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한은총재, 금리인하 가능성 시사.."미중무역분쟁 장기화, 반도체 경기 회복 지연'등 제기
이주열 한은총재, 금리인하 가능성 시사.."미중무역분쟁 장기화, 반도체 경기 회복 지연'등 제기
  • 안민재 기자
  • 승인 2019.06.12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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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 제공
한국은행 제공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금리인하 가능성을 언급했다.

이 총재는 12일 서울 태평로 부영 태평빌딩 컨벤션홀에서 열린 '한국은행 창립 제69주년 행사'에서 기념사를 통해 대내외 경제상황 변화에 따라 적절하게 통화정책을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그동안 금리인하 가능성에 명확히 선을 그어온 이 총재가 미중 무역분쟁 장기화 등을 고려해 한발 물러나 금리인하 가능성을 열어둔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이날 이주열 총재의 발언에 대해 "말하기는 어렵지만, 전체적으로 통화정책의 완화적 기조로 가는 데 접근하고 있다고 본다"고 평가했다.

홍 부총리는 "상황변화에 따라 대응하겠다는 말을 준 게 완화적 기조로 변할 수 있다는 것을 진전되게 말한 것으로 이해한다"고 설명했다.

이총재는 이날 기념사에서 "금년 들어 우리 경제는 수출과 투자가 감소하는 가운데 소비 증가세가 둔화되면서 성장세가 주춤한 모습을 보였다. "면서 "앞으로 국내경제는 정부지출이 확대되고 수출과 투자의 부진이 완화될 것으로 예상되나 성장경로의 불확실성은 한층 커진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이를 대외환경의 변화로 이해했다.

이총재는 "최근 미․중 무역분쟁이 심화되면서 세계교역이 위축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반도체 경기의 회복이 예상보다 지연될 소지도 있다"고 전하고 "특정산업 중심의 수출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 우리 경제로서는 이같은 불확실성 요인이 어떻게 전개되는지에 따라 성장이 영향받을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 총재의 기존 발언과 상당한 온도차를 느끼게 하는 대목이다. 앞서 이 총재는 지난달 31일 한은 금융통화위원회 5월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한 뒤 기자회견을 열었을 당시만 해도 '아직 기준금리 인하를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조동철 금통위원이 금리 인하 소수의견을 제시한 것에 대해서도 '소수의견은 소수의견일 뿐'이라고 확대해석을 경계한 바 있다.   

이 총재가  "가계부채, 자본유출입 등 금융안정 리스크 요인도 함께 고려해 나갈 것"이라며 그동안 금리인하 불가 요인으로 꼽았던 금융불균형 우려에 대해서도 언급했으나 전문가들은 빠르면 3분기, 늦어도 4분기에 기준금리가 인하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평가했다.   

이 총재는 또 "대내적으로는 저출산 및 고령화, 주력산업의 경쟁력 약화, 노동시장의 이중구조 등이 우리 경제의 성장을 제약하는 구조적 요인"이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선 경제 구조 개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물가에 대해서는 "목표(2.0%)보다 상당폭 낮은 수준에 있다"며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을 정기적으로 점검하고 이를 충실히 설명함으로써 물가상황에 대한 경제주체들의 이해를 높여 나가야 할 것"이라고 했다.

이 총재는 불안정한 금융 시장에 대해서도 경계심을 드러냈다. 이 총재는 "최근 세계경제 성장에 대한 우려가 증대되면서 국내외 장기금리가 크게 낮아져 있는 상황"이라며 "주가와 환율이 높은 변동성을 보이고 있어서 금융·외환시장 안정에도 각별히 유의해야 하고, 필요시 시장안정을 위한 대책을 적극 시행할 계획"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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