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디자이너 허일무의 리더십체인지] 협업의 리더십(1)
[변화디자이너 허일무의 리더십체인지] 협업의 리더십(1)
  • 김정현 기자
  • 승인 2019.09.30 19: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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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종연횡을 통한 협업의 시대이다. 100년 라이벌이었던 벤츠와 BMW가 차량공유서비스 우버를 잡겠다고 손을 잡았고 에스케이텔레콤과 지상파 3사는 넥플릭스에 대항하기 위해 웨이브(WAVVE)를 탄생시켰다. 최근 현대자동차는 자율주행차 시장 공략을 위해 글로벌 순수자율주행기술 3위 업체인 액티브와 합작법인을 설립했

 

다. 혁신기업들이 등장하면서 전통적으로 경쟁 관계였거나 관계가 없던 기업들이 서로 힘을 모으는 것이 일반화되었다. 이런 경쟁구도의 변화는 기업 내부에서도 기능간 벽을 넘어서 공동의 목표를 추구하기 위한 협업의 필요성을 증대 시키고 있다.

협업의 중요성은 ‘집단보다 나은 개인은 없다’는 믿음과 전제에서 출발한다. 한마디로 혼자 하는 것 보다 같이 하는 것이 더 낫다는 가정이다. 하지만 모든 상황과 조건에서 집단이 개인보다 나은지는 고민해봐야 한다. 협업을 연구한 하버드대 모튼한센 교수는 협업을 해야 할 근거로 혁신제고를 위한 자원의 재조합, 교차판매를 통한 판매증진, 자원의 재사용을 통한 운용효율개선을 들었다. 또한 ‘닥치고 협업’으로 협업의 함정과 협업과잉에 빠지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고 말한다.

소니 미국법인은 애플이 아이팟을 출시하자 위기감을 느끼고 일본 본사와 함께 ‘커넥트 개발’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이미 소니는 휴대용 오디오 개발을 위한 핵심역량을 충분히 갖고 있었기 때문에 자신감이 있었다. 하지만 진행과정에서 일본본사와 미국법인의 권력차이와 참여한 부서간의 알력이 발생하여 결국 실패하고 말았다. 소니의 성공이 내부의 치열한 경쟁문화에서 나왔다는 것 그리고 프로젝트를 실행하는데 협업의 문화가 중요하다는 점을 간과한 결과였다.

협업의 잠재적 가치를 과대평가하고 협업에 들어가는 비용을 과소평가하거나 협업의 문제를 잘 못 진단하게 되면 협업과잉에 빠지게 된다. 이런 협업의 함정과 과잉에 빠지게 않기 위해서는 ‘어떻게 사람들이 더 많이 협업을 하도록 만들 것인가?’에서 ‘왜 협업을 해야 되는가?, 협업이 어떻게 성과를 증대 시킬 수 있을 것인가?, 협업의 잠재적 편익은 무엇인가?’로 질문을 바꾸어야 한다. 그래야 제대 된 협업을 시작하고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다.

어떻게 협업을 이해하고 잘 할 수 있을까? 이에 대한 답은 “협업은 일종의 접촉 스포츠이다”라고 말한 토마스 라르손 IDI Profiling 대표의 이야기에서 찾을 수 있다. 예를 들어 축구 경기를 잘 하기 위해서는 선수 개인이 자신의 포지션 역할을 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어야 한다. 더 나아가 개인의 포지션 역할을 넘어 다른 포지션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공백을 메워야 한다. 또한 서로 공을 주고받는 패스워크를 통해 골을 만들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서로에게 공의 이동과 상대팀 선수 움직임에 대한 정보를 주고받고 움직이며 때론 서로를 격려하며 응원하는 소통이 필요하다. 하프타임과 경기가 끝나고 피드백을 통해 팀워크를 개발하고 경기력을 보완하는 노력도 매우 중요하다. 기업에서의 협업이 축구경기와 완전히 일치한다고 할 수 없다. 하지만 협업을 위해 명확한 역할부여, 업무에 대한 상호협조, 적극적이고 수평적인 소통과 피드백 그리고 공동의 경쟁대상과 목표가 필요하다는 점에서는 축구와 협업은 유사하다.

축구경기는 보이지 않는 장벽들이 존재하여 팀워크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2002년 월드컵 대표를 맡은 히딩크 감독이 제일 먼저 시도했던 것이 선수 간에 존재하고 있는 장벽을 깨는 것이었다. 협업에는 여러 장벽들이 존재한다. 모튼 한센 교수는 협업의 장벽을 NIH(not invented here), 독점, 검색, 이전 장벽의 4가지로 분류했다. NIH장벽은 내 것이 아닌 타인의 것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을 말한다. 폐쇄적 문화, 신분의 격차, 약점을 보이는 것에 대한 두려움 등이 원인이다. 독점장벽은 남들 돕거나 자신이 알고 있는 것을 공유하려 하지 않는 것이다. 지나친 경쟁, 제한된 인센티브, 지식공유를 하면 자신의 권력을 잃을 수 있다는 두려움이 원인이다. 검색장벽은 기업내에서 정보와 사람을 찾을 능력이 없는 현상이다. 회사의 규모가 크고 상호간의 물리적 거리가 멀고, 정보의 과부화로 올바른 정보를 검색할 수 없는 상황, 네트워크 연결이 빈약한 경우에 발생한다. 마지막으로 이전장벽은 한곳에서 다른 곳으로 이전할 수 없는 현상이다. 암묵적 지식으로 이전하기 어렵거나 함께 일하는 법을 모르고 강한 유대감이 없을 때 발생한다.

협업은 치열한 경쟁과 가속화되는 경영환경에서 생존과 성장을 위한 좋은 전략이고 리더십이지만모든 것을 해결해 주는 만능은 아니다. 협업을 유행을 쫓듯 무조건적으로 따라할 것이 아니라 어떻게 체계적이고 제대로 된 협업을 실행할 것인가 고민해야 된다. 그리고 기업문화속에 잠재되어 있는 다양한 장벽을 찾아내고 그것을 극복할 수 있는 리더십을 발휘하는 것이 필요하다. 어떻게 해야 협업을 위한 효과적인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는지는 다음에 알아 보겠다.

 

■경력

∙ (현)HIM변화디자인연구소 대표/경영학박사

∙ 성균관대학교 겸임교수

∙ 장안대학교 외래교수
∙ 엑스퍼트컨설팅 전임교수

∙ IGM, 한국생산성본부 겸임교수

∙ 삼성에스원 지사장

∙ 변화디자이너(특허청 서비스표 등록 제41335267호)’
 

■주요활동

삼성, 현대기아자동차, LG, SK를 비롯한 국내 기업 및 다양한 공공기관과 방송에서 리더십, 변화관리와 관련하여 인사이트가 있는 강의와 컨설팅을 진행하고 있다. 주요저서로는 《노와이,2017》, 《차이를 만드는 습관, 2015》, 《습관다이어리 365+1,2015》, 《체인지웨이,2014》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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