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이사회 견제 강화..대한항공 조양호 회장 의결권 행사는 결론 못내
국민연금, 이사회 견제 강화..대한항공 조양호 회장 의결권 행사는 결론 못내
  • 배원숙 기자
  • 승인 2019.03.26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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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이 의결권 행사 방향을 추가로 사전 공개했다. 이번에는 30개사 중 18곳의 안건에 반대 표를 행사하기로 했는데, 대부분 이사회를 견제하는 내용이다.

국민연금이 25일 기금운용본부 홈페이지를 통해 새롭게 밝힌 의결권 행사 사전 공개 기업은 모두 30개사이며 이 중 18곳의 안건에 반대표를 행사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이들 기업의 주주총회는 오는 27일부터 29일까지 열린다.

국민연금은 대한항공 2대 주주의 지위로 25일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대한항공 사내이사 연임 안건 등에 대한 의결권 행사 방향에 대한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26일 오후 재논의하기로 했다.

국민연금 산하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이하 전문위)는 이날 저녁 서울 모처에서 열린 회의를 마친 뒤 "위원간 이견이 있어, 오늘 회의에서 결론을 내지 않고, 26일 위원회를 속개해 재논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날 회의에서는 조 회장의 이사 연임 안건의 찬반을 놓고 전문위원 8명(총 9명 중 1명 불참)의 의견이 다소 팽팽하게 갈린 것으로 전해진다. 앞서 9명 중 7명이 조 회장의 이사 연임에 압도적으로 반대했던 것과는 사뭇 달라진 분위기다.

또 일감 몰아주기로 과징금을 부과받고 배임 혐의가 있는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의 현대엘리베이터 사내이사 연임 안건에 대한 기권 투표를 하기로 결정한 국민연금의 기준이라면 조 회장에 대해서도 기권 투표를 할 가능성이 있다.

경영권 방어에 나선 조 회장이 연임에 성공하려면 주주총회 참석자의 3분의 2이상 찬성을 얻어야 한다. 조 회장 일가 등 특수관계인의 지분은 33.35%다.

반대 표의 내용은 대부분 이사회 견제를 위한 것이다. 와이지-원, 한국카본, 동아에스티, 휴맥스, 호전실업, 케이티앤지, 대창단조, 케이씨씨, 동아쏘시오홀딩스 등 9개사가 이사 보수한도액을 높이려고 하지만, 경영성과와 비교해 과다하다는 이유로 국민연금의 반대에 부딪혔다.

신한금융지주회사의 필립 에이브릴 사외이사 선임 안건에 대해서는 '최초 선임 당시 당해 회사와 중요한 지분관계에 있는 회사의 최근 5년 이내 상근임직원에 해당해 반대'하기로 했다.

한국카본의 박동혁 사외이사 선임 안건에는 '대우조선해양 분식회계 발생(2012년~2014년) 당시 경영진으로 재직해 기업가치의 훼손 내지 주주권익의 침해의 이력이 있는 자에 해당되는 것으로 판단돼 반대'한다는 계획이다.

동아에스티의 임원퇴직금 지급규정 변경 안건에는 '정당한 사유없이 주주총회 결의사항을 대표이사 결의사항으로 변경 및 과도한 퇴직위로금 지급 우려로 반대'했다.

특히 케이씨시의 안건 9개 중 4개에 반대표 방침을 세웠다. 정종순 사외이사·감사위원회 위원 선임 안건에는 각각 '재직한 임기와 재직할 임기를 포함해 당해 회사의 사외이사로 14년간 재직해 장기연임으로 독립성 취약이 우려돼 반대'할 예정이다.

앞서 공개된 국민연금 의결권 행사 방향들에서도 이사의 보수한도액을 높이려는 안건이나 부적절한 사내·사외 이사 또는 감사위원을 선임하려는 안건 등에 주로 반대 표가 던져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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