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고령화로 30년 후 韓 성장률 1%대 추락…정년폐지해야"
KDI "고령화로 30년 후 韓 성장률 1%대 추락…정년폐지해야"
  • 김정현 기자
  • 승인 2019.04.18 1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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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로 심각해지는 고령화로 인해 30년 뒤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1%대로 추락할 것이란 국책연구기관의 어두운 전망이 나왔다.

고령화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나이가 많다는 이유만으로 노동시장에서 퇴출시키는 현재의 정년제도를 폐지하는 등 제도적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18일 '고령화 사회, 경제성장 전망과 대응방향'이란 보고서를 통해 "2050년 우리나라의 고령인구 부양비가 70%를 넘어서고, 경제성장률은 1% 내외에 머물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고령인구 부양비는 65세 이상 고령인구를 15~64세 생산가능인구로 나눈 값으로 생산가능인구 1명이 부양해야 하는 노인인구를 나타낸다. 고령인구 부양비 70%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보다 약 20%포인트(p) 높은 수준이다.

우리나라 고령인구 부양비는 1980년 약 10% 미만에서 최근 20%로 상승했다. 통계청 장래인구추계에 따르면 2050년 우리나라의 고령인구 부양비는 73%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고령인구 부양비가 급격히 상승하는 이유는 저출산으로 생산가능인구는 줄어드는 반면, 수명 연장으로 고령인구가 늘어나면서 인구구조의 불균형이 심화되기 때문이다.

보고서는 이같은 고령화가 우리 사회에 미치는 영향이 상당할 것으로 예상했다.

보고서는 2050년 인구의 36%에 불과한 취업자가 전체 인구가 소비할 재화와 서비스의 생산을 담당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고령인구 부양비가 73%에 달하는 30년 뒤 고령인구는 전체 인구의 38%에 달하고 유소년인구가 10%를 차지할 전망이다. 같은 시기 생산가능인구는 전체 인구의 52%로 줄고, 선진국 평균 고용률 70%를 가정하면 생산에 종사하는 취업자는 전체 인구의 36%로 예상된다.

이 경우 경제활동참가율이 선진국 수준에 근접하더라도 성장률이 떨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생산가능인구는 줄지만 고령화로 인해 노동시장에서 밀려나는 은퇴자들이 빠르게 늘어나 노동력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보고서는 앞으로 30년간 우리나라 15~64세 인구의 경제활동참가율이 69.2% 수준을 유지하더라도 2041~2050년 평균 경제성장률은 1.0%까지 낮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보고서는 고령화에 대비하는 현실적 대안은 저출산대책으로 인구를 늘리는 것이 아니라 늘어나는 고령인구를 노동시장으로 끌어들이는 것이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제언했다.

이재준 KDI 선임연구위원은 "과거와 달리 현재 퇴직연령에 도달한 베이비붐 이후 세대의 경우 고등교육 이상의 학력수준을 보유하고 있어 추가 근로여력이 있는 고학력 고령근로자의 노동시장 참여를 배제하는 것은 비효율적"이라며 "정년제를 폐지하거나 근로능력과 의사에 따라 은퇴 여부를 결정하는 유연한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 위원은 이어 "중장년 이후 경력전환을 시도하는 사람들을 위해 평생 교육 훈련 모델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며 "임금체계도 생산성과 역량을 반영할 수 있도로 개선하고 고령친화적인 노동정책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밖에 보고서는 65세 이상을 노인으로 간주하는 사회적 관행을 재고할 필요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기대수명 연장으로 65세가 더이상 노인이 아닌 시대가 되면서 고령자 기준을 상향해야 한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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