기도 하는데 역시 일반적인 것은 아니다.

한때 유기농 와인, 바이오다이내믹 와인을 거쳐 현재는 내츄럴 와인에 관심이 집중되는 추세이다. 뉴욕이나 런던, 베를린 등에서는 매년 내츄럴 와인 만을 위한 와인 박람회가 열리고 있다. 서울에도 내츄럴 와인을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와인바나 특급호텔 레스토랑이 이미 여러 곳 생겼다.

내츄럴 와인은 1970년대에 처음 알려졌지만 4~5년 전부터 프랑스 파리, 런던, 코펜하겐 등 유럽에서 유행하기 시작해 일본을 거쳐 이제는 우리나라에서도 와인을 좋아하는 사람들을 중심으로 붐이 일고 있는 추세이다. 일본 도쿄에서는 웬만한 와인바나 프랑스 식당에서 내츄럴 와인을 취급한다. 하지만 아직까지 유기농 와인의 생산자체가 전 세계적으로 봐도 채 5%가 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와인 비즈니스 자체에 미치는 영향은 그렇게 크지 않다. 단지, 일부 소비자의 기호나 호기심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그러면 유기농 와인, 바이오다이내믹 와인, 내츄럴 와인의 차이는 무엇일까?

유기농 와인(Organic Wine)

화학비료나 제초제, 살충제 등을 사용하지 않는 일반 유기농 농법으로 재배된 포도를 사용해 만든 와인을 말한다. 포도 외의 양조과정은 일반적인 와인 양조과정과 크게 다르지 않다. 캘리포니아 와인 등 미국에서는 정부의 인증기관을 통해 이를 공식적으로 인증하기도 하는데 유럽에서는 이를 공식적으로 인증하는 기관도 없고 이에 따라 와인을 분류하지도 않는다. 2016년 미국의 폭스 뉴스가 뽑은 10대 유기농 와인 중에는Domaine Carneros 2009, Brut Vintage Cuvée, Madroña 2011, Signature Collection Dry Riesling, Santa Julia 2012, Chardonnay Orgánica, Sokol Blosser 2012, Pinot Gris, BioKult 2010 Rosé가 포함되어 있다.

바이오다이내믹 와인(Biodynamic Wine)

오스트리아의 학자 루돌프 슈타이너가 1920년대 개발한, 현대문명의 도움을 받지 않는 유기농 농법으로 재배한 포도로 양조한 와인이다. 별자리의 운행에 따라 포도나무를 관리하고 암소의 쇠똥을 뿔 속에 넣어 땅에 묻는 등 다소 비과학적으로 보이는 재배방법을 사용하는 것이 특징인데 의외로 프랑스를 비롯 전 세계 700여개의 와이너리가 이러한 생산 방식을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인증을 해주기도 하는데 영향력은 미미하다. 미국의 와인 평론가David Bruno가 추천하는 현지 가격 30~50불대 바이오다이내믹 와인 몇 종류를 소개한다. Comte Abbatucci VDF ‘Valle di Nero’ 2014, Antoine Arena Patrimonio ‘Carco Blanc’ 2014, Bellus Frappato ‘Scopello’ Sicilia 2014, Envinate Canary  slands ‘Taganan’ Blanco 2015, Enderle & Moll Baden Pinot Noir ‘Liaison’ 2015로 그리 비싸지 않다.

내츄럴 와인(Natural Wine)

유기농이나 바이오다이내믹 농법으로 재배한 포도를 사용하면서 동시에 인공적인 효모나 이산화 황 등 첨가물을 사용하지 않고 필터링 공정도 거치지 않으며 전적으로 자연에 맡겨 양조한 와인을 말한다. 실제로 생산과 유통에서는 변질이나 맛의 불안정성 대문에 애로가 많다.

환경보호, 지속가능성, 규격화 및 대량화의 반대, 생산지와 빈티지에 따른 품평의 거부 등을 들어 내츄럴 와인을 일종의 신문화 운동의 관점에서 보기도 한다. 하지만 내츄럴 와인에 대한 거부감도 만만치 않다. 부정론자들이 내세우는 주된 이유는 우선 맛이 이상한데다 값이 상대적으로 비싸고 근거 없는 도덕적 우월감을 내세운다는 것이다.

