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대 출현은 1억년전…인류서 진화했다는 가설 뒤집었다
빈대 출현은 1억년전…인류서 진화했다는 가설 뒤집었다
  • 최은경 기자
  • 승인 2019.05.18 1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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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구류에 숨어 인간을 괴롭히는 빈대(베드버그)가 1억년도 훨씬 넘는 과거부터 존재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기존에는 빈대가 인류에게서 기원했고 박쥐나 인간이 첫 숙주였을 것이라는 설이 유력했으나 이를 정면으로 반박하는 연구다.  

영국과 독일 등의 과학자들은 16일(현지시간) 출간된 생물 분야 국제학술지 커런트 바이올로지(Current Biology)에서 "빈대가 1억 1500만년 전부터 생겨났으며 인간을 괴롭히는 빈대 종류는 4700만년 전부터 진화되어 나왔다"고 밝혔다. 

이어 "빈대는 인간이 태어나기 전인 6600만년 전 모든 공룡을 포함해 지구의 식물과 동물 75%를 멸종시킨 시절을 견뎌냈다"고 부연했다. 반면 학계는 첫 인류가 약 250만년 전 아프리카에서 나타났을 것으로 본다. 

영국 셰필드대학 곤충학 및 진화생물학자인 마이클 시바조시는 "빈대는 인간에서 진화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현재 최소 100종류의 빈대가 지구상에 존재하는데 오직 3~4가지 종류만이 인간피를 빨아먹는다. 나머지는 대부분 박쥐와 새를 숙주로 삼는다. 

독일 드레스덴 공대의 빈대 전문가인 클라우스 라인하르트 박사는 또다른 연구를 이끌어 62개 지역의 빈대 34개종의 DNA를 분석해 빈대의 복잡한 진화를 재구성했다. 연구자들은 동굴 속 박쥐 배설물 더미를 뒤졌고 호피 족의 민간설화에서 독수리와 다른 새들을 괴롭히는 빈대에 대한 이야기를 분석하기도 했다. 

여러 종에 걸친 DNA 염기서열 비교, 라인하르트와 시바조시의 연구, 그리고 앞선 다른 동료들의 연구를 종합하고 화석증거와 비교한 결과 박쥐가 첫 숙주라는 가설도 뒤집었다. 이에는 2008년 캔자스 곤충대학의 마이클 엥겔이 처음 확인한 1억년 전의 호박 속에 보존된 빈대의 조상격이 콰시시멕스 에일라피나스테스의 화석증거가 사용됐다. 가장 오래된 박쥐 화석은 약 5500만년전 것이다.  

연구자들은 빈대들이 탄생한 시기는 기존에 생각했던 것보다 3000만~5000만년 앞선 약 1억1500만년 전 백악기라서 인간이나 박쥐보다 훨씬 앞서서 존재했다고 결론내렸다. 그리고 첫 숙주가 누군지는 화석 증거의 부족 때문에 불확실하나 작고, 사회적 동물이며 동굴에 사는 포유류였을 것으로 보았다. 

하지만 박쥐가 첫 숙주는 아니다는 결론에는 반대 의견도 있다. 박쥐도 우리의 생각보다 기원이 오래되어 첫 숙주였을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다. 또 연구에 따르면 대부분의 빈대가 숙주 하나에 전문화되는 반면, 인간과 연관된 빈대는 새로운 숙주를 찾는 과정에서 예전에 좋아한 숙주로 다시 돌아가기도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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