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비 넘긴 르노삼성 "판매 회복·수출물량 확보 총력전"
고비 넘긴 르노삼성 "판매 회복·수출물량 확보 총력전"
  • 이형석 기자
  • 승인 2019.05.16 1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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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삼성자동차가 11개월 만에 2018년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 장점합의안을 이끌어냈다. 노동조합의 파업 장기화로 생산절벽을 겪었던 르노삼성은 일단 급한 불을 껐다.

르노삼성은 최근 100여개 국가가 포함된 아프리카-중동-인도-태평양(AMI태평양) 지역으로 소속 지역본부가 변경됐다. 큰 고비를 넘기면서 수출 다변화 전략을 모색하는 등 장기 생존 방안 마련에도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곤두박질친 내수 판매 회복과 함께 부산공장 가동률을 유지할 수 있는 수출물량을 확보하는 것도 르노삼성이 해결해야 할 숙제다.

르노삼성은 16일 "14일 오후 2시 28차 임단협 본교섭을 시작한 이래 정회와 속개를 거듭하는 40시간이 넘는 마라톤협상 끝에 이날 오전 6시20분쯤 잠정 합의를 이뤘다"고 밝혔다.

지난해 6월 상견례를 시작으로 교섭을 시작한 지 약 11개월 만이다. 잠정합의안은 오는 21일 조합원 총회에서 과반 이상이 찬성할 경우 최종 타결된다.

잠정 합의안에는 노사 간 견해차가 컸던 인사제도와 외주·용역 전환 문제를 비롯해 성과급 추가 등이 포함됐다.

우선 임금은 기본급 동결에 대한 보상금으로 100만원을 지급하고, 중식대 보조금 3만5000원을 인상하기로 했다.

성과급은 이익 배분제(PS) 426만원, 성과격려금 300만원, 임단협 타결을 통한 물량 확보 격려금 100만원, 특별 격려금 100만원, 임단협 타결 격려금 50만원 등 총 976만원에 생산성 격려금(PI) 50%를 더해 지급하기로 했다. 

교섭의 막바지 핵심 쟁점으로 부상했던 생산라인의 전환 배치와 관련한 절차도 개선하기로 했다. 노사는 전환배치 프로세스를 도입하고 이를 단협 문구에 반영하기로 했다.

현장 근무 강도 완화를 위해 직업훈련생 60명을 충원하고 주간조 중식시간을 45분에서 60분으로 연장한다. 근골격계 질환 예방을 위해 10억원의 설비 투자에 이어 근무강도 개선위원회도 활성화한다.
 

노사는 지난해 6월 교섭에 나선 이후 좀처럼 접점을 찾지 못하면서 갈등이 고조됐다. 

노조는 이 과정에서 총 62차례(누적 250시간)에 걸쳐 부분 파업을 벌였다. 소비자들의 불안감마저 커지면서 내수 판매는 국내 5개 완성차 중 최하위로 곤두박질 쳤고 수출도 급감했다. 

특히 부산공장 생산 중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북미 수출용 닛산 로그를 대체할 후속물량도 배정받지 못했다. 공장 가동률 하락에 따라 결국 한차례 가동중단(셧다운)도 이뤄졌다. 

올해 배정된 로그 물량마저 닛산이 수급불안정을 이유로 줄이면서 회사 안팎에서는 회사 존폐에 대한 우려까지 제기됐다. 이 기간 발생한 생산 손실액은 2800억원 이상이다.

노조가 지난 14일 사측이 전향적이 안을 내놓지 않을 경우 전면 파업도 불사하겠다며 위기감이 극에 달했으나 노사가 한발씩 양보하면서 당장의 위기는 해소했다.

이에 따라 공격적인 신차 출시로 내수 판매량을 끌어 올리고, 수출 물량 확보를 통해 안정적인 공장 가동률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업계 분석이다. 

부산공장의 안정적인 가동을 위해 필요한 최소한의 생산대수는 연간 20만대다. 르노삼성은 내수 비중이 크지 않다. 최근 5년간 연평균 내수 판매량은 9만대 안팎이다. 절반 이상을 수출용 물량으로 채워야 한다는 의미다. 그동안 부산공장 가동률을 책임진 로그 위탁 생산은 올해 종료된다.

내년 1분기 크로스오버유틸리티차(CUV) 'XM3'를 비롯해 주력 차종인 SM6, QM6의 페이스리프트(부분변경) 모델이 국내 출시를 대기 중이다. 타사 LPG 차량에 비해 높은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는 것도 강점이다. 

업계 관계자는 "르노삼성의 경우 수출 의존도가 높은 상황이라 XM3 유럽 수출용 물량 확보가 최우선 과제"라며 "르노그룹 내에서도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인 신호"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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