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칼럼니스트 [ 변연배의 와인과 함께하는 세상 14 ] 세계의 유명한 Bar (II)
와인칼럼니스트 [ 변연배의 와인과 함께하는 세상 14 ] 세계의 유명한 Bar (II)
  • 변연배 와인칼럼니스트
  • 승인 2019.05.30 0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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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많은 곳을 다녔다.
대부분 업무상 출장이지만 태생적으로 호기심이 많아 업무가 끝나고 난 후에는 그냥 호텔에 머무르지 않고 새로운 곳을 탐험 하곤 한다.
좀더 길게 휴식을 취하고 싶거나 개인적인 여행을 하고 싶을 땐 별도의 휴가를 내어 출장길을 연장하기도 하지만 출장 중에는 업무가 끝나는 시간이 저녁이라 주로 좋아하는 바를 방문한다.
술을 마시러 가기 보다는 그 Bar가 갖고 있는 독특한 분위기와 문화, 음악, 여러 나라에서 온 사람들이 갖는 다양성과 생동감을 좋아한다.
Bar는 꼭 술을 마시기 위한 목적만 있는 것이 아니다.
다음 날 여유가 좀 있거나 친구들과 함께 할 때는 여러 군데를 ‘Bar hopping’ 하기도 하지만 한 Bar에서 술을 많이 마시지는 않는다.


세계에는 매력적인 도시들이 있고 많은 멋진 Bar들이 있다.
일부 이슬람권 도시를 제외하고 대부분의 도시에는 각 종 형태의 Bar들이 도시의 오랜 역사와 함께 곳곳에 숨어 있다.
그 중에는 수 백 년을 이어오는 Bar들이 아직도 존재한다.
이러한 Bar의 역사를 더듬으면 시간의 다른 한 점에서 헤밍웨이, 까뮈, 샤르트르, 피카소 등과 같은 여러 유명한 예술가나 작가들과 마주치기도 한다.
Bar는 원래 유래부터 도회적인 곳이다.
하지만 휴양지나 외딴 곳에 존재하는 낭만적이고 독특한 Bar들도 세계 곳곳에 존재한다. 


Bar와 음악을 테마로 하여 내쉬빌, 뉴올리언스, 멤피스 등 미국 남부에 있는 여러 도시를 여행한적도 있다.
여행 중 영화 '광부의 딸' 작품의 모델이 된 미국의 컨트리 송 가수 로레타 린의 생가가 있는 켄터키의 산골 마을까지 직접 찾아가 보기도 했다.
어떤 주제를 정해 놓고 찾아가는 여정도 재미있다.
Bar를 찾는 긴 여정 끝에 결국에는 그룹 다섯손가락의 유명한 기타리스트 겸 작곡가인 이두헌과 함께 음악을 공연하는 Wine Bar를 직접 만들었다.
이두헌이 미국 유학 후 귀국하면서 같이 청담동에 있는 Bar를 자주 다녔는데 어느 날 의기투합하여 서래마을에 만든 ‘Pinot’라는 Bar이다.
이젠 역사의 한 페이지로 넘어갔지만 10년이 넘는 세월 동안 한때는 정상급 가수들의 공연과 방송 프로그램의 무대로 사용될 정도로 꽤 유명했다.


이두헌은 굉장한 와인애호가이면서 탁월한 강연과 글솜씨로도 유명하다.
요즘은 대학에서 후학을 가르치면서 대기업의 임원들을 대상으로 연주와 리더십, 경영을 결합한 강연으로도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그리고 경기도 용인에다 새로운 개념의 문화공간을 만들어 직접 공연을 하기도 한다.


이제 시작하는 글속의 Bar여정은 동양의 진주라 불리는 홍콩에서부터 시작한다.
홍콩은 잘 알려진 바와 같이 1800년대 아편전쟁의 여파로 1898년 영국에 99년간 조차(借) 되었다가 1997년 7월1일 자정을 기점으로 중국에 반환된 역사를 갖고 있다.
지금은 홍콩특별행정구로 중국정부의 입김을 강하게 받는 행정장관에 의해 자치적으로 통치되고 있다.
하지만 경제나 문화는 아직도 영국의 유산이나 영향이 강하게 남아있고 외국인의 방문이나 사업에도 큰 변화는 없다.

오래된 Bar에는 그러한 흔적들이 고스란히 남아있다.

 

▶Ned Kelly’s Last Stand Bar
구룡 지역 침사츄이의 예전 하이야트 호텔 뒤편에 있는 50년이 다 된 오래된 Bar이다.
재즈와 블루스 음악을 라이브로 일주일 내내 휴일 없이 연주한다.
그동안 하우스 밴드가 3번 밖에 바뀌지 않았을 정도로 전통이 있는 곳이다.
간혹 아마츄어 연주가들이 협연을 하기도 한다.
얼마전에 방문했을 땐 비번인 에어프랑스 기장이 연주하기도 했다.
공연은 저녁 9시반부터 11시 반까지 30분 간격으로 하는데 문은 새벽 2시에 닫는다.
영국이나 호주스타일 음식도 나쁘지 않다.
가격대도 카버 차지 없이 맥주 한병이나 생맥주 한잔에 우리 돈으로 12,000원 정도라 크게 부담이 없다.
참고로 Ned Kelly는 영국 식민지 시절 호주의 로빈 후드로 불리던 유명한 무법자의 이름인데 체 게바라처럼 종종 예술가들의 작업모델이 되기도 한다.
필자가 홍콩에 갈 때는 꼭 이 집에 출근도장을 찍는다.

