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대웅제약-메디톡스, 누구 말이 맞나 ITC에 제출 보고서 두고 서로 다른 해석
[이슈]대웅제약-메디톡스, 누구 말이 맞나 ITC에 제출 보고서 두고 서로 다른 해석
  • 안민재 기자
  • 승인 2019.10.15 14: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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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톡스, ‘대웅이 메디톡스 균주 훔쳤다’ 대 대웅제약 "균주 유전적으로 달라.."
메디톡스가 제시한 보고서 내용
메디톡스가 제시한 보고서 내용

 

대웅제약과 메디톡스가  미국 ITC 재판부에 제출한 보고서를 두고 서로 다른 주장을 펴고 있다.

먼저, 대웅제약은 15일 보고서 내용을 일부 공개하며, 메디톡스와의 미국 소송에서 승리를 자신하고 있다. 대웅제약은 미국 ITC 소송에서 대웅제약과 메디톡스 균주의 유전자를 분석한 결과, 양사 균주는 유전적으로 서로 다름이 명확하게 입증됐다고 밝혔다.

대웅제약과 메디톡스는 지난 7월, ITC 재판부의 결정으로 양사의 균주를 각사가 선임한 전문가에게 제공하여 감정시험을 진행한 바 있다. ITC의 제출 일정에 맞춰 이에 대한 메디톡스 전문가의 보고서는 9월 20일 ITC 재판부에 제출됐으며, 대웅제약 전문가의 반박 보고서는 10월 11일 제출됐다. 해당 보고서는 보호명령에 의해 별도로 지정된 법률대리인 외에는 열람이 불가능하지만, 이번에 양사 대리인들은 별도 합의를 통해 보고서의 결론 부분을 공개하기로 했다.

대웅제약 측 전문가인 David Sherman 박사는 반박 보고서를 통해 메디톡스 측의 유전자 분석방법이 적절하지 않다고 지적하며, 부분적인 결과만 도출할 수 있는 메디톡스 측의 방법 대신 전체 유전자 서열분석(Whole Genome Sequencing, WGS)의 직접 비교를 통해 다양한 부분에서 양사의 균주가 차이를 보임을 입증했다. 특히 Sherman 박사는 양사 균주의 16s rRNA 유전자 염기서열이 서로 다르다는 점도 밝혀냈는데, 16s rRNA 유전자는 매우 안정적으로 느리게 진화하므로 이 유전자 서열이 서로 다른 균주 간에는 근원이 다른 것으로 보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에 대해 메디톡스 측 Paul Keim 박사는 양사 균주 유전자에서 보이는 일부 차이는 균주의 증식과정에서 나타난 돌연변이라고 설명했으나, Sherman 박사는 이를 정면 반박했다. 전체 유전자 염기서열의 직접 비교분석에서 나타난 수많은 차이는 단순 계대배양 과정에서 생기는 돌연변이일 수 없으며, 양사의 균주가 별개의 근원에서 유래했기 때문에 발생하는 차이라는 것이다.

양사 균주의 포자 형성 시험결과에 대해서도 양측 보고서의 주장이 엇갈렸다. 메디톡스는 그동안 자사의 균주는 전세계에서 유일하게 그 어떤 조건에서도 포자를 형성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진 홀A하이퍼 균주라고 주장하며, 대웅제약이 이와 동일한 특성의 균주를 토양에서 분리동정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점을 들어 소송을 제기했었다. 2019년 1월에는 자신들의 균주가 감정시험 조건을 포함한 어떠한 조건에서도 포자를 형성하지 않는다고 법정에서 공언하고, 그 진술을 법원 조서에 기록까지 했다.

반면, 이번에 제출된 메디톡스 측 Andrew Pickett 박사의 보고서는, 대웅제약 측 Popoff 교수의 감정시험과 동일한 조건에서 포자감정을 시행한 결과 메디톡스의 균주도 포자를 형성한다고 밝혔다. 이는 그동안 널리 알려진 사실 및 메디톡스가 스스로 지속적으로 주장해온 사실을 정면으로 뒤집은 것이다. 메디톡스 균주가 실제로 포자를 형성한다면, 메디톡스의 균주가 당초부터 홀A하이퍼가 아닌 다른 균주이었거나 포자감정에 사용된 균주가 메디톡스가 본래 사용하던 균주가 아닌 것일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에 대해 대웅제약 측 Brenda Wilson 박사는, 메디톡스 측 Pickett 박사 시험 내용에 여러 가지 오류가 있어 타당성에 의문이 들 뿐 아니라, 설사 시험에 오류가 없었다고 가정하더라도 두 균주의 포자형성 특성이 다르다는 점을 지적했다. 두 균주는 열처리, 혐기, 호기, 배양기간 등 총 18가지 조합의 시험조건에서 오직 8개 조합에서만 일치하는 결과가 나오고 나머지 조건에서는 모두 불일치 했다는 것이다.

