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신용평가사 피치, 일본수출규제 불구 국가 신용등급 전망 '안정적' 현수준 유지
국제신용평가사 피치, 일본수출규제 불구 국가 신용등급 전망 '안정적' 현수준 유지
  • 최은경 기자
  • 승인 2019.08.12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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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홍남기 부총리와 국제신용평가사 Fitch 면담 당시 사진/자료=기획재정부 제공
지난 4월 홍남기 부총리와 국제신용평가사 Fitch 면담 당시 사진/자료=기획재정부 제공

 

국제신용평가사 피치(Fitch)가 우리나라의 국가 신용등급과 전망을 현재 수준인 ‘AA-, 안정적’으로 유지한다고 발표했다. 우리나라는 지난 2012년 9월 A+ 등급에서 AA- 등급으로 상승한 뒤 7년째 같은 등급을 유지 중이다.

9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피치는 한국 신용등급 평가에 대해 북한 관련 지정학적 위험과 고령화·저성장에 따른 중기 도전과제 하에서 양호한 대외·재정건전성, 지속적인 거시경제 성과를 반영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피치는 글로벌 경제 둔화와 미·중 무역분쟁의 영향으로 우리나라의 성장 모멘텀이 상당히 둔화됐으나, 근본적인 성장세는 건전하며 유사 등급 국가 수준에 부합하다고 판단했다. 다만, 반도체 부진 심화에 따른 수출·설비투자 부진으로 올해 성장률은 2.0%로 둔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또 우리나라의 내년 경제성장률은 지난 6월 2.6%보다 0.3%포인트 낮춘 2.3%로 하향 조정했다.미·중 무역분쟁 심화와 일본과의 갈등에 따른 불확실성 때문이다. 다만, 확장적 재정·통화정책과 반도체 경기 안정이 경기 둔화를 완화하고 내년 최저임금이 소폭 인상(2.9%)으로 결정된 것이 기업 심리와 노동시장 등에는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했다.

일본의 우리나라 화이트리스트(수출 심사 우대국 명단) 배제 조치에 대해서는 공급망을 교란시키고 한국 기업의 대(對)일본 소재수입 능력에 불확실성을 야기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일본 수출심사 절차의 복잡성, 한국 기업의 대체 공급업체 확보 능력, 무역갈등 지속 기간 등에 따라 우리나라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달라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한국의 GDP 대비 통합재정수지 흑자는 지난해 1.7%에서 올해는 0.1% 수준으로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피치는 일반정부 부채는 올해 37.1%로 AA등급에 부합하고, GDP 대비 부채 비율도 지난 몇년간 전반적으로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무역 갈등 고조에 따른 불확실성, 완화된 인플레이션 압력을 고려할 때 한국은행이 올해 안에 금리를 25bp 추가 인하할 것으로 내다봤다. 

피치는 “GDP 대비 94.5%에 달하는 높은 수준의 가계 부채는 경제의 외부충격에 대한 취약성을 높이고, 중기 소비 전망을 약화시킨다”며 “최근 가계부채 증가 속도가 둔화됐으며, 거시건전성 정책이 통화정책 완화에 따른 취약성 발현을 방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다만 지정학 리스크에 대해서는 현재 진행 중인 북한과의 외교절차는 복잡하며 지속적 긴장 완화에 이르지 못한 바, 지정학적 위험이 국가 신용 등급을 제약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하노이 회담 이후 비핵화 협상 진전이 정체된 데다, 실무협상 재개를 위한 명확한 일정도 부재한 가운데 최근 북한의 미사일 실험이 협상 진전을 저해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피치는 “비핵화 협상 답보에도 남북간 문화 교류에는 진전이 있었지만, UN 제재하에서 깊은 경제통합은 어려운 상황”이라고 부연했다.

이에대해 기재부 관계자는 “앞으로도 한국 경제 현황과 주요 현안 관련해 신용평가사와의 소통을 지속적으로 강화하겠다”며 “대외신인도 관리에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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