웅진에너지 상폐위기, 코웨이 인수 차질? 웅진그룹 "부실 연결고리 없어"
웅진에너지 상폐위기, 코웨이 인수 차질? 웅진그룹 "부실 연결고리 없어"
  • 배원숙 기자
  • 승인 2019.03.30 11: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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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웅진플레이도시
사진-웅진플레이도시

 

웅진그룹 핵심계열사중 하나로 꼽히고 있는 웅진에너지가 '상장폐지'위기에 놓이면서 코웨이 인수작업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있다.

웅진에너지는 지난 27일 공시자료를 통해 2018사업연도 감사인의 감사보고서상 감사의견이 '의견거절'이라고  공시했다. 아울러 주권이 상장폐지기준(유가증권시장 상장규정 제48조)에 해당됨에 따라, 주권에 대한상장폐지절차(동 규정 제25조에 따른 이의신청 및 동 규정 제9조에 따른 정리매매등)가 진행된다"고 전해 충격으르 줬다.

감사의견을 받지 못하면서 웅진에너지가 지난해 2월 발행한 7회차 전환사채(CB)에 대해 기한 이익 상실(EOD, 대출금 만기 전 회수) 사유가 발생했다. 4회차와 5회차 전환사채에 대한 기한 이익 상실 사유도 발생해 조기 상환 규모는 총 750억원에 달하는 상태다. 이 규모는 향후 1700억원 정도로 더 늘어날 것이라는 게 웅진에너지 안팎의 관측이다.

웅진에너지는 지난 2017년까지 외부감사인으로 삼정회계법인을 뒀으나 한영으로 바뀐 뒤 감사의견 거절을 받았다. 웅진 측은 "한영은 업황불황에 따라 웅진에너지의 자산을 상각해야한다는 의견이었고 이로 인해 자본잠식이 발생하면서 웅진에너지가 발행한 사채 약정에 따라 기한 이익 상실이 발생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한영은 웅진에너지가 기업으로 존속할 수 있을지 여부에 대해 의문을 갖고 있다. 실제 웅진에너지는 지난해 당기 순손실 1117억6100만원을 기록했고 누적 결손금은 3642억2600만원에 달한다. 유동부채가 유동자산보다 1226억3900만원 많다.

이는 웅진그룹이 코웨이 인수를 마무리한지 닷새만에 발생한 일로 코웨이 인수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하지만 웅진 측은 부도와 법정관리 등 최악의 사태가 발생해도 코웨이 인수 작업에는 타격이 없을 것이라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웅진플레이도시, 북센 매각 등 다른 계열사 매각을 통해 코웨이 인수에 따른 채무를 일부 변제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코웨이 인수를 실질적으로 지휘한 웅진씽크빅은 웅진에너지에서 받을 돈이 없다고 강조했다. 

웅진에너지에 대한 웅진그룹의 지원은 현재로서는 어렵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문제는 웅진에너지 부실로 인해 재무구조 악화 등 웅진그룹에 영향이 미치지 않을까 하는 우려다. 장기적으로 코웨이 인수에도 타격이 있을 수 있다는 우려가 업계 안팎에서 나온다. 

웅진은 1조5300억원을 차입해 지난 22일 코웨이 인수를 마무리 했다. 하지만 웅진에너지 부실로 인해 자금 압박은 더 커질 수밖에 없는 형편이다. 웅진에너지가 상폐되면 지주사 웅진이 보유한 웅진에너지의 지분 가치는 급격히 추락하게 된다. 

웅진에너지의 최대주주는 지주사인 ㈜웅진으로 지분 26.69%를 보유하고 있다. 윤석금 회장의 아들인 장남 윤형덕 웅진투투럽 대표이사와 차남 윤새봄 웅진 사업운영 총괄전무 등도 0.22%씩 보유 중이다. 

웅진에너지 가치 하락은 웅진에 대한 평가손실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결국 지난달 27일 하향검토(BBB)로 떨어진 웅진의 신용등급은 더 내려갈 수 있다. B-로 떨어진 웅진에너지의 신용등급도 강등될 확률이 높다. 

더욱이 웅진이 지난 28일 낸 지난해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17년 103억7719만원의 영업이익을 낸 것과 달리, 842억2184만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해 적자 전환됐다. 잠정 실적 발표 당시 제시했던 530억원에 비해 60%가 늘었다. 부채도 2017년 150%에서 221%로 증가했다. 통상 기업의 재무 상태가 양호하다고 판단하는 부채 비율이 200% 이하임을 감안하면 웅진 구조는 우려 수준이다.

이 같은 배경 탓에 웅진은 웅진에너지에 대한 더 이상의 지원은 어렵다는 입장이다. 웅진 관계자는 "웅진에너지의 경우 2000년대 태양광 발전이 유망사업으로 분류되면서 진출했으나 현재 관련 사업(잉곳, 웨이퍼 사업)을 했던 대기업들은 모두 철수했다"며 "중국 기업과 비교해 그나마 원가 경쟁력이 있는 웅진에너지만 살아남아 있는 상태였고 웅진에서 2014년부터 약 1000억원의 자금지원을 해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업황 불황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더 이상의 추가 지원은 어렵다"며 "다만 감사 의견 겨절에 따른 기한 이익 상실을 해결하기 위해 채권단인 산업은행 등과 논의를 진행해 해결책을 찾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채권단은 "웅진에너지의 경우 전환사채(시장성 차입금)가 많아 주채권은행 입장에서 현실적으로 할 수 있는 게 제한적이어서 최대주주인 웅진이 해소방안을 찾아야 한다"는 입장을 내높아 웅진측과 입장차를 드러내고 있다.

다만 웅진은 업계 안팎에서 제기되는 코웨이 인수 차질 문제에 대해서는 분명하게 선을 긋고 있다. 웅진의 지배구조는 '웅진-웅진씽크빅-코웨이'와 '웅진-웅진에너지' 등 양대 축으로 돼 있다. 웅진씽크빅과 웅진에너지간 채권 채무 관계나 지급 보증이 없기 때문에 웅진에너지의 부실이 다른 계열사로 전염되지 않는 구조다. 

또 웅진은 웅진플레이도시와 북센 등 계열사 매각을 통해 코웨이 채무를 일부 변제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당초 웅진에너지가 매각 대상에 거론됐으나 매각 가치가 하락하게 되자 북센 매각을 검토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 

웅진 관계자는 "웅진에너지 매각 금액은 코웨이 인수자금에 대한 상환 계획에 포함돼 있지 않다. 시장 상황을 볼 때 매각 가치가 높지 않아 애초 진행하려 한 채무 변제 계획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웅진씽크빅과 코웨이 등은 웅진에너지에 지급보증이 없다. 해서도 안된다"며 "최악의 경우 주식 가치가 급격히 하락하겠지만 다른 웅진계열사에 영향주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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