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AE "오일머니와 한국의 기술력 결합, 미중 무역전쟁 공동 대응방안중 하나"
UAE "오일머니와 한국의 기술력 결합, 미중 무역전쟁 공동 대응방안중 하나"
  • 이영근 기자
  • 승인 2019.06.14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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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부다비 경제발전국 아메드 힐랄 알 발루시 국장이 아부다비 경제 현황 등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사진=한국무역협회 제공)
▲아부다비 경제발전국 아메드 힐랄 알 발루시 국장이 아부다비 경제 현황 등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사진=한국무역협회 제공)

 

“한국 수출이 작년 6000억 달러를 넘어섰다. 그러나 최근 상황은 좋지 않다. 중국의 경제둔화 때문이다. 중국은 한국의 최대 교역국이며 UAE에도 주요 교역국이다. 무역 전쟁이 일어나며 우리 모두 영향을 받고 있다. 이에 아부다비에서는 KIZAD를 통해 새 기회를 소개하고자 한다.”

한국무역협회와 한국무역신문에 따르면,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 칼리파 산업지구(KIZAD)의 사미르 차투르베디 대표이사(CEO)는 지난 11일 한국을 방문해 UAE와 한국의 미·중 무역 전쟁 공동 대응 방안으로 산업 협력을 꼽았다. 한국 업체들의 산업지구 진출로 해외시장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날 삼성동 트레이드타워에서 열린 ‘UAE 아부다비 칼리파 산업지구 투자 및 시장진출 전략 세미나’의 환영사를 통해 이렇게 밝혔다. 세미나에서는 산업지구 소개, 아부다비 소개, 칼리파 산업지구 진출 기업 사례, 아부다비 지원정책 등의 발표가 이어졌다.

무역협회 추민석 아중동실장은 “최근 중동의 많은 국가가 에너지 등 부존자원에 의존한 경제구조에서 벗어나고자 산업 발전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면서 “우리 기업들이 아랍에미리트의 중심인 아부다비의 칼리파 산업지구를 거점으로 더욱 활발하게 중동 지역에 진출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UAE ‘탈석유경제’ 위해 외국 기업에 러브콜

아부다비는 알루미늄, 금속, 석유화학을 기반으로 항공, 방산, 미래자동차, 플라스틱, 산업장비, 제약, 신재생에너지, 식음료 등의 산업을 키워나가려 하고 있다. 이러한 정부 정책 방침에 따라 국영 산업지구인 KIZAD는 UAE의 비석유부문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2030년까지 15% 수준으로 올릴 예정이다.

아부다비 현지에는 법인세와 소득세가 존재하지 않으며 부가가치세 5%를 세금으로 걷고 있다. 아울러 KIZAD 신규입주업체에는 2년간 라이선스 비용이 면제된다. 단, KIZAD에 입점한 기업은 UAE의 다른 곳에서는 영업할 수 없다.

KIZAD의 입주형태는 관세자유지(Free Zone)와 현지산업지구(Local Zone)의 두 가지로 나뉜다. 관세자유지는 관세, 세금, 수출입비용이 없다. 현지산업지구는 GCC에 면세 접근이 가능하며, 현지 회사와의 합자를 통해 현지 시장을 타게팅하기 적합하다. ‘듀얼 라이선스’로 두 개의 라이선스를 다 가질 수도 있다. 

아부다비 경제발전국 아메드 힐랄 알 발루시 국장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아부다비에서도 화장품 등 한류 소비재의 인지도가 높아지고 있다”면서 “화장품 외에도 가공식품, 패션, 액세서리 등 주요 한류 제품을 집중적으로 홍보하면서 주요 온라인 유통망에 입점하는 것이 중동 진출에 효과적일 것”이라고 조언했다.

아부다비상공회의소 최평철 한국사무소장은 상공회의소가 진출희망기업을 위해 마케팅과 투자처 발굴 지원은 물론 B2B 상담 행사나 세미나 등을 추진하고 있다며 “한국 기업들을 지원하는 데 최대한으로 도움을 드리겠다”고 안내했다.

