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개월째 수출 감소..경상수지 83개월 연속 흑자도 불안
5개월째 수출 감소..경상수지 83개월 연속 흑자도 불안
  • 이형석 기자
  • 승인 2019.05.08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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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이 5개월 연속 감소한 가운데 해외 배당금이 집중적으로 지급된 4월의 경상수지가 적자로 전환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2012년 4월부터 시작된 경상수지 흑자 행진이 84개월만에 깨지게 될 전망이다. 

한국은행이 8일 발표한 '2019년 3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경상수지는 48억2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경상수지 흑자폭은 전년 같은 달(51억달러)보다 2억8000만달러 줄었다. 

이는 경상수지를 지탱하는 가장 큰 축인 상품수지가 악화된 데 따른 영향이다. 상품수지는 84억70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달(94억1000만달러)보다 9.9% 감소했다. 

3월 수출(479억3000만달러)은 전년 같은 달(528억9000만달러)보다 9.4%(49억6000만달러)나 줄었다. 세계교역량 둔화와 반도체 단가 하락, 중국 수출 감소 등에 따른 결과다. 수입(394억7000만달러)은 9.2%(40억1000만달러) 줄었다. 한은은 반도체 제조용 장비 기계와 석탄·석유제품·가스 등 원자재 수입이 줄어든 데 따른 여파로 분석했다.

수출 부진이 장기화되면서 4월 상품수지 역시 지금보다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산업통산자원부에 따르면 4월 통관기준 무역수지(상품수출-상품수입)는 41억20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달(61억6000만달러)보다 33.1%나 줄었다. 

상품수지 흑자폭이 줄면 4월 외국인 투자자에 지급되는 배당금 지출을 감당하지 못해 경상수지가 일시적으로 적자 전환할 수 있다. 우리나라 경상수지는 상품수지 흑자를 서비스수지, 본원소득수지, 이전소득수지가 갉아먹는 구조다 

관건은 본원소득수지에 포함된 배당금 규모다. 시장에서는 지난해 기업이익 증가와 배당성향 확대로 배당금이 늘어났을 것으로 보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외국인 배당금 지급 규모가 9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 우리나라 기업의 4월 배당금은 매년 두 자릿수 증가율을 보였다. 2018년 4월 외국인 배당지급 규모는 76억6000만달러로 전년(13억달러)보다 20.4%, 2017년 4월에도 63억6000달러로 전년(9억2000만달러)보다 16.9% 늘었다. 

반대로 한은은 올해 4월 외국인 배당금이 전년과 비슷하거나 줄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 등 중간배당과 분기배당이 상당 부분 이뤄졌고, 지난해 4분기에는 기업 실적이 크게 악화됐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코스피에 상장된 기업이 중간배당과 분기배당으로 이미 지급된 2018년 배당금 규모는 9조1000억원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018년 12월 결산법인의 배당금은 21조3000억원으로, 전년(21조8000억원)보다 감소했다. 

실제 3월 외국인 직접투자기업의 연말기준 결산배당 지급도 감소해 배당소득지급액은 26억2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달(30억8000만달러)보다 줄었다.

한은은 "4월 무역수지가 전년동월에 비해 축소돼 상품수지 흑자규모가 축소될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작년 4분기 이후 실적이 악화됐고, 중간배당과 분기배당이 크게 이뤄져 올해 배당이 전년동월에 비해 크게 늘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은은 "서비스 수지 개선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보면 4월 경상수지가 소폭 흑자 아니면 소푹 적자일 가능성이 있다"며 "현재 단계에서 예단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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