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일선에서 물러나는 조양호 회장, 대한항공의 앞날은?
경영일선에서 물러나는 조양호 회장, 대한항공의 앞날은?
  • 이경석 기자
  • 승인 2019.03.27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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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사진-대한항공
자료사진-대한항공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사내이사 연임실패로 대한항공의 앞날이 불확실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대한항공은 27일 서울 강서구 대한항공 본사에서 제57기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조양호 회장의 사내이사 연임 안건을 표결에 부쳤다. 그 결과 출석 주주 가운데 35.9%가 반대해 연임에 실패했다. 대한항공 정관상 이사 선임은 주총 출석 주주 3분의 2 이상(66.6%)의 동의가 필요하지만 그에 못 미치는 64.1% 만이 찬성해 부결됐다.

이로써, 대한항공 주주총회에서 연임에 실패,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며 대한항공 앞날은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에 놓였다.

조회장의 경영권 상실과 관련, 각각 다른 반응이 나오고 있다.

우선 주가는 상승했다.

한때 34,200원 까지 치솟으며 강한 상승세를 이어가던 대한항공 주가는 장마감 기준 전일보다 800원 오른 33,200원을 기록, 2.47% 상승 마감했다.

이날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조 회장의 연임안 부결 소식에 주가가 상승하는 것과 관련, "국민연금을 비롯한 기관투자자들이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하고 이행하는 것에 대한 긍정적인 면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오너리스크에 대한 단죄가 현실화되었다는 긍정적인 입장도 있다. 주주들이 조 회장 연임에 반대표를 던진 것은 오너 리스크가 대한항공 기업가치에 독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작용되었다는 시각이 적지 않다.  

조 회장 및 한진그룹 총수일가는 땅콩 회항, 물컵 갑질 등 사건들로 사회적 지탄을 받아 왔다. 현재 조 회장은 대한항공 납품업체들로부터 기내 면세품을 총수 일가가 지배한 페이퍼컴퍼니를 통해 중개수수료 196억원을 받은 혐의로 기소되는 등 270억 규모의 횡령·배임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상태다. 

재계에서는 국민연금이 조회장의 연임을 좌절시키는데 큰 몫을 했다는 입장이어서 향후 거세질 수 있는 유사 사례 재발을 우려하고 있는 분위기다.

앞서 국민연금 의결권 자문사인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과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인 ISS, 국내 의결권 자문사 서스틴베스트 등은 조 회장 사내이사 재선임안에 반대 투표를 권고했다. 또 플로리다연금 등 해외 연기금 3곳도 반대 의사를 표명했다. 

이처럼 국민연금의 반대 표 행사와 국내외 의결권 자문사의 반대 움직임이 외국인·기관·소액주주 투자자들의 투표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조 회장의 연임 실패가 어느 정도 예견됐다는 분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전경련 배상근 전무는 27일 유감을 표하면서 "특히, 국민연금이 이번결과에 결정적 역할을 한 것으로 판단되는데 이는 그동안 조 회장이 대한항공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노력해 왔다는 점은 고려하지 않은 결정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주주들의 이익과 주주가치를 감안해 신중한 입장을 견지해야 하는 사안임에도 불구하고 사회적 논란을 이유로 연임 반대 결정을 내린 데 대해 우려스럽게 생각한다."고 해 불만을 나타냈다.

그러면서 "사법부가 판결을 내리기 전까지는 무죄로 추정해야 한다는 대원칙에도 반한 결과일 뿐만 아니라 국민연금이 민간기업의 경영권을 좌지우지하게 된다는 연금사회주의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있는 만큼 보다 신중했어야 하는데 아쉽다."고 전했다.

기업경영권이 흔들릴 수 있다는 논리다.

한편, 조양호 회장의 낙마로 조원태 사장만 경영진으로 남게 된 대한항공은 시계제로다. 경영공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특히 델타항공과의 조인트벤처(JV) 조기 정착, 국제항공운송협회(IATA) 연차총회의 서울 개최 등 산적해 있는 주요 현안 처리가 어려워졌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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