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양호 회장 별세 이후 오너일가 부동산, 계열사 매각 추진할 것"..대신증권
"조양호 회장 별세 이후 오너일가 부동산, 계열사 매각 추진할 것"..대신증권
  • 최은경 기자
  • 승인 2019.04.09 16:1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대신증권은 고(故)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별세 이후 경영 승계 과정에서 지주회사인 한진칼 지분율 변화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봤다. 오너 일가가 상속세 마련을 위해 부동산이나 비핵심 계열사 매각을 빠르게 추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양지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9일 "한진그룹의 지배구조 변화 가능성은 크지 않으며 핵심 계열사인 대한항공, 진에어, 한진, 정석기업 등은 현재의 구도를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조양호 회장의 한진칼 보유 지분가치는 약 3543억원이다. 상속세율 50%를 고려하면 오너 일가는 최소 1770억원대의 상속세 재원을 마련해야 한다. 현재 한진칼의 특수관계인 지분율은 조양호 회장(17.84%)을 포함해 지난해 말 기준 28.95%다. 이 중 조 회장의 자녀인 조현아(2.31%), 조원태(2.34%), 조현민(2.30%)의 지분율은 2%대다.

보고서는 3남매의 지분가치(한진칼 지분 제외 시 4억원)를 고려하면 상속세 규모는 부담스러운 수준이라고 봤다. 재원 마련을 위해 지배구조 정점에 있는 한진칼 지분 매각 가능성은 작다고 진단했다. 반면 조양호 회장 명의의 (주)한진, 정석기업, 토파스여행정보, 대한항공 등의 지분 매각으로 재원을 마련할 가능성은 있다고 봤다. 현재 한진칼을 제외한 조 회장의 보유지분은 약 752억원(대한항공 8조2000억원, (주)한진 297억원, 정석기업 446억원)이다. 

양 연구원은 "한진칼이 조 회장의 (주)한진 지분 인수를 통해 (주)한진 지분율을 현재 22.2%에서 29.2%까지 확대해 한진에 대한 지배력을 더욱 공고히 할 것"이라며 "정석기업에 대한 한진칼 지분율은 48.3%로 높아 추가 인수보다 외부 매각 등을 통해 상속세 재원을 마련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한 주식담보대출과 함께 부동산 등 자산매각도 상속세 재원 마련의 방안으로 제시했다. 한진이 보유한 동대구터미널(매각 예상가격 300억원), 부산 범일동 부지(약 1000억원) 등이 유력 매각 대상으로 꼽힌다. 

재계는 향후 경영권이 한진가 3세의 그룹 지배력을 높이는 차원에서 조 회장 아들인 조원태 대표이사 사장에게 집중될 것으로 보고 있다. 양 연구원은 "장기적으로 3남매 간의 지분정리와 계열분리 등 숙제는 남겠으나 조현아·현민 자매의 경영일선 복귀 가능성은 낮다"고 판단했다. 

한편 한진칼 2대주주인 강성부펀드가 최근 지분율을 12.68%에서 13.47%로 끌어 올렸다. 3대 주주인 국민연금공단은 7.34%의 지분을 갖고 있다. 조원태 대한항공 대표이사 사장의 임기 만료 시점은 2021년 3월이다. 한진칼 사내이사직 임기 만료도 2020년 3월로 예정돼 있다.

강성진 KB증권 연구원은 "조 회장의 보유 지분 상속이 순조롭게 이뤄지지 않을 경우 강성부펀드의 영향력이 더욱 빠르게 강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엄경아 신영증권 연구원도 "내년 주주총회 진행 시 주주제안에 대비를 충분히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