▶Felix Bar
침사츄이의 페리 선착장 바로 건너편 페니슐라 호텔 꼭대기 28층에 있는 호텔 부속 Bar이다.
넓은 창문으로 보이는 빅토리아 하버와 건너편 홍콩 아일랜드 쪽의 화려한 네온사인 야경, 매일 오후 8시에 빅토리아 하버에서 벌어지는 레이져 쇼를 한눈에 볼 수 있다.
페닌슐라 호텔은 로져 무어 주연의 007 Golden Gun에도 등장하고 롤스로이스로 VIP고객을 픽업할 정도로 일반적인 비즈니스 호텔은 아니지만 Bar는 별 제한없이 일반인에게도 개방되어 있다.
특히 밖이 훤히 보이는 커다란 창과 함께 황금색 변기가 설치된 Bar의 화장실은 성룡이 주연한 영화에도 등장하는 명물이다.
성룡이 한 때 직접 운영했던 California Gym이 바로 이웃 건물에 있었다.
오래 전 근처 쉐라톤 호텔에서 성룡을 우연히 만나 마치 아는 사이처럼 얼떨결에 인사한 경험도 있다.
홍금보도 같은 장소에서 마주친 적이 있는데 그 때는 사인을 받았다.
오후 5시에 Bar를 열고 오전 1시에 문을 닫는데 유럽식 메뉴의 음식도 호텔의 명성에 비하면 크게 비싸지 않은 편이다.
그냥 맥주나 칵테일 한잔 하고 나와도 괜찮다.

▶James Suckling Wine Bar 
홍콩 아일랜드 쪽에 있는 MTR(홍콩 지하철) 센트럴 역에 내려 오른 쪽 뒤로 쭉 올라가면 SOHO벽화거리가 나오는 데 그 곳에 있는 Staunton Suites에 위치하고 있다.
미국출신의 와인평론가이기도 한 James Suckling이 운영하는 정통 Wine Bar로서 자신이 직접 90점 이상을 주거나 다른 평론가들이 높은 점수를 준 와인 위주로 리스트를 구성한다.
2018년 10월에 오픈해 역사는 일천하지만 전문적인 와인 Selection으로 인해 와인애호가들에게는 이미 입소문이 나 있다.
특히 300종류나 되는 와인을 글래스로 맛볼 수 있는 점은 이집의 큰 매력이다.
그리고 와인리스트에는 이태리 피에몬트 와인인 Giacomo Borgogno & Figli Barolo Riserva 1943 (바틀 기준 Bar가격 7,650 홍콩달러, 한화 125만원 정도)과 같은 희귀와인도 있지만 글래스로 15,000원정도부터 시작해 마실 수 있는 와인들도 있다.
그리고 이 Bar는 한국과도 인연이 깊은데 James Suckling의 부인이 한국인이고 세프도 한국인이라 한식을 주메뉴로 하고 있는 점이다.
음식은 단품의 경우 10,000원 정도부터 주요리의 경우 5만원정도까지의 가격대로 제공한다. 
   

홍콩의 센트럴 지역에는 지하철역 뒤 언덕에 위치한 우리나라의 홍대와 같은 유명한 Bar거리인 란 콰이카이 펑(Lan Kwai Fong)과 또 다른 유명한 Wine Bar인 La Cabane Wine Bistro,121BC와 같은 좋은 Wine Bar들이 많이 위치하고 있다.
Wine이나 Bar를 좋아하는 사람은 꼭 한번 가볼 만한 지역이다.
역시 센트럴에 있는 그랜드 하이야트 호텔의 샴페인 Bar는 고급스러운 독특한 인테리어로도 유명하다.

그리고 프린스 빌딩 25층의 Sevva Hong Kong Bar는 센트럴의 화려한 야경을 감상할 수 있는 Roof Top Bar의 명소로 꼽힌다.
현재 필자는 묵고 있는 베트남 호치민의 인터콘티넨탈 호텔 Jade Bar에서 와인 한잔 (아르헨티나 Mendoza의 Tribu 까베르네 쇼비뇽 2015)을 앞에 두고 이 글을 쓰고 있다.
호치민에도 좋은 바가 많다.

다음 편 어디에서는 호치민의 Bar도 소개해야겠다. 끝.

 


■ 와인칼럼니스트 변연배

▣ 경력
ㆍ우아한 형제들 인사총괄임원/경영학박사(현)
ㆍCoupang 부사장ㆍDHL 부사장
ㆍMotorola 아시아태평양지역 인사담당 임원
ㆍHI Solutions, Inc. 대표이사
ㆍ두산 Seagram㈜ 부사장
ㆍ주한 외국기업 인사관리협회 (KOFEN) 회장
ㆍ연세대 국제대학원 초빙교수
ㆍ중앙공무원 연수원 외래교수
ㆍ칼럼니스트
ㆍ와인 바/ 와인 관련 강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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