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산업진입규제, 중국은 물론 이집트보다 높아..대한상의
신산업진입규제, 중국은 물론 이집트보다 높아..대한상의
  • 김정현 기자
  • 승인 2019.05.22 14:0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자료사진-대한상의 제공
자료사진-대한상의 제공

 

우리나라 기업들의 신산업 진입규제가 중국은 물론 이집트보다 높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대한상공회의소(회장 박용만)는 '미국·일본·EU(유럽연합)등 경쟁국보다 불리한 신산업분야의 대표규제 사례'를 담은 보고서를 22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진입규제는 경쟁국들보다 매우 높다. 국제연구기관 글로벌기업가정신모니터(GEM)는 한국의 진입규제 환경을 조사대상 54개국 중 38위로 평가했다. 미국과 일본, 중국은 물론 이집트보다도 낮은 순위다.

대한상의는 의료, 바이오, ICT(정보통신기술), 금융 등 주요 신산업 분야에서 경쟁국보다 불리한 사례 분석을 통해 국내 진입규제 장벽이 높은 이유로 △기득권 저항 △포지티브 규제 △소극행정 등을 꼽았다.

정부가 나름대로 야심차게 선보이고 있는 '규제 샌드박스'도 허점이 많다는 지적이다. 규제 샌드박스란 신제품이나 서비스를 내놓을 때 걸림돌이 되는 겹겹의 규제들을 실증 특례와 임시 허가를 통해 일정기간 없애주는 것을 말한다.

그러나 현행 실증특례나 임시허가 기간이 법마다 달라 형평성 논란이 벌어진데다, 일부 항목만 허용하는 '포지티브 규제' 방식이 신사업을 포기하게 만든다는 비판이 대다수다. 포지티브 규제 방식으로는 규제샌드박스의 효과를 업계가 체감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그간 산업계는 금지된 것을 제외하고는 모두 허용해주는 '네거티브' 규제 방식을 요구해왔다.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도 대통령과 총리, 경제부총리, 국회 등 할 것 없이 기회만 되면 '네거티브 규제'로의 전환만이 서비스, 빅데이터 등 신산업을 펼칠 수 있는 길이라고 호소해왔다.  

김정욱 KDI 규제센터장은 "최근 정부가 규제샌드박스를 통해 검사항목 확대를 위한 규제특례를 허용했지만 여전히 경쟁국에 비해선 상당히 부족하다"며 "건별 심사를 통해 샌드박스에서 승인 받은 사업만 가능하도록 한 현재의 '포지티브' 방식으론 명확한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대표적으로, 금융혁신과 숙박공유도 포지티브 장벽에 갇혀 있다. 핀테크업체 관계자는 "인공지능(AI) 기반의 새로운 펀드상품을 개발했으나 법으로 정해진 펀드만 판매할 수 있는 규제 때문에 상품출시를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도심형 숙박공유업도 외국인관광 도시민박업, 한옥체험업, 농어촌민박업 등 법으로 일일이 나열해 허용하고 있어 외국인만 이용가능하고 내국인은 이용하지 못하는 현실이다.

구태언 법무법인 린 변호사는 "적극행정이 제도화됐으나 문제발생 이후의 소명과 면책에 초점이 맞춰져있다"며 "공무원들이 문제되는 규제를 스스로 발견해 없앨 수 있는 인센티브제도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영석 대한상의 규제혁신팀장은 "공무원 사회에서는 규제를 풀면 부처의 권한이 약해지고 다른 공무원에 피해를 줄 것이라는 민폐의식이 여전한데 공무원 사회의 보신행정 문화부터 개혁해야한다"고 강조했다.

대한상의는 "기득권과 포지티브 규제, 소극행정을 해결하지 않고서는 규제를 개혁하는 것이 아닌 혁신을 규제하는데 그칠 것"이라며 "탈규제원칙 하에 사회 곳곳에 자리잡은 기득권을 걷어내고 전면적 네거티브 규제로의 전환을 통한 과감한 규제개혁 조치를 취해야한다"고 제언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