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든여섯, 이시형 박사가 들려주는 인생 담론! 나이듦의 미학!“나이를 먹는다고 어른이 될까요?”
여든여섯, 이시형 박사가 들려주는 인생 담론! 나이듦의 미학!“나이를 먹는다고 어른이 될까요?”
  • 이경석 기자
  • 승인 2019.08.02 1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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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병(Hwa-byung)’을 세계 최초로 정신의학 용어로 만든 정신의학계의 권위자로 알려진 이시형 박사가 새 책을 냈다. 그는 첫 저서 『배짱으로 삽시다』 이후 끊임없이 우리 사회에 건강한 정신과 자연체로 살아가는 법에 대한 화두를 던져오며 ‘국민 의사’라고 불렸다. 그런 그가 올해 86세의 나이로 새롭게 ‘나이듦’에 대한 진솔한 이야기를 들고 나왔다.

백세시대라는 요즘, 우리는 오늘 하루를 살아가는 일에만 매달려, 앞을 내다보는 것을 잊고 산다. 그러나 삶이 길어진 만큼 다가올 ‘제2의 인생’을 준비하지 않을 수 없다. 요즘의 사람들에게는 ‘살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가 아니라 ‘살날이 부담스럽다’로 숙제처럼 느껴질 수도 있다. 평생을 정신의학자로서의 길을 걸어온 이시형 박사도 ‘이렇게 오래 살 줄 알았으면 인생 계획을 다시 세웠을 것’이라고 고백하고 있다.


 『어른답게 삽시다』에는 이시형 박사 자신의 에피소드와 철학을 통해 지금 시대에 필요한 ‘진정한 어른’에 대해 사유하게 한다. 나이를 먹는다고 어른이 될까? 나는 진짜 어른일까? 어떻게 나이를 들어가야 제대로 나잇값을 하는 것일까? 내가 살아온 지난 시간과 나이 들어가는 나 자신에 대해 예의를 갖추는 법에 대해 들려준다.

평생을 정신과 의사로 살면서 저자는 나이가 들어서 갑자기 위축되고 열등감에 빠져 허우적대며 우울증을 겪는 사람들을 많이 만났다. 그것은 자신의 삶의 중심이 자기 자신이라는 사실을 잊은 때문이라고. 나이가 들고 삶의 경험이 늘수록 자기 자신을 상대평가가 아니라 절대평가를 할 수 있어야 한다. 다른 사람이 나를 어떻게 보는지가 아니라 내가 나 자신의 가치와 존재감을 결정할 수 있어야 한다. 그것이 지금껏 열심히 살아온 나의 삶과 나 자신에 대한 예의라고 밝힌다. 
 

이시형 박사는 나이를 이만큼 먹고도 좀 더 오래 살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고 썼다. 사는 게 너무 신나고 재미있어서 더 살고 싶다는 게 아니다. 그보다는 호기심 때문이다. 호기심은 인간의 행동에 동기를 부여하는 가장 큰 동력이다. 어떻게 하면 호기심을 사수할 수 있을까? 가장 좋은 방법은 세상에 대한 관심을 유지하는 것이다. 뉴스도 신문도 보지 않고 세상 돌아가는 일에 호기심의 끈을 놓고 나면 뇌도 생기를 잃어간다. 그중에서도 가장 먼저 늙는 것이 감성이다. 감성이 퇴화할수록 사람은 늙는다. 그래서 사람들에게 좋은 다큐멘터리를 보기를 권하기도 한다. 호기심은 우리의 뇌를 늙지 않도록 지켜줄 뿐만 아니라 노후 삶의 의미를 찾게 해줄 중요한 열쇠가 될 수 있다고 했다.


성장이 멈추었다고 해서 그때부터 시들 일만 남은 게 아니라 이제 성숙해질 차례다. 올바르게 나이가 든다는 것은 시간을 그저 고독한 감정놀이에 허투루 쓰지 않고 생각하고 또 생각하며 깊은 사유에 빠지는 것이다. 그래서 진짜 내가 누군지, 어떤 사람인지 알게 되는 것은 안타깝게도 나이가 든 다음이다.
  어느 날 문득 살아갈 날들에 대한 고민이 생겼을 때, 어떻게 하면 보다 멋지게, 그리고 지혜롭게 나이를 먹을 수 있을까 궁금할 때, 한창때와는 너무나 달라진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고 한숨 쉬는 나를 발견했을 때, 이 책은 곱씹을 거리를 알려준다.

저자는 ‘몸은 어쩔 수 없이 늙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마음은 늙을 수 없다’고 저자는 말한다. 나이가 든다는 건 숫자가 보태지는 만큼 더 풍요로워지고 깊어지는 것이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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