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클라우드 시장 삼키는 '육식공룡' 아마존…국내 데이터센터 추가 가동
韓 클라우드 시장 삼키는 '육식공룡' 아마존…국내 데이터센터 추가 가동
  • 오한준 기자
  • 승인 2019.05.17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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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클라우드 서비스 기업 아마존웹서비스(AWS)가 한국에 데이터센터를 늘리며 국내 시장 장악에 한층 속도를 내고 있다.

17일 AWS는 자사 뉴스 블로그를 통해 국내 이용자 증가로 인해 '서울 리전'에 세번째 '가용영역'을 추가했다고 밝혔다.

AWS는 복수의 데이터센터를 묶어 '가용영역'이라고 부르고, 이를 다시 묶어 ‘리전’을 구성한다. 가용영역은 하나 이상의 개별 데이터센터로 구성돼 있으며, 각각 이중화 된 전원과 네트워크 및 연결기능을 갖추고 있다.

지난 2012년 국내 사무소를 열고 첫 진출을 시작한 AWS는 지난 2016년 2개의 가용영역을 갖춘 서울리전을 설치해 본격적인 사업 확대를 추진해왔다. 이번 서울 리전의 가용영역 추가로 AWS는 전 세계 21개 리전에 총 66개 가용영역을 갖추게 됐다.

AWS는 지난해 11월 서울리전의 장애사고로 수많은 기업들의 서비스가 일시에 중단되는 사고를 겪었지만 무서운 속도로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 AWS 독주 체제에 비집고 들어갈 '대체재'가 없기 때문이다. 관련업계에선 이미 AWS코리아의 매출이 최소 수천억원에서 많게는 조단위에 이르고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AWS 측은 "현재 국내에는 수만개의 AWS 활성 고객사가 있다"며 "올해 'AWS 서밋 서울 2019 행사'에는 2015년 첫번째 행사에서 1500여명이 참여한 것과 비교해 10배가 넘는 1만6000여명이 참여했다"고 밝혔다. 

◇한류콘텐츠부터 금융까지…전방위 세력 확산

AWS는 '세계 1위'라는 이름값에 걸맞은 수많은 플랫폼과 서비스를 앞세워 국내 시장을 집어삼키고 있다. 이 회사의 글로벌 점유율은 40%대지만, 국내에선 이미 시장의 60~70% 정도를 차지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AWS 측은 이날 블로그 글을 통해 대표적인 국내 서비스 사례로 KBS, MBC, SBS 등 방송사들이 공동투자한 콘텐츠연합플랫폼의 '푹'(POOQ) 서비스와 SM엔터테인먼트의 웹사이트 및 모바일 앱 운영 등을 소개하며 한류 콘텐츠가 자사 서비스를 통해 배포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대기업군에서 삼성전자가 860테라바이트(TB) 규모의 데이터베이스를 AWS의 '아마존 다이나모DB'로 이전하고, LG전자 역시 'LG 스마트 TV 플랫폼'과 사물인터넷(IoT) 가전 플랫폼 '씽큐' 등에 AWS를 활용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밖에 △기아자동차, 웅진코웨이 등의 제조혁신과 △크래프톤, 넥슨 등의 게임사들의 게임개발 △아자르, 샌드버드 등 스타트업의 해외 진출 △신한금융그룹, 현대카드 등 금융사들의 핀테크 사업 등에 자사 서비스가 활용되고 있다고 상세히 전했다.

국내 클라우드 생태계 조성에도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AWS는 "국내에서 클라우드 교육 및 훈련에 대해 막대한 투자를 해왔다"며 "지난 2년 동안 IT전문가, 개발자, 학생을 비롯한 수만 명이 AWS 클라우드 기술을 배울 기회를 제공했다"고 강조했다.

AWS는 현재 국내 시스템통합(SI) 파트너로 LG CNS, 삼성SDS, 영우디지털, 솔트웨어, NDS 등을 두고 있다. 메가존클라우드, GS네오텍, 베스핀글로벌 등은 프리미엄 컨설팅 파트너로 활동 중이다. 안랩, 한글과컴퓨터, SK인포섹 등은 독립 소프트웨어(SW) 개발 파트너다. 

◇글로벌 기업 놀이터 된 韓 클라우드 시장

국내 클라우드 시장은 글로벌 업체들이 장악하고 있다. 거의 '독주체제'다. AWS와 함께 국내에 데이터센터를 두고 클라우드 사업을 펼치고 있는 마이크로소프트(MS), IBM 등 글로벌 클라우드 사업자의 시장 점유율은 80%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오라클은 데이터센터 시험가동에 돌입했고 내년엔 구글까지 가세한다. 구글은 서울리전을 설치해 국내 클라우드 시장 공략에 본격 나선다. 

국내 기업 중에선 네이버의 자회사 네이버비즈니스플랫폼(NBP)과 KT, NHN 등이 클라우드 사업을 진행하고 있지만 글로벌 기업들과의 '체급' 차이로 인해 고전하고 있다. 이 때문에 4차 산업혁명 시대의 근간이 되는 기본 인프라인 클라우드 시장을 해외기업에 모두 넘겨주는 것이 아니냐는 위기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한국이 'IT강국'으로 불렸지만 고부가가치의 소프트웨어 시장은 해외기업의 놀이터가 된 것과 같은 식이다.  

박원기 NBP 대표는 최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해외 기업에 한 번 국내 클라우드 시장을 내주면 다시는 되찾을 수 없을 것"이라먀  "국내 대기업이 글로벌 업체에 먼저 손을 내미는 게 안타깝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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