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제철 우선협상 대상자로 'KG그룹' 선정..일부 "경험 부족 우려"
동부제철 우선협상 대상자로 'KG그룹' 선정..일부 "경험 부족 우려"
  • 김정현 기자
  • 승인 2019.04.08 0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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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부제철이 세차례 매각 시도만에 우선협상대상자로 KG그룹이 선정됐다.

7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KG그룹은 동부제철 매각 주관사인 크레디트스위스와 최대주주인 산업은행으로부터 동부제철 매각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는 결과를 통보받고 법률 검토 등 인수 작업에 돌입했다.

KG그룹은 사모투자전문회사인 켁터스프라이빗에쿼티와 컨소시엄을 이뤄 이번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다만 일각에서는 철강 사업 경험이 부족한 KG그룹이 동부제철을 제대로 운영할 수 있겠느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이번 우선협상 대상자 선정과 관련, 철강업계에서는 관련 사업 경험이 전무하다시피한 KG그룹이 동부제철 인수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는 것을 두고 우려 섞인 해석을 내놓고 있다.

한 철강업계 관계자는 "현재 철강 시장은 공급은 과잉인 데 반해 수요는 안정화돼 있는 데다, 보호무역주의 확산으로 상황이 더 안 좋아지고 있다"라며 "결국 이런 상황에서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원가절감의 노하우가 있어야 하는데 그런 경험이 부족한 KG그룹이 이를 잘 해낼 수 있을지 걱정된다"고 말했다.

또 따른 철강업계 종사자는 "계속해서 회사 매각이 무산되어오다 매수하겠다는 기업이 나타나 좋은 일이기는 하다"며 "다만 사모펀드와 컨소시엄을 이룬 만큼 직접 경영보다는 구조조정과 설비 매각을 통해서 투자금을 회수하려 할 것 같다"고 예상했다.

업계에서는 KG그룹이 동부제철을 인수 후 다시 되팔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가 많았다. 업계 관계자는 "KG그룹이 동부제철을 설비를 뜯어서 파는 방식으로 정리하면 경쟁업체들에는 공급처가 하나 줄어드는 격이지만, 중국 업체에 재매각돼서 중국 회사의 파이프라인이 된다면 국내업계로서는 최악의 상황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런 우려와 달리 KG그룹은 본격적으로 인수전에 뛰어들면서 "사업성과 재무 구조 등을 살펴본 결과 회사를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라며 인수 후 경영정상화에 대한 자신감을 보여왔다.

실제로 KG그룹은 곽재선 회장이 1985년 세운 건설 플랜트업체 '세일 기공'을 설립한 이후 '기업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기업이라면 업종을 불문하고 사들인다'는 원칙에 따라 인수·합병 작업을 계속했다.

KG그룹은 2003년 법정관리를 받고 있던 경기화학(현 KG케이칼)을 인수한 것을 시작으로 옐로우캡, 이니시스, KFC코리아, 이데일리 등을 차례로 인수하면서 화학, 결제 대행, 프랜차이즈업, 미디어까지 다양한 부문으로 사업을 확대해왔다.

포스코, 현대제철, 세아그룹, 동국제강에 이어 국내 철강업계 5위인 동부제철은 경영악화로 2014년 10월 채권단과 자율협약을 맺었다. 이후 경영이 호전되지 않자 2015년 10월 워크아웃에 들어갔고 채권단은 여러 차례 매각을 시도했지만 번번이 실패했다.

한편, 동부제철 채권단은 산업은행(지분 39.1%)을 비롯해 농협은행(14.9%), 한국수출입은행, KEB하나은행(8.5%), 신한은행(8.5%) 등이다. 채권단은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방식을 통해 경영권을 이전할 계획이다. KG그룹이 50% 이상의 지분을 확보하기 위해 신주를 발행하면 채권단의 지분은 42% 정도로 낮아지게 된다. 유상증자 금액은 5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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