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트-르노 합병, 열흘 만에 '없던 일로'
피아트-르노 합병, 열흘 만에 '없던 일로'
  • 이영근 기자
  • 승인 2019.06.06 17:2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피아트크라이슬러(FCA)와 르노 간의 350억달러(약 41조2300억원) 규모 합병이 결국 무산됐다. FCA가 '프랑스의 정치적 상황'을 이유로 합병 제안을 철회하면서 세계 제3위 '자동차 공룡'의 탄생도 없던 일이 되고 말았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FCA는 5일(현지시간) "프랑스의 정치적 여건을 볼 때 양사 간 합병을 성공적으로 진행할 수 없는 상황임이 명백해졌다"며 합병 무산을 알렸다. 

이에 대해 르노 측은 별도 성명에서 "프랑스 정부 대표단이 (합병 관련) 표결을 다음 이사회 회의로 연기해 달라고 요청해와 (합병 여부를) 결정할 수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프랑스 정부는 르노의 지분 15%를 보유하고 있는 대주주다. 

르노 이사회 관계자에 따르면 프랑스 정부 측은 'FCA와의 합병을 위해선 르노의 일본 제휴사 닛산(日産)자동차로부터 동의를 얻어야 한다'며 이사회에 표결 연기를 요구했다고 한다. 

그러나 닛산 측은 프랑스 정부의 '합병 찬성' 요구에 '기권' 의사를 밝혔고, 이에 FCA는 합병 제안 자체를 철회했다고 한다. 

일각에선 프랑스 정부가 FCA에 제시한 △르노의 프랑스인 직원 고용 보장과 △르노 주주들에 대한 배당금 지급 등의 조건도 합병 무산에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FCA는 이 같은 프랑스 정부의 요구와 관련, 르노 주주들에게 25억유로(약 3조3172억원) 상당의 특별배당금을 지급하는 등의 방안을 마련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FCA는 지난달 27일 르노 측에 양사가 각각 상대방의 지분 50%를 소유하는 형태로 합병하자고 제안했었다. 

FCA와 르노 합병 무산 소식에 6일 일본 도쿄 증시에선 르노·닛산과의 제휴사인 미쓰비시(三菱)모터스의 주가가 전일대비 5.86% 급락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