이상의 보고서 내용을 종합해 볼 때, 대웅제약은 정밀한 전체 염기서열 비교분석을 통해 양사의 균주는 유전형이 서로 다름을 명백히 입증했을 뿐 아니라, 포자를 형성하는 표현형도 명확히 구별됨을 밝혀, 양사의 균주는 전혀 근원이 다른 균주임을 과학적으로 최종 입증했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대웅제약은 "메디톡스의 균주는 미국 감정시험에서도 원하는 결과를 전혀 얻지 못했을 뿐 아니라, 자신들의 시험결과가 홀A하이퍼 균주 특성과 불일치함에 따라, 균주의 기원과 실체를 다시 소명해야 하는 곤란한 상황에 처했다. "고 주장하면서 "과연 메디톡스의 실험 균주가 생산에 사용되는 균주인지, 홀A하이퍼는 맞는지, 양규환 전 식약처장이 위스콘신 대학에서 몰래 가져온 것이 사실인지, 균주관리가 안되어 중간에 뒤섞인 것은 아닌지 등 알 수가 없는 상황이 된 것"이라고 해석했다.  소송을 제기한 다른 근거였던 생산기술 또한, 메디톡스가 타사의 영업비밀자료를 이용해 허가를 받았다는 의혹과 함께 실제 생산과정에서 GMP를 위반한 많은 문제가 발생한 것으로 다수의 언론에 보도되며, 영업비밀 침해 입증은 커녕 오히려 자신들의 생산공정이 적법하게 개발되었음을 입증해야 하는 궁지에 몰린 처지가 됐다는 논리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대웅제약이 균주를 독자 발견한 것이 이번에 과학적으로 완전히 입증되어 더 이상의 법적 분쟁은 무의미해졌다”고 밝히며, “메디톡스의 음해가 아무런 근거가 없는 것임을 다시 한번 명백히 입증한 만큼, 빠른 시일 내 소송을 마무리하고 메디톡스에게는 그 동안의 거짓말과 무고의 법적 책임을 엄중히 물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메디톡스는 그와는 다른 논리로 대웅제약의 주장을 반박했다.

메디톡스는 폴 카임(Paul Keim)교수가 대웅제약의 보툴리눔 균주를 분석하여 지난달 20일 ITC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대웅제약의 보툴리눔 균주가 메디톡스의 보툴리눔 균주에서 유래한 사실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또한 폴 카임 교수는 “대웅제약의 보툴리눔 균이 한국의 자연환경에서 분리동정 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결론 내렸다는 주장이다.

메디톡스 관계자는 “이번 폴 카임 교수의 분석 결과로 대웅제약이 메디톡스의 균주를 도용했다는 사실이 명백하게 밝혀졌다”며 “대웅제약이 미국 미시건대 데이빗 셔먼 박사의 반박보고서를 제출했지만, 유기화학 전공자인 셔먼 박사의 보고서는 한국토양에서 균주를 분리 동정했다는 대웅제약의 주장을 전혀 뒷받침하지 못한 반박을 위해 만든 자료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또한, “메디톡스가 카임 교수 보고서의 전체 내용을 공개하자고 일관되게 주장했지만 일부 공개만 동의하면서 반박하고 있는 대웅제약은 지금이라도 전체 보고서를 공개하자는 메디톡스의 제안에 동의해주기를 요청하는 바이다”고 말했다.

미국 노던 애리조나대 폴 카임교수는 유전체 분석을 사용하여 병원균의 기원과 진화를 추적하는 미생물유전학 분야의 최고 권위자 중 한 명이다. 실제 카임 교수는 2001년 9.11 탄저균 테러 당시 미국 정부 및 사법기관과 함께 유전체 염기서열 분석을 통해 테러에 사용된 균주와 그 출처를 정확하게 밝혀낸 바 있다.

한편, 메디톡스 관계자는 ”대웅제약은 규제기관(캐나다 연방보건부(Health Canada))에는 자사 균주가 포자를 형성하지 않는다고 제출하고, 일반적으로 사용되지 않는 이례적인 실험 조건에서 포자가 형성되었다는 유리한 정보만을 대중에 선택 공개함으로써 여론을 호도하고 있다”며 “이후 메디톡스가 대웅제약이 실험한 이례적인 실험조건으로 메디톡스 균주도 포자가 형성되었다는 결과를 ITC에 제출했음에도 정작 제소과정에서는 어떤 반박도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메디톡스측은 폴 카임 교수가 ITC에 제출한 원문 보고서 일부 내용을 번역한 자료를 통해  "균주의 유전적 진화 과정을 보면, 특정 연구실의 보툴리눔 균주가 공동 기원을 가지고 있는지 명확히 알 수 있다. 구체적으로 홀 A 하이퍼 균주, 메디톡스 균주와 대웅제약 균주는 모두 최근의 동일한 조상으로부터 분화되었다."는 내용과 함께 "메디톡스 균주와 대웅제약 균주는 서로 밀접한 관계로 이미 알려진 다른 어떠한 보툴리눔 균주들과의 전체 유전체 염기서열보다 더 가깝게 일치한다. "는 주장을 공개했다. 메디톡스 균주와 대웅제약 균주는 유전적으로 동일한 혈통을 가지고 있고 이 혈통은 다른 어떠한 보툴리눔 균주의 전체 유전체 염기서열들과도 다르므로 종합적으로 분석해 본 바, 대웅제약 균주가 메디톡스 균주로부터 유래된 것이라는 것이 최종 결과라는 논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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