미국의 와인 평론가 로버트 파커는 과거 “내츄럴 와인은 실체 없는 사기” 라고 까지 혹평하기도 했다. 실제로 화학 첨가물을 사용하는 훌륭한 와인들도 필터링 과정에서 대부분의 화학첨가물은 사라지며 건강에도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숙취가 없다는 주장도 있지만 보통의 와인과 거의 차이가 없다는 평가가 일반적이다.

와인 개봉시 대부분 날아가지만 이산화황의 함량도 일반 와인에서는 리터 당 160mg, 유기농 와인은 70mg,  내츄럴 와인은 20mg 정도로 내츄럴 와인이라고 완전히 첨가물이 없는 것은 아니다. 그리고 내츄럴 와인의 생산자중에는 젊은 층이 많은데 기존의 보르도 같은 기득권을 가진 생산지에 구애받지 않기 때문으로 생각된다.

프랑스의 로와르, 보졸래, 쥐라 지역이 내츄럴 와인으로 이름이 나 있다.  프랑스나 스페인 등지에는 독립적인 내츄럴 와인 인증기관이 있다. 캘리포니아 와인으로는 Donkey & Goat, Clos Saron, Coturri 등의 와인너리와 오리건 지역의 핑거 레이크스 지역이 내츄럴 와인으로 유명하다. 미국에서는 농무부가 주관하는 국립 유기농 프로그램에 따라 내츄럴 와인도 유기농 와인의 일부로 인증한다. 

내츄럴 와인은 대체적으로 다음과 같은 카테고리의 특징을 갖고 있다.


 . 유기농 혹은 바이오 다이내믹 농법으로 재배한 포도를 사용함 
 . 건조 농법(dry farmed)과 저 수확 포도원  
 . 손으로 직접 수확함 
 . 설탕이나 인공적인 효모, 포도원 외부로부터의 박테리아를 사용하지 않음
 . 산도를 인위적으로 조절하지 않음 
 . 색소, 맛, 향기, 미네랄 등의 외부 첨가물을 사용하지 않음  
 . 새로운 오크 통을 사용하지 않음
 . 정제나 필터링 과정을 거치지 않음 
 . 발효과정이나 양조과정에 최소한으로 개입함
 . 이산화황을 첨가하지 않거나 최소한만 첨가함

Decanter지가 뽑은 톱 내츄럴 와인 몇 종류도 소개한다. 

La Stoppa, Ageno, Emilia, Emilia-Romagna, Italy 2011, Gratavinum, Silvestris, Priorat, Catalonia, Spain 2015, Occhipinti, Siccagno, Terre Siciliane, Sicily, Italy 2013, , Alfredo Arribas, 4 Gotes, Priorat, atalonia, Spain 2015, Pierre Morin, Sancerre, Loire, France 2013, Domaine Sainte-Croix, Carignan, France 2013, Intellego, The Story of Harry, Swartland, South Africa 2016, Mas del Périé, Amphore, Cahors, Southwest France 2014, Meinklang, Graupert, Austria, Austria 2015, Sepp & Maria Muster, Gräfin, Steirerland, Austria 2013, Vodopivec, Vitovska, Friuli-Venezia Giulia, Italy 2010.

내츄럴 와인도 결국은 많고 많은 여러 와인 중에서 하나의 선택일 뿐이다. 끝.

 


■ 와인칼럼니스트 변연배

▣ 경력
ㆍ우아한 형제들 인사총괄임원/경영학박사(현)
ㆍCoupang 부사장ㆍDHL 부사장
ㆍMotorola 아시아태평양지역 인사담당 임원
ㆍHI Solutions, Inc. 대표이사
ㆍ두산 Seagram㈜ 부사장
ㆍ주한 외국기업 인사관리협회 (KOFEN) 회장
ㆍ연세대 국제대학원 초빙교수
ㆍ중앙공무원 연수원 외래교수
ㆍ칼럼니스트
ㆍ와인 바/ 와인 관련 강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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