흉부외과 의사 남편, 폐암 투병 15년 지켜 본 아내가 쓴 자전적 수필 '그립지만 카푸치노 한잔'
흉부외과 의사 남편, 폐암 투병 15년 지켜 본 아내가 쓴 자전적 수필 '그립지만 카푸치노 한잔'
  • 최은경 기자
  • 승인 2019.09.30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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흉부외과 의사였던 남편이 폐암에 걸려 암환자로 투병하던 15년을 옆에서 지켜본 아내가 쓴 일기형식의 자전적 수필 <그립지만 카푸치노 한 잔>이 잔잔한 감동을 불러 일으킨다.

저자는 서울대학교 식품영양학과를 졸업하고 현재 가톨릭대학교에서 33년째 재직 중인 손숙미 교수다.

흉부외과 의사였던 남편이 폐암 선고를 받았다.그는 폐암수술을 하던 의사였고 담배를 피운 적이 없었지만 어느 날 갑자기 폐암 환자가 되었다. 착하지만 강한 에고를 가졌던 남편이 수술 후 1년 만에 척추로 암이 전이되면서 폐암 4기 환자가 되었다.

저자는 자포자기하는 남편에게 '6개월 여명, 5년 생존율 1%' 따위의 숫자들을 믿지 않는다고 부정하며 암 치료를 그냥 생활의 일부로 생각하고 암과의 긴 여정을 함께 떠나자고 다독였다.

그렇게 시작한 투병생활은 힘들었지만 잔잔한 행복의 순간들도 선물했다. 저자는 영양학자의 기지로 '천사가 준 채소바구니'를 만들어 고기만 좋아하는 남편의 식습관을 바꾸었고, 남편이 좋아했던 카푸치노 거품을 입술에 잔뜩 묻히고 행복을 느꼈다.

마지막 뇌·척수강 전이로 인해 병원에 입원했던 기간, 섬망이 살짝 온 남편은 커피 한 잔, 아이스크림 한 숟가락에 행복해하며, 아기처럼 아내를 기다렸다. 그 모습에 가슴이 뭉클해지며 서로 애틋한 마음을 주고받았다.

남편이 세상을 떠난 후, 한없이 강하고 씩씩했던 그녀는 외로움에 사무쳤고, 때로는 책이 흠뻑 젖을 정도로 엎드려서 눈물을 쏟아냈다. 하지만 오래전 돌아가신 아버지의 산소를 찾으면서 죽음이란 생의 끝이 아니라 돌아가신 아버지와 남편을 만나는 재회의 길이라고 믿으며, 마음을 다잡았다.

저자는 미국 노드캐롤라이나 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았고 가톨릭대학에서 33년째 교수로 재직 중이다. 대한영양사협회 회장을 거쳐 제 18대 대한민국 국회의원(비례대표)를 지냈으며 국회에서 보건복지위원회, 여성가족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했다. 결핵퇴치운동본부 협력위원회 위원장, 인구보건복지협회 회장, 대한지역사회영양학회 회장 등을 역임했다. 저서로는 <소금, 알고 먹으면 병 없이 산다> <다이어트와 영양관리> <임상영양학> <식사요법원리와 실습> <영양교육 및 상담과 실제> 등 다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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