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J노믹스' 강화 인사 단행…"정책실패 성찰 없다"
靑 'J노믹스' 강화 인사 단행…"정책실패 성찰 없다"
  • 서광용
  • 승인 2019.06.21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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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부진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청와대가 소득주도성장·공정경제 등 이른바 'J노믹스'를 더 강화하는 내용의 인사를 단행했다.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 뱡향이 잘못됐다는 비판에 대해 정책 수정보다는 정면돌파를 택한 것이다. 새 청와대 경제팀은 집권 3년차 들어 경제성장률을 끌어올리고 일자리 창출과 양극화 해소 등 실질적인 성과로 답해야 할 무거운 책임을 떠안게 됐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정작 경제부진의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된 정책기조의 변화나 수정없이 사람만 교체하는 회전문 인사를 통해 경제부진의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을지 의구심을 나타냈다.

21일 청와대에 따르면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J노믹스 설계자로 불리는 김상조(57) 공정거래위원장과 경제관료로서 문재인 정부 일자리정책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이호승(54·행시32회) 기획재정부 1차관을 각각 정책실장과 경제수석에 임명했다.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을 가장 잘 아는 두 사람을 통해 정권 3년차 성장과 고용부분에서 실질적인 성과를 거두겠다는 청와대의 의지가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이번 청와대 경제라인 동시 교체는 최근 경제부진이 심화된 데 따른 위기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이번 인사에 대해 경제전문가로서 두 사람의 역량을 인정하면서도 청와대가 정책 기조를 바꾸지 않고 유지한 데 대해 정책실패에 대한 성찰이 없는 인사라고 지적했다.

선대인 선대인경제연구소장은 "경제 관련한 부분이 계속 주요한 이슈로 부각되고 재벌개혁 비롯해서 여러가지 공정거래 문제나 혁신산업을 키우는 문제 등 관련해서 사실 김수현 전 실장은 상대적으로 약한 분이셨다"며 "(이번 인사는)문재인 정부가 얘기하는 소득주도성장, 공정경제 이런 부분에 여전히 역점을 두겠다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도 "(정책실장과 경제수석)두 자리를 교체하는 건 어쨌든 정책상황에 대한 엄중함을 정부가 인식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에 긍정적으로 평가해야 되지 않나 싶다"고 말했다.

다만 성 교수는 "여전히 경제환경이 안좋아지고 있기 때문에 거시적인 측면에 대한 식견이 있는 분이 필요한데 그런 부분은 아쉬움이 있다"며 "국제경제나 거시환경이 중요한 이슈가 되고 있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오정근 건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경제가 추락하고 마이너스 성장을 할 정도면 기업투자활성화를 위한 대책을 내놔야 하는데 기업을 압박하는 데만 치중해온 사람을 정책실장으로 임명했다는 건 지금 정책이 가져온 결과, 잘못된 방향에 대해 (청와대가)전혀 성찰이 없다는 것"이라며 "(이 수석도)공무원들이 거기서 특별히 역할을 하기가 힘든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오 교수는 "정책실장 자리가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공정거래위원장에 있을 때처럼 기업을 압박하는 태도를 버려야 한다"며 "기업이 추락하면 문재인 정부도 결국 실패하는 정부가 된다. 정권 3년차가 되면 가시적 성과가 나와야 되는 시기이기 때문에 기업 투자활성화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최근 우리 경제는 1분기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수출이 6개월 연속 감소세를 나타내는 등 극심한 침체에 빠졌다. 투자 둔화 속에 소비가 위축되고 고용도 예년 수준을 아직 회복하지 못한 상황이다. 여기에 미중 무역갈등 장기화에 따라 대외리스크가 우리 경제에 큰 위협으로 다가오면서 하반기 경제회복도 장담할 수 없게 됐다.

문제는 이토록 경제가 엄중한 상황에 처했지만 컨트롤타워 역할을 해야 할 청와대 경제라인의 면모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김수현 청와대 정책실장의 경우 임명 당시 '경제를 모르는 정책실장'이라는 지적을 받았다. 청와대가 이른바 경제전문가인 두 사람을 경제라인에 앉힌 배경도 이 때문이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김 신임 정책실장에 대해 "학계·시민단체·정부 등에서의 활발한 활동을 통해 경제 분야뿐 아니라 사회·복지·교육 등 다방면의 정책에도 정통한 전문가로서, 기업과 민생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 등 시대적 소명을 성공적으로 수행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 수석에 대해서도 "경제 분야 주요 직위를 거친 정통관료 출신으로 경제정책에 대한 전문성과 외유내강형 리더십을 갖추고 있어 급변하는 글로벌 경제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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