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 장기 불황에 일자리 1500여개 사라져..고용늘린 건설사도 비정규직
건설업 장기 불황에 일자리 1500여개 사라져..고용늘린 건설사도 비정규직
  • 이경석 기자
  • 승인 2019.05.13 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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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불황으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건설사의 일자리가 큰 폭으로 사라진 것으로 나타났다.

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시공능력평가 상위 10위권 대형 건설사의 지난해 12월 기준 직원 수는 5만4009명으로 1년 전(5만2586명)보다 1423명(2.6%) 줄었다. 규모로 따지면 롯데건설(3199명) 전체 임직원이 일자리를 잃은 셈이다.

지난해 1년간 10대 대형 건설사에서 일자리 1500여개가 사라진 것으로 일자리 창출은커녕 기존 일자리마저 사라졌고 비정규직 비중 역시 여전히 40%대에 달했다.

직원이 가장 많이 줄어든 곳은 대림산업이다. 대림산업은 2017년 7619명에서 2018년 7133명으로 486명(6.4%) 감소했다. 감원은 대부분 플랜트사업에서 생겼다. 대림산업 플랜트사업본부 직원(1941명)은 1년 전보다 365명 줄었다. 대림산업 플랜트사업본부는 2013년부터 2017년까지 1조원 이상 누적 적자를 기록하며 현재 비상경영에 돌입했다. 이어 대우건설(447명), 현대건설(297명), GS건설(268명) 순으로 직원이 줄었다. 이밖에 SK건설(194명), 삼성물산(96명), HDC현대산업개발(12명)도 감원했다.

10대 건설사에서 직원이 늘어난 곳은 현대엔지니어링(206명), 롯데건설(96명), 포스코건설(78명)이다. 직원을 늘렸으나 고용의 질은 좋지 않았다. 200명 이상 증원한 현대엔지니어링은 정규직 수는 되레 5명 줄었다. 늘어난 직원은 모두 비정규직(211명 증가)이다.

지난해 대형 건설사의 비정규직 비중은 소폭 줄었다. 지난해 전체 5만2586명 직원 중 비정규직은 1만5183명으로 40.6%를 차지했다. 비정규직 비율은 1년 전(42.4%)보다 1.8%포인트 감소했다.

대우건설을 비롯해 상당수 건설사가 비정규직 직원을 줄였으나 삼성물산은 오히려 100명 이상 증가했다. 비정규직 직원 수는 현대엔지니어링이 가장 많이 늘었으나 증가 폭만 놓고 보면 삼성물산이 18.6%(166명)를 기록하며 가장 높았다.

비정규직 비중이 가장 높은 곳은 HDC현대산업개발로 나타났다. HDC현산은 전체 1769명 직원 가운데 769명(76.9%)이 비정규직에 달했다. 대림산업도 전체의 63.5%(2771명)로 높았고 이어 포스코건설(48.2%), 현대건설(45.9%), 롯데건설(41%) 순이었다.

업계 전반의 감원 한파는 최근 수년간 급격히 식어버린 건설경기 때문으로 보인다. 주택사업 호조로 매출 성장과 영업이익 증가와 같은 실적은 나아졌으나 해외사업의 더딘 개선 등으로 여전히 어려운 상황이다. 최근 주택시장 둔화도 가팔라지면서 건설업 전반에 위기감이 커졌다.

업계 관계자는 "건설투자 감소로 건설경기가 악화한 게 (인력 감축의) 주요 원인"이라며 "주택사업이 어려워지면 해외에서 만회할 수 있어야 하는데 이마저도 어려워 미래가 불투명한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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