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K·우리은행 컨소시엄, 롯데카드 품는다(종합)
MBK·우리은행 컨소시엄, 롯데카드 품는다(종합)
  • 이형석 기자
  • 승인 2019.05.21 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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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그룹이 롯데카드 매각 우선협상 대상자를 사모펀드(PEF) MBK파트너스와 우리은행 컨소시엄으로 변경했다. 앞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한 한앤컴퍼니의 대표가 지난 2016년 KT와 M&A(인수합병) 거래로 검찰 조사를 받으면서 대주주 변경 심사 등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자 우선협상대상자를 재선정한 것이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롯데그룹은 이날 오전 MBK-우리은행 컨소시엄을 롯데카드 매각을 위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MBK와 우리은행은 각각 롯데카드 지분을 60%와 20%로 나눠서 인수하고, 롯데그룹은 잔여 지분 20%를 보유한다. 

롯데그룹은 지난 3일 한앤컴퍼니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지만 우선협상 기간 열흘 동안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이후로도 한앤컴퍼니와 협상을 진행했지만 최근 MBK컨소시엄이 지난 본입찰 당시보다 좋은 조건을 담은 수정제안서를 제출하면서 이를 받아들였다. 

롯데 관계자는 " KT노조의 한상원 한앤컴퍼니 대표 피고발 건으로 대주주 변경 심사에 대한 지연 가능성이 제기됐다"며 "다각도로 검토한 결과 행위제한 기간 내 거래종결이 가능한 MBK-우리금융 컨소시엄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이어 "10월 중순으로 예정된 지주회사 행위제한 만료기간 이전에 거래를 종결해야만 하는 상황인데, 만약 기간을 초과하면 과징금 부과와 형사처벌 가능성도 있어 다양한 가능성을 신중하게 검토해야 하는 불가피함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롯데그룹은 지난 2017년 10월 롯데지주를 설립하면서 공정거래법상 일반 지주회사가 금융계열사 주식을 보유할 수 없다는 금산분리 규정을 지키기 위해 카드, 손해보험 등 금융사를 매각하기로 했다. 

한앤컴퍼니는 결국 한 대표의 검찰 조사라는 장벽을 넘지 못했다. KT 새 노조와 시민단체 '약탈경제반대행동'은 지난 3월 서울중앙지검에 황창규 회장 등 KT 고위 관계자와 한 대표를 검찰에 고발했다.   

이들은 황 회장 등이 KT와 그 종속기업 나스미디어가 지난 2016년 10월 한앤컴퍼니의 엔서치마케팅(현 플레이디)을 600억원에 사들이도록 했다고 주장했다. 당시 황 회장이 엔서치마케팅의 공정가치보다 424억여원 더 높은 인수 가격을 지급해 회사에 손해를 입혔고, 한앤컴퍼니는 초과 이익에 대한 세금을 내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에 우선협상 기간 당시부터 대주주 적격성 변경 심사가 지연될 수 있고, 검찰 수사와 법원 판결이 한 대표에게 불리하게 나오면 심사도 승인받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롯데카드 노조도 매각 차익을 목적으로 하는 사모펀드로 회사가 매각되면 고용 안정이 우려된다며 반대했다. MBK-우리은행 컨소시엄의 경우 우리금융그룹이 잠재적 인수후보자로 꼽히는 만큼 노조의 우려는 일정 부분 해소할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우리금융그룹으로서는 향후 롯데카드를 인수한다면 단숨에 상위권으로 도약할 수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우리카드의 총자산은 9조9831억원으로 전업계 7개 카드사 중 6위다. 롯데카드(12조6527억원)를 인수하게 되면 총자산이 약 22조6358억원으로 불어나면서 삼성카드(23조47억원)와 업계 2위를 다투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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