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칼럼니스트 [ 변연배의 와인과 함께하는 세상 13 ] "세계의 유명한 Bar ( I )"
와인칼럼니스트 [ 변연배의 와인과 함께하는 세상 13 ] "세계의 유명한 Bar ( I )"
  • 정미숙 기자
  • 승인 2019.05.16 07: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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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ar는 막대기나 장벽 등을 뜻하는 라틴어의 “Barra”에서 유래하였다.
원래는 술을 저장하고 서빙을 하기위해 바텐더와 손님 사이에 설치하는 카운터를 의미했다.
현재의 Bar에도 그러한 별도의 Bar공간이 있기도 하지만 이제는 술과 음식을 파는 시설 자체를 일컫는 말이 되었다.
인류에 있어 Bar의 역사는 꽤 오래 되었다.

기원전 고대 그리스 아테네의 회의 장소였던 아고라 유적에서 Taverna로 불리는 bar의 유적이 발굴되었는데, 이 Taverna는 오늘날 까지도 그 당시 스타일과 큰 차이 없이 그리스의 대표적인 레스토랑 형태로 자리잡고 있다.

하지만 현대적인 Bar의 역사는 중세 유럽의 가정집으로부터 시작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 당시 가정집에서는 직접 빚은 맥주나 와인을 소비하고 남는 것이 있으면 이방인에게 적당한 대가를 받고 팔았는데, 팔 술이 있는 집에서는 긴 장대를 걸치고 그 끝에 빗자루나 화환을 걸어 놓고 사람들에게 알렸다.
이로부터 시작된 ‘술집’은 시간이 감에 따라 화폐로 대가를 지불하는 본격적인 접객업으로 발전하였는데 대부분 술집과 숙박업을 겸하였다.
일부 업소는 매춘업을 운영하기도 하였다.

옛날 우리나라의 주막이나 중국의 객잔에서도 술집과 숙박업을 겸했던 걸 보면 문화는 달라도 사람사는 모습은 예나 지금이나 큰 차이가 없는 것 같다.
이러한 술집을 영국에서는 Tavern이라고 불렀는데 나중에는 의미상 차이가 없이 Inn으로 같이 부르기도 했다.

Bar의 역사를 보면 오늘날 Bar가 없는 호텔을 보기 드문 것이 당연하게 생각된다.
프랑스에서도 Tavern이라 하기도 했지만 카바레(Cabarets) 혹은 트레터(Traiteur)로 부르기도 했는데, 주로 와인과 음식을 제공했으며 사회, 정치적인 모임의 근거지가 되기도 했다.
무도장을 갖춘 술집을 뜻하는 오늘날의 카바레와는 다른 개념이다.

그러다 Tavern의 주류판매에 대한 과도한 세금문제가 이슈가 되면서 새로운 형태의 업소가 등장한 것이, 1765년에 파리에 최초로 생긴 현재의 레스토랑과 같은 의미를 지닌 “Restaurant”이다.

독일에서는 이러한 술집을 크나이프(Kneipe)라 불렀는데 현재까지도 그렇게 불린다.

유럽인의 이민으로 시작된 초기의 미국 사회에서도 Tavern은 사회적, 정치적, 사업적으로 중요한 역할을 했는데, 주정부나 지방정부의 회의나 의회가 Tavern에서 열리기도 했다.
심지어 버지니아주 같은 곳에서는 법정이나 감옥이 설치된 Tavern을 시에서 관리했고, UPS의 전신인 미정부의 우편국도 Tavern에서 시작했다.
그리고 미합중국의 첫번째 의회(Continental Congress)를 수립하기 위한 비공식적인 회의도 필라델피아에 있는 City Tavern에서 열렸을 정도로 Tavern은 미국의 건국 역사를 함께 한다.
필라델피아에 있는 City Tavern은 재건축을 거쳐 현재까지도 운영 중이다.
미국에서의 최초의 Tavern은 매사추세츠주 보스톤에서 1633년 오픈했다.

