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기업 비상대책위원회는 17일 통일부가 9차 방북 신청을 승인한 것에 대해 "만시지탄(晩時之歎)이지만 정말 다행"이라며 환영의 뜻을 밝혔다. 이에 따라 비대위는 이르면 이달 말 개성공단을 방문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16년 2월 개성공단이 폐쇄된 이후 3년 3개월 만이다.
통일부는 이날 오후 긴급 브리핑을 열고 개성공단 입주기업인들이 지난달 30일 신청한 9차 방북 신청을 승인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비대위는 즉각 보도자료를 내고 환영 의사를 밝혔다. 비대위는 "정부가 그동안 미국을 지나치게 의식해 국민 재산권 보호에 소홀히 했다는 비판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지적하면서도 "만시지탄이지만 크게 환영한다"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구체적인 방북 일정은 우리 정부와 북측의 협의에 따라 결정될 예정이다. 비대위는 이르면 5월 말에서 늦어도 6월 초에는 방북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비대위 관계자는 "5말6초로 방북 시기를 예상한다"며 "(방북 시기) 협의 과정에 비대위가 참여해야 마땅하다"고 강조했다.
방북단 규모도 협의 대상이다. 앞서 비대위는 정기섭 개성공단기업협회장 겸 비대위원장을 포함한 입주기업인 193명과 더불어민주당 원혜영·이석현·이인영·심재권 의원과 민주평화당 정동영·최경환 의원, 바른미래당 김동철 의원, 정의당 김종대 의원 등 정치인 8명으로 구성된 명단을 통일부에 제출했다.
3년여 만에 허락된 방북길이지만 동시에 3년 넘게 방치된 기계설비를 점검하는 일이어서 비대위 내부에는 고무와 긴장이 교차하는 분위기다.
공단 폐쇄 이후 정부와 비대위가 추산한 기업 피해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비대위는 약 9446억원 상당을 피해가 발생했을 것으로 추정하지만, 정부는 7779억원만 인정했다.
추가 피해도 심각한 수준이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지난달 16일 발표한 '개성공단 입주기업의 경영 환경 및 향후 전망' 조사 결과, 입주기업 108개사 중 '개성공단 중단 이전보다 경영상황이 악화됐다'고 답한 기업은 76.9%에 달했다. '사실상 폐업 상태'라고 응답한 기업도 9.3%에 달했다. 사실상 10곳 중 9곳(86.2%)이 경영 악화, 혹은 폐업 수준인 셈이다.
비대위 관계자는 "개성공단에 두고 온 설비 중에는 기계가 정밀한 것도 있고 손으로 만져보고 돌려봐야 하는 것도 있다"며 "3년 이상 방치된 공장 및 기계 설비를 점검하고 보존대책을 세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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