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저축銀, 충당금 규제 강화로 규모 커졌지만 순익은 둔화
대형 저축銀, 충당금 규제 강화로 규모 커졌지만 순익은 둔화
  • 배원숙 기자
  • 승인 2019.06.10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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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저축은행들의 덩치가 커졌지만 수익성은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당국의 대손충당금 적립 규제 강화 지침에 따라 대손충당금 적립 규모를 늘리면서 순이익이 줄었다.  

10일 저축은행 업계에 따르면 올해 3월말 총자산 2조원이 넘는 대형 저축은행(SBI·OK·한국투자·페퍼·유진·웰컴·JT친애·애큐온·OSB) 9곳의 합계 자산 규모는 30조5757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3월말 24조7422억원에서 1년새 6조원(23.5%) 가까이 급증했다. 저축은행의 주 수익원인 이자이익도 지난해 1분기 6733억원에서 올해 1분기 7773억원로 15.4% 늘었다. 

반면 이들 저축은행의 당기순이익은 같은 기간 1426억원에서 899억원으로 37%나 감소했다. 다만 지난해 4분기 459억원과 비교하면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은 두배 가까이로 증가했다. 

당기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감소한 것은 금융당국의 조치에 따라 대손충당금을 더 쌓았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은 2020년까지 저축은행의 대손충당금 적립률을 단계적으로 올려 연 20% 이상 고위험대출 충당금을 50% 추가 적립하도록 규제를 강화했다. 올해 1분기 대형 저축은행의 대손충당금 적립액은 3269억원으로 전년 동기 2752억원에 비해 약 19% 증가했다.

특히 대손상각비·대출채권매각손실 규모가 늘어 고스란히 비용에 계상되면서 당기순익 폭이 줄었다. 대형 저축은행의 대손상각비·대출채권매각손실 규모는 3139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의 2820억원보다 300억원 증가했다. 

페퍼저축은행의 올해 1분기 순손실은 33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보다 17억원 확대됐다. 페퍼저축은행 관계자는 "대손상각비 등이 포함된 대출채권평가 및 처분손실 금액이 지난해 동기보다 180억 가까이 늘어 순손실이 확대됐다"고 말했다. 페퍼저축은행의 대손충당금 적립액 또한 올해 1분기 266억원으로 전년 동기 182억원에 비해 약 46% 늘어 손실 폭을 키웠다.

업계 1위인 SBI저축은행의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도 365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 416억원보다 51억원(12.3%) 줄었다. 대출채권평가 및 처분손실 금액이 200억 가까이 늘어난 게 주된 요인이었다. 대손충당금 적립액 또한 792억원으로 전년 동기 684억원에 비해 약 16% 늘었다.

반면 웰컴저축은행의 당기순이익은 269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의 138억원보다 131억원나 증가했다. 웰컴저축은행의 손실위험도 가중여신비율은 지난해 말 44.37%에서 올해 3월말에는 37.36%로 줄었다. 대출채권평가 및 처분손실 금액도 209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 304억원보다 95억원 줄었다. 

대형 저축은행들의 하반기 실적 전망은 밝지 않다. 이달 중순 2금융권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도입으로 보수적 영업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저축은행 수익 구조가 예대마진에 국한돼 있는데 지난해부터 중금리 대출을 제외하고 총량 규제가 걸리는 바람에 제한적인 성장을 했다"며 "DSR 적용 등으로 수익 원천인 대출이 줄어들면 보수적으로 영업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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