서부개척시대부터 19세기 까지는 Tavern과 함께 서부영화에도 자주 등장하는 Saloon(프랑스의 Salon에서 유래)이 같이 쓰이기도 했다.
19세기에는 독일출신 이민자 사이에서 맥주를 주로 파는 Beer Garden이나 Beer Hall이라는 이름의 술집이 등장했다.
그리고 1920년에서 1933년까지의 금주법 시대에는 불법으로 운영하는 술집을 “Speakeasy”, “Blind pig”, 혹은 ”Blind tiger”라는 은어로 불렀다.


Bar라는 용어는 19세기 산업혁명 이후 영국에서부터 시작되어 지금은 세계 거의 대부분의 나라에서 서양식 술집을 일컫는 가장 보편적인 명사가 되었다.
홀에서 여러 사람이 함께 술을 마시면서 교유하는 것이 보편적인 Tavern의 모습이었지만 Bar가 생기면서는 Bar를 사이에 두고 바텐더와 이야기하면서 홀로 술을 마셔도 어색하지 않게 되었다.
이렇게 하여 바텐더라는 직업도 새로이 생기게 된다.
술집의 경비, 취객이나 미성년자의 관리를 위한 Bar keeper나 Bouncer 같은 직업도 Bar가 생기면서 새로 나타난 직업이다.
이후 Bar가 다양한 형태로 진화하면서 라이브 밴드, 가수, 코메디언, 디스크 자키, 댄서 등 기존의 직업군도 Bar business에 합류한다.
드나드는 단골손님들은 “Patron”이라 부르기도 한다.

그 외 술집을 뜻하는 말로 속성 상 다소의 차이는 있지만 Public House의 준말로 Pub, Club, Cafe등이 같이 쓰인다.
참고로 많은 이슬람 국가에서는 종교적인 이유로 주류의 판매나 Bar의 운영을 금지하고 있다.
카타르나 UAE 같은 일부 국가에서는 호텔 등 특정한 장소에서 비 이슬람 신자를 위한 Bar의 운영은 허락하고 있다.  
     
Bar의 형태나 속성, 주 고객층, 그리고 서빙하는 메뉴에 따라 Bar는 또 다시 세부적으로 다양한 형태로 나뉜다.

우선, 위스키, 맥주, 와인, 칵테일 등 모든 종류의 주류를 골고루 취급하는 업소는 “Full Bar”로 분류한다.
다른 주류도 판매하지만 와인에 전문적인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면 ‘Wine Bar”이다.
특히 와인바는 전문적인 소믈리에,
와인이 바뀔 때 마다 바꾸어 줄 수 있는 종류별 와인 잔,
디캔터,
와인 스토퍼,
와인 셀러 등의 관련 장비와 다양한 selection을 구비하고 있어야 한다.

하지만 음식은 간단한 핑거 푸드나 스낵 외에는 제공하지 않는 와인바가 많다.

위스키는 “Whisky bar”,
맥주는 “Beer bar”,
특히 수제 맥주를 파는 곳은 “Craft beer bar” 라고 한다.
“Microbrewery”라 불리는 자체 양조장을 갖고 있는 Bar는 “Brew pub”이라 부른다.

그리고 Bar의 환경에 따라 화초 등으로 약간 고급스럽게 꾸민 전문직 종사자가 주 고객인 곳을 “Fern bar” 또는 “Yuppie bar(혹은 Preppy bar”)라 한다.
그리고 수수한 옷차림으로 갈 수 있는 허름한 동네 Bar는 “Dive bar”라 한다.
이런 곳에 양복을 입고 넥타이 매고 가면 이상한 사람으로 취급한다.
그리고 가구 등을 비치하여 사적인 공간이나 룸을 만들어 사업상 목적 등으로 프라이버시를 보장해주는 곳은 “Home bar”라 부른다.
집에다 설치하는 조그만 홈바와는 성격이 다르다.

