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중공업, 주총에서 '유동성 위기 두산건설 지원' 관련 주주들 항의에 진땀
두산중공업, 주총에서 '유동성 위기 두산건설 지원' 관련 주주들 항의에 진땀
  • 김정현 기자
  • 승인 2019.03.28 13: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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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중공업이주주총회에서 주주들에게 거친 항의를 받았다.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자회사 두산건설을 지원한 때문이다.  두산중공업은 28일 오전 서울 중구 충무아트홀에서 제56기 정기주주총회를 개최했다. 

이날 주총은 재무제표 승인 등 총 5개 안건이 상정됐다. 하지만 주총은 안건이 상정되기 전부터 두산중공업의 자회사 지원과 관련된 사항이 도마위에 오르며 주주들의 집중적인 질타를 받는 계기가 됐다.

주주들은 '탈원전' 등 경영위기 상황에서 자회사를 지원하느라 주가가 더욱 곤두박질쳤다고 강하게 항의했다. 

먼저, 두산중공업 노동조합 소속 주주의 발언이 도화선이 됐다. 이 주주는 두산중공업이 보유하고 있는 두산건설 지분 75%의 가치가 하락 하면서 발생한 손상차손 6378억원의 책임을 누가 질 것인지를 따져 물었다.

이어 마이크를 넘겨받은 주주 김모씨는 최근 두산중공업이 두산건설의 유동성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결정한 유상증자 문제를 비판했다. 이 김씨는 "두산건설 지원을 위해 유상증자를 한다는데 언제까지 할 것이냐. 주주들은 집을 팔아서 증자에 참여해야 하는 건가?"라고 지적했다. 

김씨의 발언을 이후로 두산중공업이 경영위기 상황에서 자회사 지원에 신경 쓰느라 주가 방어에 소홀했다는 주주들의 비판이 이어졌다. 실제 2017년 상반기 26000원대까지 올랐던 두산중공업의 주가는 28일 현재 6600원 선까지 내려앉았다. 

주주 자격으로 주총에 참석한 진한용 금속노조 경남지부 두산중공업지회 지회장은 "회사가 경영 현황 설명회에서 두산건설을 더이상 지원하지 않겠다고 밝혔는데 대표가 바뀌니 말이 바뀌었다"라며 "회사가 어렵다며 복지를 줄이고 희망퇴직 시키고, 순환 휴직을 강요하면서 밑바닥 없는 독에 물 붓기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최형희 두산중공업 대표이사(부사장)는 "두산건설이 대규모 적자에 빠지면서 정상적인 회사로 운영되지 못하고 있다"라며 "두산건설에서 문제가 발생하면 저희가 가지고 있는 75%의 지분 가치가 추가적인 손상 될 수 있어 이런 상황을 방지하기 위해 지원을 검토했다"고 해명했다. 두산건설의 상황을 방치하면 유동성 위기가 두산중공업까지 번질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더불어 최 대표는 이번에 계획한 유상증자 5000억원 중에서 3000억원은 두산건설 지원에 사용하고 남은 2000억원과 추가로 저수익 사업 매각을 통해 확보되는 3000억~4000억원 자금을 활용해 차입금을 상환하고 수익성을 높일 수 있는 신규사업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이날 주총에서 몇몇 주주는 "두산중공업의 경영 환경이 악화의 원인은 두산건설 지원과 경영진들의 경영실패 아니라 정부의 탈원전 정책에 따른 매출 감소 때문"이라며 회사를 상황을 이해한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한편, 두산중공업은 지난 2월 5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하고 이중 3000억원을 두산건설 유상증자에 참여할 것이라고 밝힌바 있다. 이로써 지난 2011년 이후 두산그룹이 두산건설을 지원하기 위해 사용한 자금이 2조원에 육박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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