렌터카 고속 성장…양강 롯데-SK, 이젠 차별화 싸움
렌터카 고속 성장…양강 롯데-SK, 이젠 차별화 싸움
  • 오한준 기자
  • 승인 2019.05.21 1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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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렌터카 시장 양강인 롯데렌터카와 SK네트웍스가 양적 성장 대신 수익성 강화로 사업 전략을 선회한다. 고성장을 달리는 국내 렌터카 사업에서 점유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두 회사는 수년간 출혈 경쟁을 감수했다. 앞으론 차별화 전략으로 내실을 다지는데 집중할 계획이다.

21일 전국자동차대여사업조합연합회에 따르면 지난 1분기 기준 국내 렌터카 등록대수는 87만9504대로 지난해 1분기(75만4347대)에 비해 16.6% 늘었다.

국내 렌터카 시장은 2012년 3만대(32만5334대)를 돌파한 이래 연간 15% 내외의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전체 신차 등록대수 158만대 중에 렌터카 비중이 15%를 넘어섰다. 2015년 8.9%에서 크게 확대된 것이다.

국내 주요 렌터카업체들도 폭발적 성장을 지속해 왔다. 롯데렌터카는 지난 2014년 렌터카 보유대수를 12만2220대까지 늘리며 업계 최초로 10만대를 돌파했다. 이후 성장에 가속도를 붙여 지난해 최초로 20만대를 넘어섰다. 불과 5년 만에 두 배가 넘는 성장을 한 셈이다.

그러나 시장 점유율은 외려 축소되고 있다. 롯데렌터카는 2014년 국내 시장점유율을 사상 최대인 26.6%까지 끌어올렸지만 2015~2016년 25.3%, 2017년 24.6%, 2018년 24.2% 등으로 갈수록 내려가고 있다.

롯데렌터카의 점유율 축소는 국내 렌터카 시장의 경쟁 심화 영향이다. 최근 들어 캐피탈회사들이 낮은 조달 금리를 앞세워 렌터카 시장에서 존재감을 확대하고 있다. 현대캐피탈은 지난해 점유율 9.4%를 차지하며 AJ렌터카(9%)를 제치고 업계 3위 자리를 꿰찼다. 하나캐피탈(3.8%), 삼성카드(0.8%) 등도 갈수록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다.

롯데렌터카는 심화된 경쟁 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해 양적 성장 대신 사업부문 별 '브랜드 전략'을 더 세밀하게 가다듬는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사업비중이 90% 정도로 가장 큰 장기렌터카 사업에선 온라인으로 장기렌터카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신차장 다이렉트'가 효자다. 출시 11개월 만에 계약 5000대를 돌파하는 등 사업이 호조를 보이고 있다. 롯데렌터카는 사물인터넷(IoT)를 기반으로 실시간 점검, 찾아가는 방문 정비까지 가능한 '올 뉴 신차장'으로 다시 업그레이드를 했다. 사업 문턱이 낮아 경쟁이 치열한 단기 렌터카 사업은 축소하고, 카세어링 서비스인 '그린카'의 사업 비중을 높여가고 있다.

양적 확대 대신 수익성 강화에 집중하는 것은 SK네트웍스도 마찬가지다. SK네트웍스는 올 초 AJ렌터카를 인수하면서 올 1분기 기준 시장 점유율을 21.8%까지 확대했다. 롯데렌터카(24%)와 맞먹는 양강 체제를 확실히 구축한 것이다.

2012년만 해도 SK네트웍스의 렌터카 시장 점유율은 4.9% 수준으로 국내 4위권이었다. 이후 매출 확대 전략을 지속하며 2017년엔 12%의 점유율로 AJ렌터카(10.4%)를 제치고 업계 2위로 올라섰다. 이 기간 출혈 경쟁도 감수했다. SK네트웍스 렌터카 사업의 영업이익률은 2014년 3%, 2015년 3.4%, 2016년 5.2%, 2017년 4.4%, 2018년 4% 등으로 5%를 넘어서기가 힘들었다. 

SK네트웍스는 양강 체제 구축으로 경쟁이 완화된 만큼 앞으론 수익성 강화에 집중할 계획이다. 특히 SK렌터카와 AJ렌터카의 사업에서 시너지를 내는 것이 최대 관건이다. SK네트웍스는 개인장기 렌터카 위주, AJ렌터카는 법인·단기 렌터카 위주로 사업이 겹치는 부분이 적어 합병 후 시너지를 낼 가능성이 높다. 이르면 올해 말에 두 회사의 합병 방안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SK네트웍스 관계자는 "그간 볼륨을 높이는데 집중했지만 작년부턴 내실 강화에 나서고 있다"며 "양강 구도는 이미 갖춰졌기 때문에 SK렌터카와 AJ렌터카가 함께 무엇을 어떻게 할지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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