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년 매출 100조"…또 다시 '무모한 도전' 나선 박대연 티맥스 회장
"2030년 매출 100조"…또 다시 '무모한 도전' 나선 박대연 티맥스 회장
  • 이원섭 기자
  • 승인 2019.05.23 2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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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9년 국산 PC 운영체제(OS)로 전 세계를 장악하고 있던 마이크로소프트(MS)의 '윈도'를 꺾겠다고 나섰던 박대연 티맥스 회장이 10년 만에 다시 클라우드 시장에서 2030년 매출 100조원을 올리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발표했다.

박대연 회장은 23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오는 7월 인프라, 플랫폼, 애플리케이션 등 클라우드 전 영역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통합 클라우드 스택'을 출시할 것"이라며 "이를 발판으로 2023년 나스닥에 상장하고 2030년 매출 100조원을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2009년 '티맥스 윈도'를 발표한 행사 이후 10년 만에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티맥스 창업자 박대연 회장은 새 먹거리로 '클라우드'를 제시했다. 10년 전 세계 1위 소프트웨어 기업 MS를 겨냥했던 박 회장의 결기는 다시 클라우드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아마존, 구글을 향했다.

티맥스는 티맥스소프트, 티맥스데이터, 티맥스오에스, 티맥스클라우드 등 4개 관계사로 이뤄진 국내 소프트웨어 기업이다. 이 중 티맥스소프트가 올 하반기를 목표로 상장을 준비 중이며 이 날 티맥스데이터와 디맥스오에스를 2023년 나스닥에 상장시키겠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미들웨어·DB 기술력 '자신감'…"구글·아마존도 못한 일 해냈다"

그동안 티맥스는 미들웨어 '제우스', 데이터베이스관리시스템(DBMS) '티베로', PC 운영체제 '티맥스OS' 등 국산 소프트웨어를 개발해 마이크로소프트(MS), 오라클, IBM 등 글로벌 소프트웨어 기업들과 경쟁해왔다. 하지만 최근 이들 경쟁 기업들이 일제히 클라우드 기업으로 전환하고 있는 흐름에 발맞춰 티맥스도 클라우드에서 승부를 걸기로 방향을 잡았다.

박 회장은 미들웨어, 데이터베이스 분야에서 20년 이상 축적한 기술력을 통해 아직 아마존이나 구글 같은 글로벌 기업들도 해내지 못한 DB 가상화와 미들웨어 통합을 이뤄냈다고 자부했다.

박 회장은 "통합 클라우드 스택은 현재 아마존, 구글 등이 제공하는 인프라(IaaS) 뿐만 아니라 플랫폼(PaaS), 애플리케이션(SaaS)까지 완벽히 통합한 세계 최초의 클라우드 서비스"라며 "클라우드 앱을 스마트폰 앱처럼 쉽게 개발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고 말했다.

티맥스는 단기적으로 통합 클라우드 스택을 통해 아직 기술적 한계로 클라우드 환경으로 전환하지 못한 레거시 프로그램의 전환을 이끌고, 이후 기업(B2B)은 물론 교육 등 일반 소비자(B2C) 분야까지 클라우드 기반의 새로운 앱 서비스 시장을 열어 전체 100조원의 매출을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박 회장의 '무모한 도전'…실효성은 "글쎄"

티맥스는 현재 800여명의 연구원 중 700여명이 클라우드 관련 연구에 매달리고 있다. 지난 5년 동안 클라우드 분야에 1700억원을 투입했는 데, 절반은 박 회장이 개인 지분을 팔아 마련했다. 그만큼 클라우드는 창업자의 열망이 강하게 담긴 사업이다.

박 회장은 "클라우드는 반도체를 이은 한국의 대표 산업이 될 것"이라며 "괴롭지만 반드시 해야 할 일이기 때문에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동안 박 회장의 이런 '무모한 도전'은 응원과 비난이 동시에 받아왔다. 일각에선 티맥스의 소프트웨어 국산화가 반드시 필요한 일이라는 지지를 받았으나, 반대편에선 국산제품을 쓸 수밖에 없는 공공시장에 의존해 생존하는 기업으로 치부하기도 했다.

박 회장의 집념이 담겼던 국산 OS 사업은 10년 넘게 매출을 내지 못했다. 이제 막 공공시장을 대상으로 기지개를 켜는 수준이다. OS 사업을 발표한 2009년엔 사업 부진으로 워크아웃에 들어가 1800명에 이르던 직원을 500명으로 줄여가며 혹독한 구조조정을 겪기도 했다. 

이번 클라우드 사업 역시 구글, 아마존, MS도 하지 못한 영역에 도전한다고 공언하고 있지만, 명백한 체급차이가 나는 싸움에서 성공을 장담하긴 쉽지 않은 상황이다. 박 회장 역시도 "목표 수치가 너무 커서 당연히 안 믿을 것이기 때문에 발표할지 마지막까지 망설였다"고 털어놨다.

그는 "자금이나 인력에서 아마존이나 구글을 이길 수 있느냔 질문을 많이 받지만 클라우드 시장에서 성공한 '줌'이나 '슬랙'에서 보듯이 인원수만 보면 안된다"며 "우리는 20년 외길을 걸어 바닥부터 올라왔기 때문에 기술력에선 비교할 수 없는 차이가 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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