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한국 외환시장 안정적..외환개입 적어 환율조작국 위험도 끌어내렸다"
한국은행 "한국 외환시장 안정적..외환개입 적어 환율조작국 위험도 끌어내렸다"
  • 이영근 기자
  • 승인 2019.03.30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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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당국이 외환시장 개입 내역을 공개했다. 1962년 외환시장 설립 이후 57년 만에 처음으로 지난해 하반기 외환시장에서 1억8700만달러를 순매도한 것으로 타났다.

한국은행이 공개한 '시장안정조치'에 따르면 2018년 7~12월(6개월간) 한국은행, 기획재정부 등 외환당국이 외환시장에서 개입한 순거래내역(총매수에서 총매도 차감)은 1억8700만달러 순매도로 집계됐다. 총매수액이 총매도액보다 1억8700만달러 적었다는 의미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하반기와 올해 상반기의 외환거래내역을 반기(6개월) 별로 공개하고 이후부터는 분기(3개월) 별로 공개한다. 공개시점은 외환시장에 미칠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3개월이 지난 시점으로 정했다. 

이번 공개는 2018년 5월 정부와 한은이 발표한 '외환정책 투명성 제고방안'에 따른 조치다. 외환당국은 외환시장에 과도하게 참여하고 있다는 불필요한 의혹을 해소하기 위해 외환시장 개입 내역을 공개하기로 했다. 

환율은 기본적으로 시장에서 결정되지만 급등이나 급락 등 쏠림현상이 발생하면 외환당국이 외환보유액을 사용해 달러를 사거나 팔아 시장안정화 조치를 한다. 

한은 관계자는 "지난해 하반기 주식 시장이나 일부 신흥국 시장의 변동성은 컸지만 한국 외환시장은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다"며 "숫자가 작게 나온 이유도 시장이 안정적이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는 외환시장이 안정이어서 외환개입 규모가 작았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작년 하반기 환율의 하루 변동폭은 4.0원으로 상반기(4.2원)보다 작았다. 

한국은행은 외환시장 순거래내역만 공개해 이 기간 얼마나 큰 폭으로 개입했는지는 알 수 없다. 한은 관계자는 "개입 내역을 너무 자세히 밝히면 스무딩오퍼레이션(smoothing operation,미세조정)이 다 외부에 공개되기 때문에 그렇게는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결과는 한국이 미국으로부터 환율조작국으로 지정될 위험을 낮추는 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된다. 그동안 미국은 한국 정부가 수출 기업을 지원하기 위한 원화절상 속도 조절을 목적으로 달러 매수개입 규모를 늘리고 있다고 의심했다.

외환당국은 이번 순거래내역 공개로 외환시장 한 방향 개입 의심을 떨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순거래내역은 외환당국의 개입이 균형에 가깝게 이뤄졌다고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한은 관계자는 "순거래내역 숫자가 작은 것은 지난해 하반기 외환당국의 거래가 매수나 매도에 쏠리지 않았다는 것을 말한다"며 "국내총생산(GDP) 대비로 봐도 0%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은 재무부는 매년 4월과 10월 환율조작국을 지정한다. 환율조작국 지정 요건은 △대미 무역 흑자 200억달러 초과 △국내총생산(GDP)대비 경상수지 흑자 3% 초과 △외환시장 한 방향 개입(GDP 대비 순매수 2% 초과)이다. 환율조작국 지정 후 해당국이 이 지표를 개선하지 않으면 미국은 무역 제재 등 보복 조치를 취할 수 있다. 

한국은 대미 무역수지 흑자 200억달러 초과, GDP 대비 경상수지 흑자 3% 초과로 '관찰대상국'에 오른 상태다. 다만 한국은 2018년 대미 무역흑자가 138억달러로 떨어져 환율조작국 지정 요건 중 GDP 대비 경상흑자만 해당된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외환시장 개입 내역을 공개하면 시장의 신뢰를 높이고 안정을 꾀하는데 긍정적인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 "다만 투기 이용 가능성에 대해 경계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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