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말 안들으면 페널티'…여행사에 갑질한 아시아나항공 제재
'우리 말 안들으면 페널티'…여행사에 갑질한 아시아나항공 제재
  • 이원섭 기자
  • 승인 2019.04.18 1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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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사들에 특정 예약시스템만을 이용하도록 강요하고 이를 어길 경우 페널티를 부과하겠다며 이른바 갑질 행위를 한 아시아나항공이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제재를 받았다.

공정위는 여행사들에 특정 GDS만 이용해 항공권을 예약하도록 강제한 아시아나항공에 대해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4000만원을 부과하기로 결정했다고 18일 밝혔다.

GDS(Global Distribution System)는 항공사와 여행사를 연결해 여러 항공사의 항공권을 예약·발권할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으로 국내에서는 애바카스(현 세이버), 아마데우스, 트래블포트 등 3개 사업자의 GDS가 주로 이용되고 있다. 

공정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2015년 6월15일부터 10월1일까지 약 3개월간 여행사들에 애바카스 시스템만을 이용해 항공권을 예약하도록 요청하고 위반할 경우 페널티를 부과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공정위는 이같은 아시아나항공의 행위가 GDS간 공정한 경쟁을 저해하고 공정거래법상 거래상지위남용행위 중 구입강제행위에 해당된다고 판단했다.

GDS는 항공사와 여행사를 연결해주는 대가로 여행사로부터 정액으로 월간 시스템 이용료를 받고, 항공사로부터는 여행사의 시스템 이용량에 따라 예약·발권수수료를 받는다.

반대로 여행사들은 예약건수 1만건 이상일 경우 GDS로부터 건당 1달러의 장려금을 받는 등 혜택도 주어진다. 이 때문에 GDS로부터 받는 혜택과 GDS의 기능 등을 고려해 여행사들은 자신이 이용할 하나의 시스템 또는 2개 이상의 GDS를 자유롭게 선택하고 있다.

하지만 아시아나항공이 다른 GDS 이용을 제한하고 애바카스만 이용하도록 함에 따라 여행사들은 수익적인 면에서 손해를 감수하게 된 셈이다.

특히 아시아나항공은 여행사에 애바카스를 이용하도록 강요하면서 애바카스에 지불하는 수수료 비용을 절감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공정위에 따르면 애바카스는 다른 GDS에 비해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예약수수료를 낮게 책정했다. 이는 여행사들이 애바카스를 통해 아시아나항공 티켓을 발권할 경우 아시아나항공의 비용부담이 줄어들게 되는 결과로 이어진다고 공정위는 설명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이번 건은 항공사가 자신의 비용절감을 위해 거래상 열위에 있는 여행사들의 선택권을 제한하고 불이익을 강제한 행위"라며 "앞으로도 항공시장의 불공정행위를 지속적으로 점검하고 위법행위 적발 때에는 엄중하게 제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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