라이브 음악을 하는 곳은”Live music bar”인데 블루스 음악을 주로 하는 곳은 “Blues bar”, 재즈는 “Jazz bar”, 피아노 연주를 전문으로 하는 곳은 “Piano bar”, 손님이 노래를 부르기 위한 곳은 “Karaoke bar”다.
Music bar에서 손님이 노래를 부르는 것 것은 대부분 허용되지 않는다.
그리고 Comedy 공연을 전문으로 하는 곳은 “Comedy bar”라 하고, DJ를 두고 춤을 출 수 있는 곳은 “Dance bar”라 하는데 규모가 큰 곳은 흔히 알려진 것처럼 그냥 Night club이나 디스코데크(Discodeque)라 한다.
그리고 남미의 Salsa음악에 맞춰 춤 출수 있는 곳은 “Salsa bar”다.

여장을 한 남자나 게이가 공연하는 “Drag show”를 하는 곳은 “Drag bar”라 한다.
“Topless bar”는 상의를 탈의한 댄서가 춤을 추거나 서빙을 하는 Bar를 말한다.
인도에서는 “Dance bars”가 Topless Bar를 의미하는데 복수로 표현하여 일반적인 “Dance bar”와 구분한다.

주로 하와이나 바하마 등지의 관광지에서 폴리네시아 스타일의 이국적인 열대 칵테일과 과일을 제공하는 Bar는 “Tiki bar”라 한다.

텔레비전을 두고 스포츠 중계를 볼 수 있는 곳은 “Sports bar”인데 미국에서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다.

한국에서 한 때 칵테일 쇼를 하는 Bar를 “Flair bar” 라고 불렀는데 외국에서는 잘 쓰지 않는다.
대신 그러한 쇼를 “Flair bartending”이라고 한다.
그리고 주 고객층에 따라서는 성적 정체성에 따라 Gay bar, Lesbian bar, Queer bar, LGBT bar(Lesbian, Gay, Bisexual, Transgender) 등이 있고, 주로 고객들이 이웃인 Neighborhood bar, 은퇴자들이 고객인 “Oldman bar”, 독신자들의 “Single Bar”, Woman’s bar, 그리고 직업과 취미에 따라서는 Cop bar, Biker bar, College bar, Sailor bar 등이 있다.
고객층에 따라 Bar가 이렇게 세분화된 이유는 동질감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Bar에 입장할 시에 일정액의 입장료를 받고 1잔 정도의 기본적인 주류를 제공하는 것을 Cover Charge라하고, 일찍 입장한 손님에게 오후 7시나 8시 정도까지 할인이나 덤 혹은 핑거푸드를 무료로 제공하는 시간대를 Happy hour라 한다. 

같은 Bar라도 Snack bar, Sushi bar, Juice bar, Salad bar, Dairy bar, Ice Cream Sundae bar에서는 술을 팔지 않는다.
특히 한국사람들이 외국에서 간판이나 메뉴를 보고 헷갈리는 것이 Ice Cream Sundae인데 Sundae는 영어로 우연히 단어가 같지만 우리나라의 순대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
여러가지 토핑을 얹은 후식 아이스크림을 Ice Cream Sundae라 한다.
아이스크림으로 만든 순대는 어떨지 상상이 되지 않는다.

다음 칼럼에서는 필자가 직접 가본 세계 곳곳의 유명한 Bar로 독자 여러분과 함께 떠난다.
끝.     

 


 ■ 와인칼럼니스트 변연배

 

▣ 경력
ㆍ우아한 형제들 인사총괄임원/경영학박사(현)
ㆍCoupang 부사장ㆍDHL 부사장
ㆍMotorola 아시아태평양지역 인사담당 임원
ㆍHI Solutions, Inc. 대표이사
ㆍ두산 Seagram㈜ 부사장
ㆍ주한 외국기업 인사관리협회 (KOFEN) 회장
ㆍ연세대 국제대학원 초빙교수
ㆍ중앙공무원 연수원 외래교수
ㆍ칼럼니스트
ㆍ와인 바/ 와인 관련 강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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