KIZAD에 가장 많은 투자를 벌인 나라는 중국이었다. 미·중 무역 전쟁이 벌어지는 가운데 중국이 생산시설을 제3국으로 옮기며 KIZAD에도 대규모 중국인 투자가 이뤄졌다.

칼리드 알 마르주키 이사는 “중동과 아프리카에서 시장점유율을 높이고 있는 중국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며 “장쑤성에서 KIZAD에 큰 투자를 했는데, 22만 ㎡의 토지를 임대해 중국기업을 위한 공간을 만들고 있다”고도 말했다.

중국에서는 연간 1000만~2000만 개 타이어 생산이 가능한 공장을 건설하기 시작해 내년 완공할 예정이다. 16개의 중국기업이 현재 입주해 있으며, 이 지역에서는 단순 솔루션만이 아니라 공장개소를 목표로 하고 있다.

사미르 차투르베디 CEO는 “KIZAD는 개설된 지 6년밖에 되지 않았지만 이미 400여 투자자들로부터 190억 달러 규모의 투자가 이뤄졌다”며 “중국 기업가들이 굉장히 많이 진출해 50억 달러 이상이 중국 쪽 투자”라고 밝혔다.

한편, 세미나에 참석한 한 밸브제조업체 관계자는 “주 고객이 두바이에 많고 최근 사우디와 UAE에 관심이 많다”고 운을 떼고는 “중소중견 제조사다 보니 자금 사정이 여유롭지 않은데 기술력으로 UAE 자금을 받아 합자회사 설립이 가능한지 궁금하다”고 물었다.

이에 관계자들은 “가능하다고 생각하지만, 투자자들이 많은 검토를 해야 할 것”이라고 답했다. 또 “기술을 가지고 있는 기업을 현지 투자회사가 찾고 있다”며 “디테일을 주면 투자자들과 연결해주겠다”고 말했으며, “벤처옵션을 생각하고 있다면 파트너 발굴도 지원하겠다”는 응답도 있었다.

우리나라 울산에 근거지를 둔 현지합작회사 송원은 KIZAD 초기 입주업체 중 하나다. 송원의 한스 다니엘스 부장은 “바레인과 두바이에서 세일즈를 하고 있었기에 KIZAD로 오는 결정은 쉽지 않았다”면서도 입지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그는 제조기지로 칼리파 산업지구를 선택한 이유로 뛰어난 인프라 수준과 인적자원 접근성을 꼽았다. 아부다비와 두바이 사이에 놓인 전략적 위치를 고려한 것은 물론이다. 시장접근성과 미래의 가능성이 크고 물류 및 전력 인프라가 나쁘지 않았다. 지역 내 국제적인 고학력 인구 접근이 쉬우면서 인건비와 임대료 수준이 그리 높지 않다는 점도 크게 작용했다.

그는 고객 입장에서 생각하는 키자드에 대해 “선제적 대응성이 좋고 피드백을 잘 들어주는 편”이라고 평했다. 또 “정부 관료나 전문가를 잘 소개받을 수 있다”며 “건물 허가프로세스나 라이센스 취득도 빠른 편이었고 입주기관과의 관계에 키자드가 많은 투자를 한다”고 말했다.

KIZAD에서는 여러가지 방식으로 회사를 차릴 수 있는데, 송원의 경우 현지 업체와 51대49 비율로 합자회사를 차렸다. 투자비율은 현지업체가 약간 더 많지만 회사 운영은 100% 송원 울산 모기업에 컨트롤하고 있으며, 기술도 모회사 소유고 세일즈도 모회사에서 한다.

한스 다니엘스 부장은 “소유권은 UAE가 51% 가지고 있더라도 수익을 나누는 비율은 다를 수 있다”며 “송원도 이 점에서 사우디나 바레인을 선택하지 않고 UAE로 오게 됐다”고 덧붙였다.

물론 무조건 현지기업의 지분이 더 많은 합자회사를 운영할 필요는 없다. 아부다비 정부가 외자 규제를 완화하면서 KIZAD에서는 산업부문에 따라 다르지만 100% 외국인투자도 가능해졌다. 모든 기업이 토지를 임대해서 100% 외자로 회사를 운영해나갈 수 있다는 것이 KIZAD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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